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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미레터] 메이트, 다수와 벗어난 선택, 쉽게 할 수 있나요?

2026.08.10 06:00 · 원문 보기 ↗
많은 사람이 선택한 건 왜 더 좋아보일까?

메이트, 무더운 여름 잘 보내고 있나요? 저는 이사를 앞두고 부엌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어요. 지난주에는 싱크대 상판을 고르러 쇼룸에 다녀왔어요. 카탈로그를 보고 이미 마음에 정해둔 디자인이 있어서 실제로 확인해 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모델명을 말씀드리니 사장님이 이상하다는 듯이 저를 쳐다보시더라고요. "그 디자인 하는 고객님을 본 적이 없는데… 정말 그거 하고 싶으세요?"라고 물으시면서 "요즘엔 대부분 이런 디자인으로 하세요."라고 제일 인기 있는 모델을 보여주셨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사장님의 그 말 한마디에 제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저는 심플한 디자인을 원해서 추천해 주신 다른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음에도 '다들 저런 디자인을 선택하는 데에는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거든요. 결국 고민 끝에 원래 마음에 두었던 심플한 디자인으로 결정하긴 했지만, 마음속에는 계속 의문이 남았어요. '남들이 안 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계속 따라다녔거든요. 그래서 오늘 밑미레터에서는 우리는 왜 다수라는 말에 흔들리는 건지, 다수가 선택한 것이 왜 더 좋게 보이는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해요. 다수의 선택 앞에서 우리는 왜 내 마음부터 의심하게 될까요? 오늘 밑미레터에서 자세한 내용을 만나 보세요.

다수에서 벗어난 선택, 쉽게 할 수 있나요?

제가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건축탐구 집’과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에요. 도시와 아파트라는 평균적인 삶의 모습을 벗어나서 자신이 살고 싶은 곳에서 자기가 살 집을 직접 짓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이 좋거든요.


그런데 이런 콘텐츠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댓글의 유형이 있어요. '나이 들어 아프면 병원이 멀어 큰일 난다.’ ‘주택은 살기 불편하다.’ ‘곧 후회할 거다.’와 같이 훈수와 예언이 담긴 댓글이죠. 물론 이런 댓글에는 실질적인 조언이나 걱정이 서려 있을 수도 있어요. 병원이나 마트가 먼 곳에서 사는 삶은 실제로 불편할 수 있고, 주택에서 사는 건 아파트에 사는 것보다 확실히 더 불편한 일이니까요. 그래서 다수가 하는 편리하고 합리적인 선택에서 벗어난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늘 자신의 선택을 증명하고 설명해야 할 때가 많아요.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왜 아파트에 사냐는 질문을 받지 않지만, 산속에 집을 지은 사람은 평생 그 질문에 답해야 하죠.


생김새도 언어도 크게 다르지 않고, 좁은 수도권에 인구의 반 이상이 몰려 살고, 아파트나 공동 주택이라는 비슷한 주거 형태가 평균적인 삶의 기준으로 자리 잡은 한국에서는 평균에서 벗어나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해요. 다들 비슷하게 살고 있으니 조금만 달라져도 눈에 띄고, 눈에 띄면 내 선택의 이유에 대해 증명을 요구받곤 하니까요. 만약 남과 다르게 한 내 선택이 잘못되거나 후회한다고 하면 ‘그럼 그렇지!'라는 비난이나 조롱을 받을 준비까지 해야 하니 남과 다른 선택을 하는 건 점점 어려운 일이 되어 가죠. 

다수가 안전하게 느껴지는 이유

사실 우리가 이런 감각을 느끼는 건 너무 당연한 본능이에요. 우리 안에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고, 내가 선택한 것이 옳다는 것을 증명받고 싶다는 아주 오래된 본능이 있거든요. 다수에게 이미 검증된 것을 선택했을 때에는 이런 인정과 증명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요. 다수가 이미 검증하고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증명서 역할을 해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선택했고, 이미 다수가 그렇게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왠지 더 이상 확인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안심되는 경험, 해본 적 있지 않나요? 많은 사람들이 인정한 맛집에 가면 마음이 놓이고, 유명한 사람들이 추천한 추천템에는 왠지 신뢰가 가는 것처럼요. 반대로 아무도 없는 식당은 들어가고 싶지 않고, 아무도 찾지 않는 물건을 사려고 하면 왠지 내 선택이 맞는 걸까 의심하게 되죠.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인간은 그토록 원하던 자유를 얻으면 견딜 수 없는 고독과 불안을 느낀다고 이야기해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 불안을 피하려고 스스로 자유를 반납해 버려요. 모두가 원하는 것을 나도 원한다고 믿으면, 더 이상 혼자 결정하지 않아도 되고 혼자 책임지지 않아도 되거든요.


