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넘은 역대급 흥행, 그 비결은?
한국의 반도체 거인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 시장에서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화려한 데뷔를 앞두고 있어요.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 공모가가 주당 149달러로 책정되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가 얼마나 높게 평가받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번에 1억7790만주의 주식예탁증서(ADR)를 시장에 내놓았어요. 이를 통해 조달하게 될 자금은 약 265억달러(한화 약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외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 처음 주식을 상장하며 거둬들인 금액 중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이전까지 1위였던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250억 달러 데뷔 기록을 가볍게 뛰어넘은 수치죠.
이번 상장이 이토록 큰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글로벌 큰손들의 엄청난 관심이 있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공모는 매도 물량보다 매수 수요가 7배 이상 몰리는 '초과 청약(Oversubscribed)'을 기록했어요. 무려 2000억달러에 가까운 매수 주문이 쏟아진 겁니다.
배일리 기퍼드(Baillie Gifford), 코투 매니지먼트(Coatue Management),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파트너스(Situational Awareness Partners) 같은 유명 투자 기관들이 많게는 70억 달러 규모의 매수 의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물량 배정은 소수의 거물급 투자자들에게 집중됐어요. 상위 10개 계좌가 전체 물량의 절반 가까이를 가져갔고, 상위 25개 계좌가 전체의 약 3분의 2를 쓸어 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 경영진이 물량 배정 작업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하네요.
앞으로의 거래 일정과 투자 배경
그렇다면 SK하이닉스는 왜 이렇게 막대한 자금을 조달한 걸까요? 이는 국가적인 반도체 투자 육성 계획과 맞물려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오랜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88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육성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국내 투자를 대폭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조달한 막대한 자금 역시 이러한 대규모 투자를 위한 실탄으로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거래 일정을 살펴볼까요? SK하이닉스의 ADR은 당장 금요일(현지시간)부터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서 'SKHYV'라는 티커(종목코드)로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가 시작됩니다. 이후 7월 13일부터는 'SKHY'라는 티커로 정규 거래에 돌입할 예정이에요. 이번 대형 공모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 체이스 등 굵직한 금융사 4곳이 주관사로 나섰고, 그 외 9개 회사가 덧붙여 참여했습니다.
여기서 언급된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란 주식이나 채권이 공식적으로 발행되기 전에, 미리 정해진 가격과 조건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매를 약속하는 거래 방식을 뜻합니다. 정식으로 증서가 교부되어 정규 거래가 시작되기 전, 시장의 수요와 가격 형성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제도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