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 선샤인>은 원래 2004년 개봉한 영화인데요. 뭔가 겨울에 봐야할 것 같고, 언젠가는 꼭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도 막상 시작을 못 하고 있었거든요. 뭔가 마음의 준비를 하고 봐야할 것 같은? 그런데 때마침 재개봉을 했다고 해서 얼른 영화관을 찾았어요. 찾아보니 이미 2015년, 2018년, 2024년에 재개봉한 이력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도대체 이 영화의 매력이 뭐길래?
우선 미셸 공드리의 감각적인 연출은 정말이지 22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만큼 기발하고 아름다웠어요. 이렇게 무해하고 어처구니 없는 사랑이라니! 정말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곳에서,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순간에, 누군가는 세상이 뒤집히는 경험을 합니다. 멀리서 보면 쓸데없고 가까이서 보면 찬란해요. '기억 삭제'라는 미래 지향적 소재를 다루지만, 사실 그건 속임수에 불과해요. 이 사랑이 날 어떻게 망가트릴지, 결말이 얼마나 지저분할지 알면서도 우리는 기꺼이, 몇 번이고 다시. 보잘 것 없는 곳에서 형편 없는 모습으로 사랑을 해요. 그리고 영화는 이 모든게 정말 '괜찮다'고 말해줘요. 사랑이니까.
결과적으로 이 작품이 왜 재개봉 4회차인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더. 저는 내로라 하는 배우들의 젊은 시절 모습도 좋더라구요. 특히 요즘은 잘 볼 수 없는 커스틴 던스트의 풋풋함은 사랑스러웠습니다. 어느 평론가가 사랑은 기억이 아니라 존재라고 했던가요? 배우들에게도 이 작품이 그랬으면 좋겠어요.
영화 스코어를 함께 띄웁니다.
꼭 극장이 아니더라도, 눈이 녹기 전에 다시 무해한 사랑 한 편 보시는 거 어때요?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