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은 한때 무주택자들의 가장 큰 희망이었습니다. 집이 완공되기 전에 먼저 당첨자를 뽑아 내 집 마련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죠.
그런데 사전청약 후 본청약까지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하나둘 나타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분양가는 예상보다 크게 올랐고, 기다리는 기간도 길어졌죠. 여기에 당초 안내받았던 대출 혜택까지 달라지면서 "이럴 거면 왜 사전청약을 했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기다렸더니 분양가 1억 원 넘게 올라
사전청약은 먼저 당첨자를 뽑고, 몇 년 뒤 실제 분양 계약인 본청약을 진행하는 제도예요. 문제는 기다리는 동안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남양주 왕숙2 A-3블록은 본청약이 당초 계획보다 약 8개월 늦어졌고, 전용 84㎡ 분양가는 추정가보다 약 1억 6,900만 원 올랐어요. 같은 왕숙2 A-1블록도 약 1억 3,200만 원이 인상됐고, 고양 창릉 S-1블록 역시 약 1억 4,100만 원이 오르면서 당첨자의 41.4%가 결국 본청약을 포기했습니다. 당첨은 됐지만, 막상 계약할 때는 처음 계획했던 자금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이죠.
대출해 준다면서?
분양가만 오른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대출 조건이 바뀌었다는 건데요.
정부는 2022년 사전청약 당시 나눔형 공공분양 당첨자에게 연 1.9~3.0% 고정금리로 최장 40년, 집값의 최대 80%(최대 5억 원)까지 빌릴 수 있는 전용 대출 상품을 안내했습니다. 이 대출을 믿고 자금 계획을 세워 신청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최근 고양 창릉 S-3 본청약 공고에서는 해당 상품 안내가 빠졌고, 대신 일반 디딤돌대출 등 기존 정책대출로 내용이 바뀌었어요. 집값은 오르고, 기대했던 대출은 사라졌다니... 그야말로 날벼락인 거죠.
가장 큰 피해는 기다린 실수요자
이번 논란이 더 큰 이유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란 거예요. 사전청약에 당첨된 사람들은 본청약을 기다리는 동안 다른 청약에 사실상 도전하기 어려웠어요. 특히 신혼부부 특별공급이나 신생아 특별공급은 자격을 충족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사전청약을 믿고 기다리는 사이 본청약은 계속 미뤄졌고, 그 과정에서 특별공급 자격 기간이 지나 다른 청약에 지원할 기회까지 잃은 사례도 나오고 있어요. 결국 사전청약을 믿고 기다린 사람들이 시간도 잃고, 선택지도 잃고, 예상보다 커진 자금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사전청약은 공공분양에 있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토지 보상과 인허가가 모두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당첨자를 모집하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분양가와 일정, 금융 조건이 바뀌는 구조적인 한계가 드러난 거예요.
정부는 신규 공공 사전청약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이미 사전청약에 당첨된 단지들의 본청약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