버티지 말고 버럭하자 그것이 존버
안녕, 까탈로그 담당자 에디터B야. 지난 주말에는 따릉이를 타고 한강 공원에 갔는데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 혼자 책 읽는 사람, 피크닉 매트를 펼쳐 놓고 누워 있는 커플, 치킨 먹는 왁자지껄 신난 사람들. 올 여름이 유난히 더웠기 때문인지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진 지금 날씨가 유독 귀하게 느껴져. 예전에는 어차피 계절은 돌고 도니까 좋은 날씨에 대한 그리움이 없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잖아. 작년 여름과 올해 여름은 체감 온도가 다른데 그걸 똑같은 여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어. 그래서 요즘엔 테라스에 캠핑 체어 펼쳐놓고 가만히 누워 있곤 해. 도파민 터지는 콘텐츠보다 가만히 누워서 날씨를 만끽하는 순간이 더 귀하게 느껴지거든. 따지고 보면 날씨를 즐기는 건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초한정판 콘텐츠인 거지. 이번 주에는 더 추워지기 전에 물회 한 그릇 더 먹어야겠어. 이번 까탈로그에는 광고가 없어.
나는 지금 미국이야. 애플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직접 만나러 왔거든. 실물을 보기 전까지 제일 궁금했던 건 화면 가운데 주름. 애플은 이를 줄이기 위해 7.6인치 내부 디스플레이에 고강도 글래스와 특수 접착제, 티타늄 플레이트를 적용하고, 100개 이상의 부품으로 만든 힌지가 중앙을 받치도록 설계했어. 여기에 나노 텍스처 마감으로 빛 반사까지 줄여서 실제로 봐도 접힌 자국이 거의 눈에 띄지 않더라고. 5.4인치 외부 화면과 내부 화면의 비율이 같아서 접은 채로 보던 앱을 펼쳐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낌이 꽤 매끄러웠어. 최대 두 개 앱을 동시에 띄울 수 있고, 폴더블폰인데 IP68 방수 방진까지 지원한다는 것도 의외의 포인트. 대신 페이스 ID 대신 측면 터치 ID를 적용했고, 카메라는 망원 없이 4,800만 화소 광각 듀얼 구성으로 나왔어. USB-C 애플펜슬은 연내 지원 예정이야. 가격은 역시 좀 사악해. 256GB 기준 국내 329만 원. 10월 16일 오후 9시부터 사전 주문을 받고, 10월 23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야. 과연 329만 원을 내고 접을 만한 아이폰일까? 듀오 외에 함께 발표된 애플 신제품 소식이 궁금하다면 [여기]서 확인해줘.
자, 이번 주 신상 푸드 리스트 간다. 받아 적어!(우리에겐 Ctrl+C, Ctrl+V가 있지) 신박하고 맛있어 보이는 것들만 쏙쏙 골라 왔으니까 하나씩 다 먹어 보자.
오뚜기 한강라면: 한강라면 먹고 싶어서 한강 가는 사람? 그게 나예요
오뚜기가 라면조리기로 즉석에서 끓여 먹는 ‘한강라면’을 봉지라면으로 만들었어. 한강라면 특유의 쫄깃한 면발 맛을 살렸고, 계란 블럭과 청양고추를 더해서 국물이 얼큰하대.
오예스 베이크하우스 얼그레이&쇼콜라: 향긋한 얼그레이 크림과 진한 초콜릿 조합의 프리미엄 오예스. 따뜻한 차랑 마시면 딱 좋겠다.
포카칩 황치즈: 황치즈 러버들 여기 모여라! 포카칩 최초로 감자칩 표면에 황치즈 크림을 바르고 그 위에 황치즈맛 분말을 뿌린 더블 코팅 방식으로 만들었대.
투썸플레이스 광주요 화요 케이크: 신기한 비주얼의 케이크를 만드는 투썸의 추석맞이 케이크. 도자 브랜드 ‘광주요’와 증류식 소주 브랜드 ‘화요’가 콜라보한 건데, 광주요 시그니처인 소리잔 모양이야. 안에는 화요를 넣은 초콜릿 레몬 무스와 젤리가 들어있어.
오사쯔 우베맛: 우베 유행이 지나간 줄 알았는데 계속 신제품이 나오더라고. 아직 우베의 매력은 잘 모르겠지만, 오사쯔 광인이라면 보라색 오사쯔를 놓칠 수 없지.
