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쿡 CEO의 행보…휴스턴에 들어선 맥 미니 공장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퇴임을 앞두고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함께 텍사스주 휴스턴의 폭스콘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애플은 이번 현장 방문에서 17만 제곱피트(약 1만5800㎡) 규모의 새로운 맥 미니 데스크톱 컴퓨터 조립 라인과 미국 중소기업을 위한 제조 교육 시설을 공개했는데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는 이 공장은 미국 제조업 부흥을 강조해 온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현장입니다.
이번에 미국 내 생산 라인이 구축된 맥 미니는 최근 개인 공간에서 인공지능(AI) 모델을 직접 구동하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제품이에요. 기존에 애플의 AI 서버를 제작하던 폭스콘 휴스턴 공장에 맥 미니 조립 라인이 새로 추가되면서 애플은 현지 생산 및 기술 교육 역량을 함께 강화하게 됐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자본을 대거 투입하지 않는 애플 특유의 효율적인 사업 구조입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경쟁 IT 공룡들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공장 건설에 직접 쏟아붓는 것과 달리 애플은 자본 지출을 철저히 절제하거든요. 이번에도 공장 설립과 장비 투자는 핵심 파트너사인 폭스콘이 전적으로 부담하고 애플은 여기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해 주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덕분에 애플은 직접적인 투자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미국 내 생산이라는 명분을 챙겼어요.
6000억달러 투자 약속과 관세 면제…트럼프 행정부와의 전략적 공생
애플이 이처럼 미국 내 생산 시설과 투자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진짜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팀 쿡 CEO는 과거 1기 행정부 시절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며 백악관의 요구에 맞춰 미국 내 투자를 지속해서 약속해 왔는데요. 최근에는 4년간 미국 내에 총 60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는 대형 투자 계획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 투자 약속의 내막을 보면 애플의 영리한 전략이 드러납니다. 6000억달러에는 미국 내 임직원 급여뿐만 아니라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이나 인텔, 브로드컴 등 미국에 위치한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부품을 사 오는 비용이 대거 포함돼 있거든요. 애플은 자사의 거대한 부품 구매력을 무기로 협력사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유도하고 이를 애플의 미국 투자 성과로 백악관에 제시하는 겁니다. 그 대가로 트럼프 행정부는 애플 제품에 부과될 수 있었던 고율 관세를 면제해 주며 서로 실리를 챙기는 공생 관계를 이어오고 있어요.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해서 요구해 온 미국산 아이폰 생산은 이뤄지지 않고 인도 중심의 조립 확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애플은 맥 미니 같은 일부 제품의 현지 생산과 협력사 투자 유도를 방패 삼아 백악관의 압박과 관세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방어해 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