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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미레터

[밑미레터] 메이트, 지금의 정답이 내일의 오답이라면?

2026.07.13 06:00 · 원문 보기 ↗
정답이 아닌 오답의 가능성을 품고 살아가는 삶의 아름다움

메이트,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얼마나 자주 하나요? 가끔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것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될 때가 있어요. 모든 사안에 대해서 확실한 의견이 있고, 옳고 그름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날 때면 불편한 마음이 들다가도 왠지 정답을 찾은 것 같은 안도감을 느끼고 나도 모르게 의존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어요.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것에 정답을 가진 것 같은 그 확신은 정말 깊은 생각과 질문의 결과물인 걸까요? 아니면 질문과 관찰을 일찍 그만뒀기 때문에 생겨난 걸까요?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품고 살아간다는 건 힘든 일이에요. 지금 믿고 있는 것을 언젠가는 부정할 수도 있고, 지금의 선택을 미래에 후회할 수 있다는 생각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죠. 하지만,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품고 살아간다는 건 그만큼 아름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답의 가능성을 열고 살아가는 삶이란, 삶이 나에게 주는 메시지에 문을 활짝 열어놓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오늘 밑미레터에서는 정답이 아닌 오답의 가능성을 품고 살아가는 삶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해요. 그럼 오늘 밑미레터를 시작해 볼까요?

모든 새로운 발견은 과거의 것을 의심한 결과

메이트, 우리가 지금 너무 당연하다고 믿고 있는 수많은 ‘진실’이 사실 과거에 진실이라고 불리었던 것들을 의심한 결과라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불과 몇백 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굳게 믿었어요. 그것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은 상식이자 진리였죠. 하지만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가 ‘혹시 우리가 틀린 건 아닐까?’라고 질문한 순간 인류는 완전히 새로운 우주를 만나게 되었어요. 뉴턴의 물리학은 세상이 어떤 규칙을 가지고 작동하는지 설명해 주는 완벽한 진리로 여겨졌지만 아인슈타인의 의심을 통해 우리는 시간과 공간은 상대적이라는 새로운 진실을 알게 되었죠. 과학철학자 토마스 쿤은 이것을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불렀어요. 과거에 진실로 믿었던 것들이 새로운 발견들을 통해 의심되다 결국 새로운 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거죠.


비단 과학뿐 아니라 내가 일상에서 옳다고 믿고 있는 것들도 마찬가지예요. 우리는 한 번 옳다고, 진실이라고 믿으면 잘 의심하지 않아요. 모든 것이 확실하다고, 내가 옳다고 믿어야 더 안전하다고 느끼거든요. 내가 믿어온 것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은 그 믿음 위에 서 있는 나까지 함께 흔들리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요. 그래서 우리는 내가 믿는 것을 지키기 위해 싸워요. 내가 믿는 것이 부정당하면 나의 존재가 부정당한다고 느끼면서 말이죠.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어주는 것들

스웨덴의 승려였던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는 그의 책에서 어느 날 밤 스승님이 알려준 '마법의 주문'에 대해 이야기해요. 그의 스승은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속으로 세 번만 반복하세요.”라고 이야기해요.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문을 세 번 반복하면 마음속의 수많은 근심이 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하죠.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내 의견과 생각을 방어해야 하는 전쟁터에서 내려올 수 있어요. 사소한 의견 차이가 걷잡을 수 없는 갈등으로 커졌던 순간을 한번 기억해 보세요. 어느 순간부터 문제 해결보다는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싸우고 있을 때가 많아요. 생각이 곧 나라고 믿으면, 내 생각이나 내 믿음에 대한 반박은 내 존재에 대한 공격이 되니까요. 내 생각이 부정당하면 마치 자기 자신이 공격받고 부정당하는 것처럼 느껴지기에 우리는 내가 믿는 것, 내가 옳다고 여기는 것은 어떻게 해서라도 지키려 하죠.


하지만 내 생각이 내가 아니라는 것, 그래서 내가 틀려도 괜찮다는 것, 내가 틀린다고 내 존재가 부정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오히려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무엇보다 그렇게 생긴 틈으로 타인의 이야기가 들어오고, 새로운 배움이 들어올 수 있어요.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건 나를 작아지게 만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를 계속 자라고 변화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


모른 채로 머무를 수 있는 능력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고 인정하고 나면, 우리는 한동안 어중간한 자리에 서 있게 될 수 있어요. 예전의 확신은 내려놓았는데 새로운 답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애매모호하고 불안한 시간이죠.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간을 못 견뎌서 서둘러 아무 확신이나 다시 붙잡아요. 그래서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품고 살기 위해서는 모른 채로 머무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요.