GS25 HOT한미역국탕밥: 미역국에 불닭맛 소스 넣어 먹는 레시피 알아? SNS에서 유행했던 조합인데 GS25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만들었더라고. 미역국이랑 불닭맛 소스, 즉석밥까지 들어있어. 자극적인 국밥 좋아하면 한번 도전해 봐.
혹시 지금 까탈로그 어디서 읽고 있어? 금요일이니까 출근길일 수도 있고, 사무실에서 몰래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회생활이 참 힘들잖아. 표정 관리도 해야 하고,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요청에는 일단 “네넵!”부터 외쳐야 하니까. 김영사에서 직장인의 마음을 담은 일력을 만들었어. 이름하여 ‘우아한 존버력’. 760쪽짜리 일력에는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착하게 살았더니 일만 늘었네?’처럼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속마음을 대신 말해주는 문구가 가득해. 화날 때마다 한 장씩 벅벅 뜯으며 스트레스를 풀어도 좋고, 은근슬쩍 나를 열받게 하는 동료 책상에 익명의 메시지처럼 슬쩍 올려둬도 재밌겠지. 가격은 1만 1,700원. 이 정도면 직장인에게 필요한 가장 저렴한 금융치료 아닐까? 링크는 [여기].
디에디트 막내, 연희 에디터는 다이소몰 구경이 취미래. 얼마 전에도 다이소에서 발견한 하찮은 키링들을 잔뜩 소개해줬는데, 처음엔 “이게 뭐야?” 하고 피식 웃었거든? 근데 찬찬히 보다 보니 은근히 하나쯤 사고 싶은 게 있는 거야. 단돈 천 원, 이천 원으로 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랄까. 연희 에디터 덕분에 나까지 다며들어버린 키링 네 가지를 소개할게.
키링 감자튀김 두더지 게임: 감자튀김 사이에 숨어 있는 7개의 두더지 버튼! 랜덤으로 불이 들어오는 두더지를 잡는 미니 게임이야. 2,000원 [링크]
키링 풀백 공룡 차 트리케라톱스: 뒤로 쭉 당겼다가 놓으면 앞으로 달려가는 공룡차. 이런 건 아이들만 좋아하는 거 아니잖아? 1,000원 [링크]
엔젤코어 미니 투두 리스트 키링: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체크하며 하루의 루틴을 관리해보자. 투두 리스트도 이렇게 하면 좀 재밌게 할 수 있겠어. 1,000원 [링크]
펼치는 앨범 키링 10포켓: 우리 집 가나디 좀 봐줘. 한 장 말고 열 장으로! 길게 촤르륵 펼쳐져 최대 10장의 사진을 넣을 수 있는 미니 앨범이야. 2,000원 [링크]
힐링이 필요할 때는 무작정 귀여운 걸 찾아보는 편이야. 그럼 걱정도, 짜증도, 분노도 언제 있었냐는 듯 한순간에 사르르 녹아버리거든. 특히 좋아하는 건 귀여운 인스타툰. 요즘 최애 인스타툰은 작가 ‘minmin’의 대사 없는 짧은 만화인데 동글동글 단순한 그림체가 귀엽고, 어이없이 전개되는 내용 때문에 자꾸 피식 웃음이 나와. 주로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코 큰 사람과 누룽지 색의 강아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이런 내용이야. 코 큰 사람과 누룽지 색 강아지가 같이 라면 가게에 가. 라면을 먹고 맛있어서 둘 다 감동의 눈물을 흘려(이미 여기부터 귀여움).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 장면은 라면 가게의 주방. 요리사가 사랑 이야기가 쓰인 책을 읽으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그 눈물이 만들고 있던 라면에 들어가. 요리사의 감동의 눈물이 들어간 라면이라 먹으면 다들 눈물을 흘린다는 거지. 너무 사랑스럽지 않아?
이런 이야기가 잔뜩 있으니까 [여기] 들어가서 한번 구경해 봐.
8월은 나에게 정말 버라이어티한 한 달이었어. LA에서 7박 8일 가족여행을 하고 돌아오자마자, 이번엔 4박 5일 파리&베를린 출장까지 다녀왔거든. 한 달 동안 이렇게 오래 해외를 돌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건 다음 여행에도 무조건 챙긴다” 싶은 나만의 여행 꿀템이 생기더라고. 이제 곧 추석 연휴도 다가오잖아. 여행 계획이 있는 까탈로거를 위해 직접 써보고 만족했던 것 중 딱 세 가지만 골라봤어.
