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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미레터] 메이트, 나를 피어나게 하는 자리는 어디일까?

2026.06.15 06:00 · 원문 보기 ↗
나를 시들게 하는 환경 vs. 피어나게 하는 환경, 지금 내 자리는?

메이트, 얼마 전 정원에 심을 식물을 구경하러 집 근처 화훼단지에 다녀왔어요. 다양한 식물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그 안에 아주 익숙한 식물이 보였어요. 지금 살고 있는 우리 집 정원에서는 너무 많아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비비추, 옥잠화, 원추리가 포트에 예쁘게 담겨서 팔리고 있는 거예요. 그것도 꽤 비싼 가격에 말이죠. 우리 집에서는 너무 많아서 뽑아 버리던 애물단지가 된 식물들이었는데, 누군가의 정원에는 꼭 필요한 귀한 식물이 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생각해보면 어떤 것의 가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그것이 놓인 환경에 따라 유동적으로 달라지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낡았다고 버리는 물건이, 빈티지 수집가에게는 보물이 되고, 가물었을 때에는 비 한 방울도 너무 소중하지만 긴 장마 기간에는 지긋지긋하게 느껴지는 것처럼요. 그래서 오늘 밑미레터에서는 나를 둘러싼 환경의 중요성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나를 활짝 꽃피우게 하는 환경에 스스로를 데려다 두는 것은 왜 중요한 걸까요?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오늘 밑미레터에서 자세한 내용을 만나보세요.

나는 어떤 환경에 둘러싸여 있나요?

메이트, 지금 어떤 환경에 둘러싸여 있나요? 스스로 잘 자랄 수 있고 귀하게 여겨주는 환경 속에 살고 있나요 혹은 나를 자꾸 시들게 하고 하찮게 여기는 환경에 둘러싸여 있나요? 같은 식물이라도 어떤 흙에 심기는지, 그늘에 심기는지 양지에 심기는지에 따라 그 모습은 완전히 달라져요.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을 그늘에 두면 아무리 정성껏 가꿔도 금세 시들어버려요. 반대로 음지를 좋아하는 식물을 양지바른 곳에 두면 금방 마르거나 시들어버리죠.


비단 잘 자라는 것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같은 식물이라도 어느 장소에 놓이느냐에 따라 그 대접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거든요. 화려한 장미가 주인공인 정원에서 작은 야생화 한 송이는 볼품없는 잡초 취급을 받기 쉬워요. 하지만 들꽃이 어우러진 야생화 정원에서는 아주 잘 어울리는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처럼요. 


나에게 맞지 않는 환경에 있으면 안 되는 이유 

나와 나를 둘러싼 환경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가진 고유한 특성을 장점으로 인정해 주는 곳이 있는 반면 그 특성이 단점이 되거나 고쳐야 하는 곳도 있어요. 어떤 환경에서 우리가 단점이라 여기는 특성이 환경이 바뀌면 강점이 되기도 하죠. 조심성이 많아아서 소심하다고 평가받던 사람이 작은 실수도 큰 사고가 되는 곳에선 누구보다 믿음직한 사람이 되고, 계속해서 일을 벌여서 산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선 아이디어가 많고 적응이 빠른 사람이 되는 것처럼 말이죠.


내가 가진 고유한 특성을 장점으로 인정해 주는 곳에 있다 보면 우리는 점점 자신에 대한 신뢰를 쌓게 되고 장점은 점점 강화돼요. 내가 잘 못하는 것에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이 생기죠. 반면에 나와 잘 맞지 않아서 계속해서 나의 특성을 단점으로 지적받거나, 나와 잘 맞지 않는 가면을 오래도록 써야 하는 곳에 있으면 우리는 점점 자신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의기소침해지기 쉬워요. 내 특성은 단점으로 부각되고, 나는 점점 문제 있고 단점이 많은 사람이라는 잘못된 자기 인식을 갖게 되는 거죠.


이렇게 맞지 않는 토양에서 나를 다그치며 버티는 동안, 우리는 나의 빛깔과 신념, 에너지를 조금씩 잃어가요. 그래서 나에게 맞지 않는 환경에 너무 오래 머무는 건, 단순히 불편한 일이 아니라 나를 잃어가는 일이 될 수 있어요. 마치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이 그늘에서 시들어 버리고는 ‘나는 원래 시들시들한 식물인가 봐.’라고 자신을 자책하는 것과 같아요. 환경을 바꿔서 양지에서 풍부한 햇살을 받으면 그 어느 식물보다 활짝 필 가능성이 있는 식물인데도 말이죠. 


