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도 저는 삿포로의 신호등이 그렇게 예쁘더라구요. 새하얀 도시 위에 또렷하게 빛나는 초록불. 그 선명함이 유난히 산뜻했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들리던 '삐리릭' 소리도 기억에 남아요. 그 소리에 맞춰, 무채색 겨울옷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구두를 신고 아무렇지 않게 눈밭을 걸어요. 망설임도 없이, 겁도 없이. 검정 구두에게 미안해질 만큼 씩씩하고 과감하게요.
야외 온천탕에 몸을 담근 채 올려다본 밤하늘도 잊히지 않습니다. 별들이 빼곡히 수놓여 있었어요. 기차 창밖으로 멍하니 바라보던 설국의 장면들도요. 한겨울의 삿포로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덕분에 소원도 풀고 눈구경도 원 없이 하고 돌아왔습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72시간 소개팅>에도 삿포로 편이 있었죠. 현웅과 영서 커플도 물론 예뻤지만, 저는 그 도시가 담긴 방식도 예뻤어요. 눈 덮인 거리와 차분한 공기, 그 분위기 자체만으로요. 오늘은 콘텐츠 속에서 특히 좋아했던 노래도 함께 띄워봅니다.
삿포로의 눈을 그대로 옮겨 담을 수는 없겠지만,
그날의 애틋한 눈(雪) 마음만이라도 전해보며.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