다수를 따를 때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

문제는 이 편안함에 값이 매겨져 있다는 거예요. 이렇게 계속해서 다수가 선택하는 것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며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리고 외부의 시선에 맞춰 삶을 살아가게 되거든요. 내 삶이라고는 하지만, 결정을 내리는 것은 내가 아니라 얼굴도 모르는 타인들이 되어버리는 거죠. 이렇게 삶의 모든 영역을 다수의 기준에 맞춰서 살다 보면 점점 나를 잃어버려요. 철학자 키르케고르는 사람들은 돈이나 물건을 잃어버릴 때에는 큰 소란을 떨지만,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히 진행된다고 말해요. 심지어 나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게 조금씩 나를 잃어가게 되는 거죠.


그리고 아주 현실적인 문제가 하나 더 있어요. 다수를 따르면 삶이 편해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점점 버거워진다는 거예요. 무엇보다 '남들만큼'이라고 말할 때의 그 '남들'은 사실 평균이 아니에요. SNS도, 주변의 이야기도 평균을 보여주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남들만큼 하려고 애쓰다 보면 사실은 상위 몇 퍼센트를 좇게 되고, 남들만큼의 집, 차, 교육, 문화생활, 노후 준비를 전부 따라가려는 순간 필연적으로 가랑이가 찢어져요. 나에게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영역에서 돈과 시간과 마음을 다 써버리느라, 정작 내가 진짜 아끼는 것에 쓸 에너지도 돈도 시간도 남아 있지 않은 거죠.


따를 것과 지킬 것을 선택하세요

그렇다고 "다수를 따르지 말고 모든 분야에서 내 기준을 갖고 나만의 선택을 하세요."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수의 선택을 따르는 건 대부분의 경우 아주 편리하고, 꽤 합리적인 방식이거든요. 수많은 사람이 이미 검증해 둔 꽤 괜찮은 선택의 결과들을 가져다 쓰는 거니까요.


예를 들어 차가 나에게 그저 이동 수단일 뿐이라면, 내 취향에 완벽하게 맞는 차를 찾겠다고 몇 달을 쏟는 대신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무난한 차를 고르는 게 현명한 일일 수 있어요. 그렇게 아낀 에너지가 있어야, 내가 정말 지키고 싶은 부분에 대해 오래 고민할 여력을 만들 수 있거든요. 나답게 산다는 것은 내가 쓰는 모든 물건과 내가 하는 모든 선택에 나만의 취향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 기꺼이 따라가고, 어디부터 확실히 나로 남을지를 아는 일에 더 가까워요. 


그러니 적당히 남들을 따라 하면서 에너지를 절약해도 괜찮은 삶의 영역은 무엇인지, 이것만큼은 내 쪼를 지키면서 나의 취향과 기준을 놓치고 싶지 않은 영역은 무엇인지 살펴보세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계속 이유를 대야 하고, 잘못됐을 때 "그럼 그렇지"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 해도 끝까지 밀어붙이고 싶은 것이 있나요? 그런 것이 하나라도 떠오른다면, 그 하나만큼은 남들이 이해하지 못해도 내 주장대로 가보고 그 책임을 온전히 져보세요. 결과와는 상관없이 그런 경험을 해본 것만으로도 나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내 삶의 주도권은 나에게 있음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밑미의 (아마도) 마지막 팝업에 놀러 오세요~

뜨거운 여름, 밑미가 마지막으로 나가는 팝업을 소개합니다. 바로 <하우스 아카이브 : 홈 디깅 페어> 쉼의 집에 나갑니다. 사실 그동안 몇 번의 페어를 준비하고 나가면서 페어에 또 나가야 하는지를 많이 고민했어요. 눈을 잡아끄는 많은 상품들 속에서 천천히 살펴봐야 하는 밑미 상품이 페어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고민이 무색하게 <하우스 아카이브 : 홈 디깅 페어>에는 참여하기로 결심했어요. '쉼의 집'이라는 말이 밑미와 잘 어울리고 또 밑미의 여러 가지 제품들을 함께 소개하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페어를 준비하면서 밑미도 쉼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쉼과 밑미 도구를 연결해서 정성스럽게 소개해 보려 해요. 

밑미가 소개하는 쉼이 궁금하다면, 차주 목요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리는 하우스 아카이브, 홈 디깅 페어에서 만나요~ 

장소 : 코엑스 The Platz Hall
페어 기간 : 2026.08.13. () ~ 2026.08.16. ()
열리는 시간 : 10:00 ~ 19:00 ( 17:00)

이만두의 고민

“아무리 노력해도 오르지 않는 성적에 좌절이 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외고에 다니는 고2 학생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좋아했고 국제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꿈과 가고 싶은 상위권 대학이 있어서 외고에 지원해서 합격했습니다. 제 강점은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성격인지라 다른 친구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노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고1 때부터 한 번도 열심히 하지 않은 적이 없이 열심히 살았습니다.


