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서프라이즈 기록한 인텔…AI 붐 타고 15년 만에 가장 빠르게 날아올랐다
미국의 반도체 대표 기업 인텔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23일(현지시간) 발표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인텔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급증한 161억달러를 기록했어요. 이는 지난 2011년 3분기 이후 약 15년 만에 거둔 가장 강력한 분기 매출 성장률입니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시장 예상치인 21센트를 두배 뛰어넘은 42센트를 달성했습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인텔의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한 때 11% 이상 올랐어요.
이번 실적 호조의 일등 공신은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열풍입니다. AI 기술이 확산되면서 고성능 데이터센터용 서버 프로세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PC용 반도체를 만드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부문 매출이 8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하며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실질적인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서버 칩을 담당하는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이었습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59% 급증한 63억달러를 올려 호실적을 견인했어요. 립부 탄(Lip-Bu Tan) 인텔 CEO는 "AI가 전례 없는 연산 수요를 이끌고 있다"라며 AI 붐에 따른 성장세에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실적 상승세에 힘입어 인텔은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에도 나섰습니다. 최근 데이터센터 고객사들과 공급량 및 가격을 고정하는 장기 공급 계약(LTA)을 체결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인텔 측은 현재 총 10건의 장기 계약을 맺었으며 데이터센터 고객들의 수요가 인텔의 생산 능력을 초과할 정도로 물량이 부족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해 현재의 높은 가격과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이러한 전략과 함께 인텔은 3분기 매출 전망치 역시 시장 예상치인 151억달러를 웃도는 158억~168억달러로 제시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어요.
수익성 회복과 공장 투자 확대…파운드리 전환으로 체질 개선 가속화
매출 성장과 함께 기업의 내실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도 크게 개선됐습니다. 인텔의 2분기 총마진율은 42%를 기록하며 1년 전 같은 기간 기록했던 2.5%에서 비약적으로 회복했는데요. 매출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와 더불어 단가가 높고 마진이 많이 남는 고성능 칩 판매가 늘어난 점이 수익성 개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현재 인텔은 단순한 반도체 설계를 넘어 다른 기업의 칩을 대신 만들어주는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으로의 변신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2분기 파운드리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58억달러를 기록했는데요. 데이비드 진스너(David Zinsner)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텔의 최신 반도체 제조 공정인 14A 기술의 개발 속도가 이전 세대 기술들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텔은 이러한 파운드리 공장 신설과 설비 확충을 위해 내년도 자본 지출(CapEx)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에요.
다만 파운드리 시장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주 보안 기업 포티넷을 파운드리 고객사로 공개하긴 했으나 이전 세대 공정을 사용하는 수준이었고 시장이 간절히 기다려온 차세대 최첨단 공정 기반의 대형 외부 고객사는 아직 베일을 벗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지난해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인수하며 국가적인 지원 사격을 보탠 데다 올해 주가도 170% 이상 폭등하면서 인텔의 반도체 자립과 체질 개선을 향한 시장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