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지난 3월 AI 기업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다. 쉽게 말해 “국가안보에 위험할 수 있는 회사”로 보고 정부에서 앤트로픽의 AI를 쓰지 못하게 한 것. 그런데 약 6개월 만에 법원이 이 조치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왜 앤트로픽을 막았나
갈등은 AI를 군대에서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느냐를 두고 시작됐다. 국방부는 앤트로픽의 AI를 ‘법적으로 허용되는 모든 용도’에 사용할 수 있기를 원했지만 앤트로픽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국방부는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 정부 기관은 물론 정부와 거래하는 업체와 공급업체까지 앤트로픽 제품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앤트로픽은 이 때문에 수십억달러의 사업을 잃을 수 있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진짜 위험한 회사라고 생각한 게 맞아?”
법원이 주목한 건 국방부의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었다. 국방부는 앤트로픽을 국가안보에 위험한 회사라고 했지만, 블랙리스트에 올리기 직전까지 앤트로픽과 계약을 추진하고 있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앤트로픽이 국방부 요구를 따르도록 국방물자생산법을 사용하는 방안까지 제안했다. 이 경우 앤트로픽은 오히려 국가안보에 필요한 기업으로 취급될 수 있다.
법원은 이런 정황을 근거로 정부가 실제 위험 때문에 앤트로픽을 막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럼프의 공개 비판도 문제 돼
정부가 앤트로픽을 비판한 내용도 판결에 영향을 줬다. 블랙리스트 발표 당일 트럼프 대통령은 앤트로픽을 ‘급진 좌파, 워크 기업’이라고 비판, 이런 회사가 미군의 전쟁 방식을 결정하도록 두지 않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법원은 국가안보라는 이유만으로 정부의 요구에 반대한 기업을 처벌하거나 보복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앤트로픽이 블랙리스트에 오르기 전에 제대로 반박할 기회조차 받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라고 봤다.
그래서 앤트로픽을 다시 쓸 수 있나
이번 판결에 따라 연방기관들은 앤트로픽 사용 금지를 집행하기 위해 내렸던 명령을 철회해야 한다. 다만 앤트로픽이 완전히 이긴 것은 아니다. 앤트로픽은 트럼프에게 모든 연방기관의 Claude 사용을 금지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근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싸움도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워싱턴DC에서는 ‘공급망 위험’ 지정을 둘러싼 별도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고, 미국 정부가 이번 판결에 항소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