초경량 접이식 슬리퍼: 호텔에서 주는 얇은 슬리퍼 불편한 사람? 이건 그냥 보면 발 모양 판처럼 생겼는데 버클을 연결하면 슬리퍼로 변신해. 가볍고 물에 젖지 않는 소재에 부피도 거의 차지하지 않아서 기내부터 실내화 없는 호텔, 맨발로 들어가기 찝찝한 욕실까지 두루두루 신기 좋아. 가격도 5천 원대! [링크]
씨투써밋 에어로 필로우: 장거리 비행에서 목베개 없으면 내 목은 누가 지켜줘. 이건 파우치에 넣으면 무게 70g, 크기는 6×10cm밖에 안 돼서 짐 많은 여행에도 부담 없이 챙길 수 있어. 공기를 넣는 밸브와 빼는 밸브가 따로 있는 2단 구조라 바람을 넣고 뺄 때도 정말 편해. 한 번 써보면 장거리 비행 갈 때마다 챙기게 될걸. 가격은 4만 원대. [링크]
룹 이어플러그 콰이어트 2: 비행기 특유의 웅웅거리는 소리가 힘들다면 추천해. 말랑한 실리콘 소재라 오래 끼고 있어도 편하고, 소음을 약 20dB 낮춰줘. 그렇다고 주변 소리가 완전히 차단되는 건 아니라 기내식 놓칠 걱정은 안해도 됨! 비행기뿐 아니라 시끄러운 카페에서 집중하고 싶을 때도 유용해. 가격은 3만 원대. [링크]
요즘 날씨가 미쳤잖아. 러닝 하기에 날씨가 너무 좋아. 그래서 소개하는 하나그라프의 달리기 달력이야. 사용법은 단순해. 달린 날에 색연필이나 형광펜으로 귀엽게 색칠하면 끝! 칠하는 재미가 있어서 괜히 뛰기 싫은 날에도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장점도 있어. 게으름과 귀찮음을 이기기 위해 하나 장만해두면 좋을 것 같아. 엽서형 달력이라 사이즈는 작은 편이고, 하반기 달력이라 9월부터 12월까지 4달치만 있어. 가격은 6,000원. 링크는 [여기].
스무살 때 잡지를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며 존재를 알게 된 편집장이 있어. 전 GQ 편집장 이충걸. 아마 까탈로거 중에서도 오래 전부터 잡지를 좋아했다면 이름을 많이 들어봤을 거야. GQ코리아의 초대 편집장으로 18년 동안 편집장으로 일했고, 미문의 에디터스 레터로 유명했으며, 지금은 글쓰기 학교를 운영하며 에세이와 소설을 쓰고 있는 전설의 편집장이지. 나는 이충걸 작가가 여전히 쇼핑과 물건을 좋아하는지 궁금하더라고. 수년 동안 사고 싶은 걸 계속 샀는데도 나는 여전히 사고 싶은 게 많거든. 마침내 받은 원고에는 시시때때로 떠오르는 물욕과 그것을 참는 번민이 묻어 있었어. 짧게 발췌해둘게. 전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어.
나는 다 알고 있었다. 세상에는 시계의 섬뜩한 아름다움보다 가치 있는 것이 있었다. 4월의 목요일, 느슨한 금도금 팔찌 같은 시계가 대부업 하는 어른 팔뚝 털을 꼬집을 때 독특한 혐오감이 아롱졌다. 다른 날, 이탈리아 식당에서 오일 파스타를 먹는데 롤렉스 에어킹의 무두질한 가죽 스트랩에 기름이 튈까 봐 신경 쓰였다. 가을 밤길을 걸을 때 손목을 따뜻하게 두드리던 나의 에어킹, 정말로 희귀한 다이얼과 차라리 비범한 바늘에 올리브 기름 방울은 옷의 티, 아니 티의 옥 같았다. 나의 실용주의가 폭발적으로 소리쳤다, “이제 시계 그만 살 거야!”
요즘 화제가 된 브이로그가 있어. 바로 ‘40대 실패한 래퍼의 하루’라는 썸네일로 퇴사 브이로그를 올린 래퍼 ‘제이켠’이야. 2005년에 데뷔해 국내 힙합 신에서 루키로 불렸던 아티스트인데, 작년에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40대에 사회 초년생이 된 근황을 남겼어. 18년간의 음악 생활 이후 수입 유지가 어려워지자 첫 직장에 취업했고, 새로운 업무를 해내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낸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줬어. 이번에는 유튜브로 퇴사 소식을 알리면서 구직과 음악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일상을 보여줬는데, 끊임없이 무언가에 도전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더라고. 영상을 끝까지 보고 나니까 ‘나도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 링크는 [여기]에 남겨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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