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13 부동산 금융대책을 내놨어요. 이번 대책의 방향은 꽤 선명합니다. 수도권·규제지역에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한 번도 실거주하지 않은 1주택자의 전세대출은 제한하고, 청년과 무주택자에게는 대출 문을 조금 더 열어주는 겁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규제 자체를 푼 건 아니에요. 규제지역 LTV 40%, 비규제지역 70%, 은행권 DSR 40%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집값별 주담대 한도 역시 15억 원 이하 6억 원, 15억~25억 원 4억 원, 25억 원 초과 2억 원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자기 집 세주고 전세대출 받기 어려워져요
가장 눈에 띄는 건 ‘비거주 1주택자’ 규제.
2027년 1월부터 수도권 또는 규제지역에 아파트 한 채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 집을 세주고, 본인과 배우자는 한 번도 실제로 거주하지 않았다면 전세대출 보증이 제한됩니다. 쉽게 말해 내 아파트에는 세입자를 들이고, 나는 다른 집에서 전세대출을 받아 사는 방식을 막겠다는 거예요.
규제 대상이 되면 신규 전세대출 보증뿐 아니라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도 제한돼요. 다만 세입자가 있는 집을 매입해 당장 입주할 수 없는 경우처럼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면 예외가 인정될 수 있어요.
성과급 많이 받았다고 대출 확 늘어나지 않아요
*DSR에서 인정하는 소득 계산법도 2027년부터 달라집니다.
* ‘내 소득으로 빚을 얼마나 갚을 수 있는지’를 따지는 기준. DSR 40%라면 연소득 5,000만 원일 때 1년에 갚는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가 2,000만 원을 넘지 못한다는 의미.
지금은 최근 1년 소득을 주로 보는데, 앞으로 소득이 갑자기 크게 늘었다면 2~3년 평균소득을 적용합니다. 소득 상승률이 20%를 넘으면 최근 2년 평균, 30%를 넘으면 최근 3년 평균소득을 적용하는 방식이에요. 성과급이나 일회성 보너스를 많이 받은 해에 소득이 일시적으로 높아지면서 대출한도까지 크게 늘어나는 것을 막겠다는 겁니다.
대신 청년은 대출 문을 더 열어줘요
규제만 강화하는 건 아닙니다. 청년에게는 별도의 대출상품을 신설해요.
우선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입니다.
- 만 39세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가운데 연소득 7,000만 원 이하 대상
- 4억 원 이하, 전용 85㎡ 이하 주택 구매 시, 수도권&규제지역에서도 LTV 최대 80%까지 적용
그런데 중요한 조건이 하나 있어요. 아파트는 제외됩니다. 빌라·다세대·연립 등 비아파트가 대상이고 오피스텔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해요. 4억 원짜리 빌라라면 LTV 80%로 최대 3억2,000만 원까지 대출이 되는 거죠. 그런데 "청년들은 빌라에 살란 말인가?"라는 볼멘 목소리도 나옵니다.
전세·반전세 지원도 만 39세까지
청년 전세대출도 확대해요. 2026년 10월부터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의 연령 기준을 만 34세에서 만 39세로 높이고, 신혼부부·유자녀 가구는 최대 3억 원까지 한도를 확대합니다.
2027년에는 반전세 청년을 위한 ‘전월세결합보증’도 나와요. 보증금 대출과 월세 대출을 함께 보증해주는 상품으로, 기본 최대 2억 원, 신혼부부·유자녀 가구는 최대 3억 원까지 가능합니다.
중도금·잔금대출은 따로 관리
청약 당첨자나 재건축 조합원에게 중요한 변화도 있어요. 재개발·재건축 이주비대출과 신축 아파트 중도금·잔금대출 등은 은행의 일반 가계대출 총량과 별도로 관리합니다. 즉, 은행이 연간 대출 목표치를 거의 채웠다는 이유로 연말에 갑자기 중도금이나 잔금대출이 막히는 일을 줄이겠다는 거예요. 다만 LTV나 DSR 규제를 없애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릴 때 상속받은 집은 감안하겠다?
지금은 과거 주택을 소유한 기록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생애최초 주택구입 혜택을 받기 어렵습니다. 오는 8월 31일부터는 미성년 때 주택 지분을 상속받는 등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택 소유 기록이 생긴 경우 금융회사 심사를 거쳐 생애최초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됩니다.
생애최초로 인정되면 LTV는 수도권·규제지역 최대 70%, 그 외 지역은 최대 80%까지 적용받을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