힘들다고 나와 맞지 않는 건 아니에요

단, 여기에서 한 가지를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단지 힘들다는 것만으로 나를 둘러싼 환경이 나와 맞지 않다고 결론 내리는 건 위험하다는 점이에요. 힘들다는 것과 나와 잘 맞는다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거든요. 자신과 잘 맞는 토양에 심긴 식물도 뿌리를 내리고 자리 잡는 동안에는 성장통을 겪어요. 그러니 단지 힘들다는 이유로 매번 자리를 옮기는 건 나와 맞는 토양을 찾으려는 노력이 아니라 단순히 힘듦을 피하려는 회피가 되어버릴 수 있어요.


지금 나의 힘듦이 회피인지 아니면 나와 잘 맞지 않아서 그런 건지 구분하는 데에는 지혜가 필요해요. 같은 힘듦이라도 그 시간을 지나는 동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면 그건 성장통일 수 있어요. 하지만 나의 가치와 특성이 부정당하고, 나의 모습을 숨기고 억눌러야만 머물 수 있는 곳이라면, 그건 토양 자체가 나와는 잘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일 수 있어요.


이 차이를 한 번에 구분하는 건 쉽지 않아요. 현실적으로 나의 특성을 100% 인정해 주는 잘 맞는 환경을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하기도 하죠. 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나를 끝없이 소진시키고 갉아 먹는다고 느껴진다면, 환경에 맞추기 위해 점점 더 두꺼운 가면을 쓰거나 내 모습을 여기저기 깎아내리는 대신 환경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같은 사람이라도 나를 깎아내야 하는 환경에 있을 때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응원해 주는 환경에 있을 때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살아가게 되니까요.

나를 꽃피우는 자리로 나를 데려가는 법

그렇다면 나에게 맞는 환경을 어떻게 찾고 그 자리로 어떻게 옮겨 갈 수 있을까요? 오늘 밑미레터에서는 나를 피어나게 도와주는 환경에 나를 데려다 놓을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에 대해 나눠볼게요.


첫 번째, 내가 피어났던 순간들을 떠올려 보세요. 나에게 맞는 토양을 찾으려면 먼저 내가 어떤 햇빛과 흙을 좋아하는 식물인지 알아야 해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유난히 생기 있었던 순간, 나의 특성이 단점이 아니라 강점으로 빛났던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그때 나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였나요? 어떤 일을 하고 있었고, 어떤 분위기 속에 있었나요? 그 순간들의 공통점이 바로 나를 꽃피우는 환경의 조건이에요. 반대로 내가 자꾸만 움츠러들고 나를 깎아내리게 되는 순간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내가 피해야 할 토양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어요.


두 번째, 한 번에 옮겨 심지 않아도 괜찮아요. 환경을 바꾼다고 하면 퇴사나 이사처럼 삶을 통째로 갈아엎는 큰 결정을 떠올리기 쉬워요. 그래서 더 두렵고, 미루게 되죠. 하지만 식물도 갑자기 큰 화분으로 옮기면 몸살을 앓아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작은 모임에 나가 보는 것, 내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는 것처럼, 내 삶의 한 귀퉁이에 나와 잘 맞는 작은 화단을 먼저 만들어 보는 걸로 시작해 보세요. 작은 자리에서 다시 피어나는 나를 경험하고 나면, 더 큰 환경을 바꿀 용기와 확신도 자연스럽게 자라날 거예요.


마지막으로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을 곁에 두세요. 환경이라고 하면 회사나 사는 곳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나를 가장 크게 자라게 하거나 시들게 하는 환경은 바로 사람이에요. 나의 특성을 문제로 지적하는 사람들 속에서는 아무리 단단한 사람도 서서히 시들어 가요. 반대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봐 주고 응원해 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우리는 척박한 토양에서도 뿌리를 지킬 수 있어요. 지금 내 곁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더 자주 만나고, 아직 없다면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한 걸음씩 나를 데려가 주세요. 나를 귀하게 여겨주는 사람들 곁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활짝 피어날 수 있는 양지바른 자리니까요.

🍊나누고 싶은 좋은 것들을 함께 나눠요!

매주 밑미레터 메이트분들이 보내주시는 추천템을 소개합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책이나 장소, 영화, 혹은 이런저런 추천템을 보내주시면 이 코너를 통해서 좋은 건 같이 나눠요!   

오이참깨샐러드라는 것을 아시나요? 오이를 소금에 절여 물기를 꽉 짠 다음에 곱게 간 참깨 4스푼, 알룰로스(당류) 3스푼, 식초 1스푼, 그릭요거트 1스푼을 넣은 드레싱과 함께 먹으면 새콤하고 고소해서 입맛을 되살리기 딱 좋은 샐러드가 돼요! by 성아 
지난주에 다녀온 내셔널지오그래픽 특별전시 추천합니다. 드넓은 바다를 주제로 사진과 영상을 전시한 공간에서 자유로움을 느끼고 해양생물과 우리의 삶이 비슷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정말 재밌어요! by 임미  

메이트들과 나누고 싶은 것 & 밑미레터 피드백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달려하니의 고민

