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그는 영어 한 마디 하지 않습니다. 스페인어로 가득 찬 무대로 관중을 압도해요.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야 'God Bless America'라고 말한 뒤 차례로 북중남미의 여러 나라를 샷아웃해요. 단순한 공연을 넘어 하나의 선언처럼 느껴졌달까. 트럼프는 X에 대놓고 불쾌함을 표출했고 일부 사람들은 지나친 스토리텔링이 난해하다거나, 이해하기 어렵단 반응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저는 Bad Bunny의 그 대담함과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자신이 속한 문화와 정체성을 그대로 밀어붙인거잖아요. 그 미치광이의 나라에서!
광활한 사탕수수밭을 연상케 하는 무대, Lady Gaga와 Ricky Martin, Cardi B까지 함께한 결혼식과 파티 장면은 정열적인 라틴의 축제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놓인 메시지는 결국 하나였던 것 같아요. 화합과 사랑.
Halftime Show는 늘 멋졌지만, 올해 무대는 또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습니다. 영어권 중심의 상징적인 무대에서, 한 라틴 아티스트가 자신의 뿌리를 지운 대신 더 또렷하게 드러냈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강렬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더 놀란 건 그가 94년생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젊은 친구가 앞으로 라틴을 넘어 또 어떤 경계를 허물지, 괜히 기대하게 됩니다.
God Bless America!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