하지만 저의 바람과 다르게 매 시험만 보면 항상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를 보며 좌절했고 상처받았어요. 나는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약간의 희망을 가지고 지금까지 6번의 시험을 치렀습니다. 이번 기말고사도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잠을 줄이며 공부하는 것이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알지만 시험 범위가 워낙 많고 제가 정해 놓은 시험 전까지 회독할 횟수를 정해 놓았기에 아침 6시에 일어나 등교 준비를 해야 하는데도 3시 전에 자본 기억이 없습니다. 아침 6시까지 버티면서도 공부하고 학교에서도 졸지 않기 위해 매시간 스텐딩 책상에 가서 서 있고 쉬는 시간까지 아껴가면서 공부했는데 성적이 하나도 오르지 않고 떨어졌습니다.


물론 1학년때에 비해서는 공부법도 수정해 가며 더 열심히 쏟아부으니까 성적이 대체로 오르긴 했지만 진심으로 가고 싶은 대학에 지원하기에는 턱끝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라 너무 속상합니다. 저는 제가 가용할 수 있는 시간과 모든 노력을 다해서 공부했고 솔직히 전교권에 있는 친구들이랑도 공부에 쏟은 노력과 시간이 비슷할 텐데 이런 성적인지도 잘 모르겠고 선생님들도 공부 잘하는 친구들과 차별하는 걸 제 몸소 느끼면서 마음이 많이 다친 것 같습니다. 같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시험 성적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대우를 받는다는 게 너무 마음 아프고 화도 나는데 한편으로 제가 잘못한 것이니까 많이 씁쓸한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진심을 다해서 노력하면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도 깨졌고 학교가 작은 사회라는데 벌써 차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제가 과연 사회에 나가면 이런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라는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부모님께 말도 못 하고 마음도 많이 답답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마지막 기말고사를 치른 지금 아무것도 할 기력도 없고 슬럼프가 온 것 같습니다. 사실 좀 무서워요. 자존감도 너무 낮아졌고 제가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냥 제가 너무 한심하고 짜증 납니다. 제가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의 답변

“이루지 않으면 불행에 빠질 수밖에 없는 성적, 자리, 성취는 없어요.

잠시 멈추고 나를 재정비할 시간을 가져봐요.”

내가 꼭 지키고 싶은 것이 뭔지 기록해 보기

삶의 모든 영역에서 나만의 기준을 갖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일지도 몰라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마음의 에너지는 한정적이니까요.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디까지 따라가고, 어디부터 내 것을 지킬지 아는 거예요.

이번 주에는 내가 꼭 지키고 싶은 것, 이것만큼은 내 식대로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적어보세요. 거창하지 않아도 좋아요. 남들이 보면 이해 못 하지만 바꾸고 싶지 않은 것, 다른 데서는 아끼면서 그것만은 좋은 걸로 사는 것,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끝까지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스스로 물어보고 적어보세요.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이 뭔지 알 때, 그것을 지킬 수 있는 힘도 생기니까요.

💕 제가 빠져있는 '왜'라는 트랩에 대해 이야기해주셔서 좋았어요. 제일 쉽게 빠지는 구렁텅이는 반추의 늪인거같습니다. 질문을 바꾸는 예시와 '내가답할수있는질문인가,그답이 나를행동으로 이끌수있는가' 이질문을 알려주신게 너무 속시원한 도움이되었습니다. 
🧡 늘 왜라는 질문을 자주 하는 편인데, 그 왜라는 질문에도 다양한 범주가 있구나 싶었어요~
질문하면서 생각을 뻗어나가는걸 좋아해서 방대한 ‘왜’라는 단어를 즐겼는데, 이제는 그 구분을 해가면서 긍정적이고 발전을 위한 질문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습니다~ 물론 부정의 왜를 또 쓰겠지만 그래도 멀리가지 않고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아요
💚 인터넷의 많은 글을 보면서 oO("왜?"를 하랬다가 말랬다가 어쩌라는 거야?) 싶었는데 이런 구분을 해주셔서 조금 도움이 되었어요. 그럼에도 타인에게 던지는 왜를 멈출 수가 없네요.... 내 자신이 궁금한 게 아니라 타인이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라 바꾸는 것도 소용이 없을 듯 해 스스로에게 아쉽습니다ㅠ_ㅜ
💌 글쓴이의 경험과 시선이 담긴 글, 혹은 밑미만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글이 실리면 좋겠습니다. 현재는 전반적으로 정보 전달에만 치우쳐 있어 다소 건조하게 느껴집니다.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개인적인 경험이나 감정, 생각이 조금 더 녹아들면 훨씬 매력적인 콘텐츠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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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렌 키르케고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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