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월 분양 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동작구 흑석11구역(써밋 더 힐)입니다. 이곳의 평당 분양가가 무려 8,200만 원에서 8,500만 원 선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여요. 서초구의 웬만한 단지 분양가(분상제 적용 기준)가 8,100만 원대인 걸 생각하면, 비강남권이 강남을 앞질러버린 셈이죠.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강남 3구는 분양가 상한제로 가격이 꽉 묶여 있는 반면, 흑석동은 이 규제에서 자유롭거든요. 조합 입장에서는 굳이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고, 여기에 한강 조망권과 하이엔드 브랜드라는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서울 분양가의 새로운 천장을 만들어냈습니다.
안 오른 게 없는 공사비, 가격표를 바꾸다
분양가가 이렇게 무섭게 뛴 데는 피치 못할 사정도 있습니다. 지난 6년 사이 건설공사비지수가 12.3%나 올랐고, 서울 정비사업장의 평당 공사비도 작년보다 12% 이상 급등했거든요. 원자재 가격에 인건비, 환율까지 요동치니 짓는 비용 자체가 커진 겁니다.
여기에 주변 신축 단지들의 시세가 워낙 높게 형성된 것도 한몫했어요. 전용 84㎡ 호가가 30억 원을 훌쩍 넘기다 보니, 조합들도 배짱을 부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죠. 결국 84㎡ 한 채에 28억 원, 59㎡에 21억 원이라는 가격이 비강남권에서도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제 청약은 로또가 아닌 자산가들의 리그로
문제는 이런 고분양가 기조가 시장의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20억~30억 원대 분양가가 서울 핵심지에서는 당연한 것처럼 수용되기 시작했거든요. 영등포나 강서구처럼 분양가가 높았던 곳들도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되는 걸 보면서,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진 셈입니다.
결국 자금력이 부족한 서민이나 2030 세대는 서울 청약 시장에서 아예 소외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어요. 서울 안에서 버티기 힘든 수요자들은 이제 눈물을 머금고 경기도 신도시의 공공분양이나 가성비가 확보된 외곽 대단지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주거 지역이 자본력에 따라 계급처럼 나뉘는 양극화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어요.
4월의 청약 성적표가 하반기 날씨 결정
이번 4월에 쏟아지는 단지들의 계약률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올해 전체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결정될 거예요. 만약 흑석11구역 같은 고분양가 단지들이 보란 듯이 완판된다면, 노량진 등 후속 개발 지역들의 가격도 줄줄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고비용 구조가 굳어진 상황이라 앞으로 분양가가 떨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여요. 정부가 시세 차익을 일부 환수하는 새로운 정책을 고민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오지만, 결국 지금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대출 범위 안에서 실제 가치가 있는 곳인지 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