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시장이 매매와 전세 가릴 것 없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8주 연속 상승이라는 수치도 놀랍지만, 지금 시장에서 더 눈여겨봐야 할 것은 돈의 흐름이에요.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 자산을 처분한 자금이 부동산으로 대거 옮겨가는, 이른바 머니 무브 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8주째 상승 중
지난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주간 0.27%, 전세가는 0.32% 오르며 8주째 쉬지 않고 상승했어요. 그리고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주식과 채권을 팔아 주택 구입 자금으로 쓴 돈만 약 3조 7천억 원에 달해요. 주목할 점은 이 자금이 서울에 쏠리고 있다는 거예요.
유입된 자금의 65%가 서울로 흘러갔고, 그중에서도 강남 3구에만 1조 원 넘게 투입됐어요. 생애 첫 주택 구매자 중 절반 이상은 30대였는데, 이들이 금융 시장에서 벌어들인 1조 2천억 원의 수익이 곧바로 주택 시장의 종잣돈이 되었다는 분석이에요.
이런 현상은 왜?
재건축 기대감과 신축 대단지에 대한 선호가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어요.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해지자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 자산을 현금화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서울 외곽까지 가격이 오르자 자산 기반이 부족한 30대들이 더 늦기 전에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것도 주요 원인이에요. 여기에 역세권 대단지의 전세 매물이 마르면서,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 상승을 밀어 올리는 구조까지 더해진거죠.
두고 볼 수 없다
금융 당국은 이 현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가계부채 비상 관리 체계를 가동하기 시작했어요.
첫째, 은행들에 대한 초강수 점검이에요. 금융위원회는 각 은행이 연초 세운 가계부채 관리 목표를 제대로 지키는지 성적표를 매주 들여다보겠다고 경고했어요. 자꾸 대출 해주지 말라는 거죠.
둘째, 부동산 대출의 고삐를 더 죄는 것입니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관리는 시작되었고, 이르면 8월부터는 수도권 규제 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신규 전세대출도 어렵게 만들 방침이에요. 이는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죠.
셋째, 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입니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부실 위험과 시장 변동성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습니다. 당장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매우 커진 상태이며, 인상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결국 정부는 대출 총량을 강제로 억제하고 금리를 올려 돈의 흐름을 막겠다는 계산이에요. 물론 이런 조치는 과도한 부채 위험을 낮추고 시장의 거품을 걷어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전월세 보증금이나 생계비가 필요한 서민들의 대출길까지 막힐 수 있다는 부작용도 큽니다.
은행 문턱에서 밀려난 서민들이 더 높은 금리를 감당해야 하는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면 가계 부실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