“돈으로 인한 불안이 저를 맞지 않는 삶에 묶어두는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후반 직장생활 4년차 달려하니입니다. 저는 어릴 적 다소 불안정한 가정에서 성장했어요. 부모님의 사업 실패와 잦은 이사, 돈으로 인한 다툼, 아버지의 알코올 중독, 어머니의 두 번의 암 수술까지. 하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우리 가족의 삶을 바꿔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집에 제 책상조차 없었지만 전교 1등을 하고 SKY에 진학할 수 있었어요. 대학에서는 알바 2~3개를 뛰며 학비를 벌었고, 별거 중이신 어머니를 책임져야겠다는 마음으로 전문직 시험에 몰두했지만 심각한 우울증을 얻으며 포기하게 되었어요. 적성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 노력하고, 모아둔 돈이 바닥나면서 불안과 우울이 솟았던 것 같습니다.


이후 운 좋게 지금의 대기업에 합격했습니다. 사실 저는 톡톡 튀고 표현하는 일을 좋아해 마케팅 일을 하고 싶었지만, 스펙에 맞춰 자소서를 각색해 입사했어요. 연봉과 안정성은 높지만 보수적이고 경직된 문화의 회사예요. 오랜 기간 채식을 했을 만큼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 저의 가치관이자 정체성인 채식을 숨기고 단숨에 포기했고,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 다닌다는 사실이 지금까지도 저를 가장 괴롭힙니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둘 수가 없습니다. 최근 우울증 약을 복용하면서 신랑은 진지하게 퇴사를 권유하지만, 은퇴 자금이 없는 엄마와 자매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어렵게 마련한 첫 집의 주담대를 생각하면 연봉을 낮춰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기가 두렵습니다. 그러나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매일 11시간 넘게 근무하며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왜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제가 너무 모순적이고 싫습니다.


어릴 적부터 쌓아온 돈과 관련된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저에게 맞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남들은 "그냥 퇴사해"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선택할 수 없는 제가 마음에 들지 않고, 매일 출근하는 제가 너무 지치고 힘듭니다. 하지만 이 회사가 주는 안락함은 제가 살면서 경험하지 못한 "안전"과도 같게 느껴져요. 삶에 정답은 없겠지만, 어떻게 하면 이 굴레에서 벗어나 다시 화창하게 웃음과 삶의 희망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밑미 메이트 강원의 답변

“몸과 마음의 회복을 만들어 가면서 안정적인 모험을 떠나 보세요.”

내가 가장 자연스럽고 채워지는 환경 떠올려보기

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활짝 피어날 수도 차차 시들어 갈. 수도 있어요. 나에게 맞는 토양을 찾는 첫걸음은 내가 언제 자연스럽게 피어나는지 관찰해보는 거예요. 이번 주에는 내가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했던, 그래서 마음이 채워지던 순간을 하나씩 떠올려봐요. 그 순간 내 곁에는 누가 있었고, 나는 어떤 공간과 분위기 속에 있었나요? 반대로 자꾸만 작아지고 닳아가던 순간은 언제였는지도 함께 적어봐요. 당장 환경을 바꾸지 못해도 괜찮아요. 나와 맞는 토양이 어떤 것인지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변화를 위한 첫걸음은 이미 시작된 거니까요.

💕 장거리 연애하고 있던 20대의 나에게 '장거리 연애가 실패하는 이유' 영상 보여주면서 장거리 연애는 시간 낭비라던 직장 동료....... 지금은 대놓고 저주할 수 있지만(ㅋㅋ) 그때는 어려서 영상에 크게 흔들렸었어요.. 밑미가 이야기한 것처럼 다수가 그렇다면 나도 그렇겠지 라는 생각에 휩싸였었거든요.. 그 이후로는 나의 감정과 경험에 충실하려고 노력하지만 워낙 콘텐츠가 많고 접근성이 좋다보니 나도 모르게 생각이 편협적으로 형성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좋은 포인트 짚어줘서 정말 감사해요! 
💚 저는 중요한 선택을 할 일이 생기면(가령 고가의 물건을 산다거나 결혼·이직 등) 늘 빈 페이지를 열고 고민의 이유와 각 항목의 장단점을 작성해봐요. 그러고 제가 어떤 선택을 했을 때 더 행복할지 나름대로 가늠해보려 합니다. 신중하다면 신중한 거지만 때로는 너무 긴 소요시간에 나도 모르게 지쳐버릴 때도 있어요. 지금 돌아보니 최고의 선택을 해야 한다는 집착이었네요. 이제는 무엇을 선택해도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 지금 인생에서 많은 선택을 앞두고 있는데 오늘 밑미레터에 있는 좋은 글 덕분에 선택은 제가 한다는 것과 정답이 없다는 것을 한번 더 상기하고 갑니다.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문구페어 준비도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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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지 않으면, 꽃이 아니라 그 꽃이 자라는 환경을 손봐야 한다.

-알렉산더 덴 헤이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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