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타고 날아오른 실적, 시간외서 7% 급등
오라클이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7% 급등했습니다.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 매출이 2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한 덕분입니다.
오라클의 2026 회계연도 1분기(8월 31일 종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한 193억 5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예상치인 191억 4000만달러를 웃도는 성적이에요. 주식 기반 보상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 역시 1.92달러로 시장 예상치(1.74달러)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순이익 또한 전년 동기 29억 3000만달러(주당 1.01달러)에서 46억 8000만달러(주당 1.56달러)로 큰 폭으로 늘었어요. 올해 들어 S&P 500 지수가 약 11% 상승하는 동안 오라클 주가는 22%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는데, 이번 호실적이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셈입니다.
실적 성장을 이끈 주역은 단연 클라우드였습니다. 오라클의 전체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116억 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115억 1000만달러)를 넘어섰어요.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74억달러를 기록해 시장 기대치(70억 9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반면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은 약 3% 줄어든 55억 5000만달러에 머물러 예상치(56억 1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들어올 미래 일감도 두둑합니다. 오라클의 잔여 계약 이행 의무(RPO)는 6640억달러로 시장 전망치(6306억달러)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여기서 잔여 계약 이행 의무는 고객과 계약은 맺었지만 아직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 회계상 매출로 잡히지 않은 금액과 이연 매출 등을 모두 합친 수치인데요. 향후 안정적으로 발생할 매출 기반이 탄탄하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오라클은 이번 분기 인사관리(HR) 팀을 위한 AI 에이전트를 공개했으며, 향후 10년간 최대 7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방부 계약을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AI 패권 노리지만… 천문학적 부채와 현금 흐름은 부담
오라클의 자신감은 장기 실적 전망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오라클은 2분기 매출 성장률 목표로 30%~34%, 조정 EPS는 1.85~1.93달러를 제시했습니다. 더 나아가 2027 회계연도에는 연간 매출 최소 900억달러, 조정 EPS 8.10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어요. 이는 월가의 기존 전망치(매출 897억 6000만달러, EPS 8.07달러)를 모두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힐러리 맥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뉴멕시코나 다른 지역의 데이터센터 구축 작업이 2027 회계연도 전망에 반영된 일정보다 지연될 것으로 볼 만한 근거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가파른 성장의 이면에는 만만치 않은 재무적 부담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라클이 AI 붐을 타고 빅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데이터센터 확충에 쏟아붓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분기에만 85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공급했으며, 설비투자(CapEx) 지출은 전년 동기 85억달러에서 무려 285억달러로 급증했습니다.
문제는 오라클의 현금 사정이 대형 클라우드 경쟁사(하이퍼스케일러)들에 비해 취약하고 신용등급도 낮다는 점입니다. 현재 오라클의 총부채는 1250억달러에 달하며, 잉여현금흐름(FCF)은 1년 전 마이너스 3억 6200만달러에서 이번 분기 마이너스 54억달러로 적자 폭이 가파르게 확대됐습니다. 오라클 측은 새로운 AI 계약들이 자금 조달 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불어나는 부채와 대규모 지출 속에서 재무 건전성을 어떻게 지켜나갈지가 향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