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중국행 구원투수가 된 알리바바
애플이 오랜 기다림 끝에 중국 시장에서 자사의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파트너로 낙점된 곳은 바로 중국의 IT 공룡, 알리바바인데요.
15일(현지시간) 알리바바는 자사의 AI 모델인 '큐원(Qwen)'이 중국 내 iOS, iPadOS, macOS, 그리고 visionOS 등 애플의 모든 운영체제 시스템에 통합될 예정이라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주가(ADR)는 프리마켓에서 4% 가까이 급등하며 시장의 뜨거운 기대를 증명했어요.
사실 애플은 지난 2024년 애플 인텔리전스를 처음 발표한 이후,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기 위해 아주 길고 험난한 여정을 거쳐왔습니다. 중국은 강력한 인터넷 규제 기관인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의 엄격한 보안 검토를 통과한 AI 모델만 대중에게 서비스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 기업인 애플의 자체 AI 서비스가 중국 영토 내에서 곧바로 작동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던 것이죠. 결국 애플은 규제를 우회하고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미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은 알리바바의 큐원이나 화웨이 등의 토종 AI 서비스를 시스템에 얹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번 통합을 통해 중국의 애플 사용자들은 별도의 앱을 켜거나 도구를 옮겨 다닐 필요 없이, 아이폰 화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큐원의 텍스트·이미지 이해 및 생성 기능을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에요.
54GB짜리 거대 AI를 아이폰에 쏙 넣은 비결
그런데 아무리 뛰어난 AI 모델이라도 내 손안의 작은 아이폰에서 매끄럽게 작동하려면 한 가지 거대한 장벽을 넘어야 합니다. 바로 '크기' 문제인데요. 보통 똑똑한 AI 모델들은 구동하는 데 엄청난 메모리와 컴퓨터 자원이 필요해서 보통은 거대한 데이터센터(클라우드)의 힘을 빌려야 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흥미로운 기술 기업이 바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프리즘ML(PrismML)'입니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altech)에서 분사하고 유명 벤처캐피털 코슬라 벤처스의 투자를 받은 이 회사는 최근 아주 놀라운 기술을 공개했어요.
프리즘ML은 무려 54GB(기가바이트)에 달하던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큐원 모델을 단 4GB 미만으로 압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모델의 크기는 약 13분의 1 수준으로 줄였지만, AI의 지능을 결정하는 핵심 단위인 270억 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는 고스란히 유지했어요. 이 덕분에 굳이 무거운 클라우드 서버에 접속하지 않고도, 아이폰 15 이상의 기기 내부에서 직접 초고속으로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가 원활하게 가능해진 것이죠.
현재 애플은 이처럼 강력한 AI 모델을 폰 안에 쏙 들어갈 만큼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프리즘ML과 긴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미국 정치권이 중국 AI 모델의 무분별한 도입을 견제하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더 가볍고, 더 빠르고, 현지 규제에 맞는 AI를 제공하겠다"는 테크 기업들의 실용적인 합작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