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에 도전장 내민 퀄컴, 아마존과 손잡다
스마트폰 두뇌를 만들던 퀄컴이 인공지능 시장의 절대강자 엔비디아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바로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와 데이터센터 AI 인프라 파트너십을 체결한 건데요. 이번 대형 계약 소식이 알려지자 화요일 퀄컴의 주가는 3% 상승하며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번 협약에는 단순한 부품 납품을 넘어선 파격적인 지분 조건이 포함되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퀄컴은 아마존에 2500만주를 주당 161.26달러에 인수할 수 있는 워런트(주식매수청구권)를 발행했어요. 총 40억달러(약 5조원 이상) 규모의 투자 권리를 아마존에 부여한 셈입니다. 이 워런트의 만기는 2036년 9월 3일까지인데요. 특정 상업적 계약을 이행하고, 아마존이 최대 600억달러 규모의 퀄컴 서버 칩과 기술을 구매하는 조건에 맞춰 단계적으로 주식을 인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아마존이 퀄컴의 칩을 많이 사줄수록 지분을 더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을 마련한 것이죠.
양사는 특히 대규모 AI 모델을 바탕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추론' 작업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여러 세대에 걸친 맞춤형 칩을 함께 구축해 AWS의 AI 인프라를 확장한다는 계획이에요. AI 연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면서 막대한 전력 소비와 비용이 빅테크의 최대 고민거리로 떠올랐는데요. 이번 협력은 비용 효율적이고 안전한 아마존의 AI 인프라와 저전력 프로세싱 및 반도체 설계에 강점을 지닌 퀄컴의 기술력을 결합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스마트폰 칩 최강자, 빅테크의 AI 심장을 노리다
사실 일반 투자자들에게 퀄컴은 스마트폰과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프로세서를 만드는 기업으로 훨씬 친숙합니다. 그렇다면 모바일 칩의 강자였던 퀄컴이 어떻게 아마존 같은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AI 인프라 파트너로 낙점받을 수 있었을까요?
퀄컴의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은 이미 물밑에서 치밀하게 진행되어 왔습니다. 지난 6월, 퀄컴은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인 '드래곤플라이 C1000'을 공개하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어요. 당시 메타가 2028년 제품 양산 시점에 맞춰 이 칩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퀄컴은 이 칩이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를 위해 설계되었으며, 전력을 과도하게 쓰지 않으면서도 높은 컴퓨팅 성능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AI 업계에서는 CPU가 AI 확장의 핵심 열쇠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AI가 고도화되고 스스로 판단하는 에이전틱 AI 워크플로우가 본격화되면서, 연속적인 명령을 처리하는 CPU의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총괄 디온 해리스(Dion Harris)는 "AI와 에이전틱 워크플로우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CPU가 병목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데이터센터 CPU 시장이 2025년 270억 달러에서 2030년 600억 달러로 2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퀄컴 역시 2029 회계연도까지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만 15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AI 칩과 여러 칩을 연결하는 기술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AWS와 협력은 메타에 이어 또 하나의 초대형 하이퍼스케일러로부터 기술력을 공식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메타와 마찬가지로 아마존 역시 AI 인프라에 연간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본적 지출(Capex)을 집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