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쉽'에 걸린 스페이스X의 2조달러 몸값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1000억달러(약 140조원) 규모의 초대형 우주 발사 기지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머스크의 사업 축이 텍사스와 테네시를 넘어 미국 남부 전역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모습입니다.
루이지애나 경제개발청의 발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버밀리온 패리시(Vermilion Parish) 지역에 '스타베이스 루이지애나(Starbase, Louisiana)'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곳은 연간 수천 번에 달하는 로켓 발사를 소화할 수 있는 초대형 우주항으로 조성될 계획이에요.
스페이스X가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이유는 차세대 로켓인 '스타쉽(Starship)'에 있습니다. 완공 후 스타베이스 루이지애나는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스타쉽의 핵심 발사 기지 역할을 맡게 됩니다. 스타쉽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로켓이자, 기체 전체를 온전히 다시 쓸 수 있는 '완전 재사용'을 목표로 설계된 우주선입니다.
스타쉽의 성공 여부는 머스크의 장기적인 비전뿐만 아니라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관문입니다. 머스크는 스타링크 위성망을 대규모로 확장하고, 우주 궤도에 데이터센터를 띄우며, 궁극적으로는 화성에 인류를 정착시키겠다는 야망을 품고 있는데요. 현재 약 2조달러(약 2700조원)에 달하는 스페이스X의 막대한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라도 스타쉽의 성공적인 상용화는 필수적입니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대를 짓고 운영에 필요한 충분한 연료를 확보할 수 있는 부지를 찾기 위해 약 7년간 조사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루이지애나주에 약 1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환경 논란 극복과 '남부 제국'의 확장
하지만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환경' 문제입니다. 스페이스X는 루이지애나주와 협력해 훼손된 해안 습지를 복원하고, 새 시설 주변의 습지가 폭풍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돕는 '해안 복원 사업'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페이스X가 이처럼 환경 복원을 선제적으로 강조한 배경에는 첫 번째 기지인 텍사스 보카치카 '스타베이스'에서 겪었던 뼈아픈 환경 논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4월 텍사스에서 진행된 첫 스타쉽 시험 비행 당시, 로켓의 엄청난 에너지로 인해 콘크리트 발사대가 폭발하고 기체가 공중에서 산산조각 났습니다.
이로 인해 콘크리트 파편이 인근 멸종위기종 서식지로 날아들었고, 보카치카 주립공원 토지 약 4에이커(약 4900평)가 불타는 피해가 발생했죠. 2024년에는 발사대의 워터 델루지(수냉각) 시스템으로 인해 오염수가 방출되면서 수질오염방지법(Clean Water Act)을 위반해 당국으로부터 통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번 루이지애나 기지는 스페이스X의 네 번째 발사 기지가 될 예정입니다. 이는 캘리포니아를 떠나 텍사스, 테네시, 미시시피 등으로 거점을 넓혀온 머스크의 남부 확장 전략과 맞닿아 있습니다. 머스크의 AI 기업(SpaceXAI)은 테네시주 그레이터 멤피스에 '콜로서스(Colossus)'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세웠고, 테슬라 본사 역시 텍사스 오스틴으로 이전해 공장 가동과 로보택시 및 사이버캡 시험을 진행 중입니다. 또한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인텔과 협력해 텍사스 그라임스 카운티에 대규모 AI 칩 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