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장을 뒤흔든 핵심 이슈는 단연 새로 취임한 케빈 워시 의장의 첫 FOMC 데뷔전과 그로 인한 매파적 충격이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시장이 왜 이토록 놀랐는지 구체적인 맥락을 짚어드릴게요.
시장에 가장 큰 찬물을 끼얹은 건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였습니다. 점도표는 FOMC 회의에 참석한 연준 위원들이 각자 생각하는 향후 몇 년간의 적정 금리 수준을 익명으로 점을 찍어 나타낸 표입니다. 이 점들의 중간값을 보면 연준이 앞으로 금리를 올릴지, 내릴지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어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지난 3월 발표된 점도표에서는 올해 말 금리 중간값이 3.4%로 나와 올해 중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6월 점도표에서는 이 수치가 3.8%로 껑충 올랐습니다. 현재 기준금리 상단이 3.75%이니, 위원들은 올해 안에 최소 한 번은 금리를 오히려 올려야 물가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케빈 워시 의장이 이번 자신의 금리 전망 제출을 기권했다는 사실인데요, 이 때문에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한 월가의 불확실성이 한층 더 커졌습니다.
이러한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채권시장이 즉각 격렬하게 반응했습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순식간에 16비시스포인트(bp, 1bp=0.01%p) 이상 급등하며 4.216%까지 치솟았습니다.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그동안 증시 상승을 견인해 왔던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알파벳(구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대형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빅테크나 성장주들은 미래에 벌어들일 막대한 수익을 바탕으로 현재 주가를 높게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금리(국채 금리)가 오르면, 미래의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깎이는 비율(할인율)이 커지게 됩니다. 또한 기업이 투자를 위해 돈을 빌리는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에 고성장 기술주에는 큰 악재가 됩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 금요일 상장 이후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랠리를 이어오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주가도 상장 이후 첫 하락을 기록하며 투자심리를 다소 위축시켰습니다. 다만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일부 반도체 종목이 상승하며 증시의 추가 폭락을 어느 정도 방어해 주었습니다.
월가에서는 당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케빈 워시 의장이 취임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에 맞춰 금리를 적극적으로 내려줄 것(비둘기파)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첫 기자회견에서 워시 의장은 '물가 안정(Price Stability)'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강력하게 강조하며 인플레이션 잡기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이에 대해 '채권왕'으로 불리는 더블라인 캐피털의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건들라흐(Jeffrey Gundlach)은 CNBC 인터뷰에서 "그는 분명히 물가 안정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올해 1분기에 모든 사람이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생각했던 '쉬운 통화 정책(돈 풀기)'은 없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오늘 그의 발언은 이전에 기대했던 비둘기파적인 모습과 전혀 다릅니다." 라고 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