시인 존 키츠는 불확실함과 의문 속에 머무를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위대한 시인을 만드는 자질이라고 보았어요. 답을 서둘러 내리지 않고 모호함을 견딜 수 있는 사람만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깊이 바라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어쩌면 이건 시인에게만 필요한 능력이 아니에요. 삶은 원래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는 것들로 가득하니까요.


그러니까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태도는 단순히 겸손한 척하는 제스처가 아니라, 불확실함을 견디는 마음의 근력에 가까워요. 그리고 근력이 그렇듯, 이 힘도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거예요. 정답을 몰라도 무너지지 않는 경험, 틀렸다는 것을 인정했음에도 나 자신이 부정당하지 않고, 세상이 끝나지 않는 경험이 쌓이면서 우리는 조금씩 모르는 것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요. 확신으로 닫힌 마음은 안전해 보이지만 그 자리에 멈춰 있고, 열린 마음은 불안해 보이지만 계속 어딘가로 나아가고 있어요.

오답의 가능성을 품고 살아가는 연습

불확실함을 견디고,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은 어떻게 키워질 수 있을까요? 오늘 밑미레터에서는 불확실성을 끌어안고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할게요.


첫 번째로, 내 의견 뒤에 '지금은'을 붙여보세요. "나는 이렇게 생각해"가 아니라 "나는 지금은 이렇게 생각해"라고 말해보는 거예요. 작은 말 하나가 큰 차이를 만들어요. 이렇게 언어로 여지를 주면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에게 열어두는 셈이 되거든요. 지금의 생각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만들어진 것일 뿐, 앞으로의 경험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상기시켜 주는 거죠.


두 번째로, 나티코의 스승이 알려준 주문을 나의 일상에서 실제로 써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누군가와 부딪히려는 순간, 반박의 말이 목까지 차오르는 그 순간에 마음속으로 세 번 반복해 보는 거예요.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이 주문은 내 생각을 방어해야 하는 전쟁터에서 내려올 수 있게 도와줄 거예요.


마지막으로 내가 틀렸음을 발견한 순간을 축하해 보세요. 내가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은 부끄러운 순간이 아니라, 어제보다 세상을 조금 더 정확하게 보게 된 순간이에요. '아, 내가 틀렸구나'라는 발견은 곧 '나는 배웠구나'라는 뜻이니까요. 인류의 지식이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도약해 왔듯, 우리의 삶도 나의 확신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순간마다 한 뼘씩 자라나요.


평생 한 번도 틀리지 않은 사람은 어쩌면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사람일지도 몰라요. 정답을 쥐고 멈춰 서 있는 삶보다, 오답의 가능성을 품고 계속 질문하며 걸어가는 삶이 훨씬 더 아름답고 충만하지 않을까요? 삶이 건네는 메시지에 문을 활짝 열어놓은 사람에게는, 매일이 새로운 배움의 기회가 되어줄 테니까요.

🍊나누고 싶은 좋은 것들을 함께 나눠요!

매주 밑미레터 메이트분들이 보내주시는 추천템을 소개합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책이나 장소, 영화, 혹은 이런저런 추천템을 보내주시면 이 코너를 통해서 좋은 건 같이 나눠요!   

영화 <토이스토리5> 최근에 몇 년만에 영화관에 가서 아이와 본 영화예요. 영화관에서 가서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낭만이 된 요즘, 영화 <토이스토리>를 보니 더 동심으로 돌아가 최근 근심을 내려놓고 본 것 같아요. 순수함을 잃고 싶지 않은 분에게 특히 추천드려요! by 쏘보쏭쏭
책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나온 지 꽤 오래된 책인데 출간 당시엔 엄청난 베스트셀러였어요.이 책을 모르는 20~30대 메이트들에게 추천합니다. by 안개꽃

너굴의 고민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저, 편안해질 수 있을까요?”

스스로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 꽤 심각한 고민이 되었어요. 얼마 전 본 영상에서 사람이 몸이 아플 때 '무리했나 보다. 쉬어야겠다'. 푹 쉬고 나를 잘 돌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정신이 아플 때도 나를 쉬게 해주라는 식의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런데 놀랐던 건 저는 몸이 아플 때조차 쉬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왜 이렇게 아프게 되었을까, 몸 관리를 제대로 못 한 내가 한심하다. 왜 이렇게 빨리 안 낫지..'등의 자책을 한다는 걸 발견했어요. 몸이 아픈 것뿐만 아니라 뭔가 문제가 생긴 저의 상태를 조금도 용납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있는 이 상태는 내가 아니라는 듯한 느낌도 들어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고, 다시 내가 생각한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문을 저에게 끊임없이 던지면서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 상태가 만족스럽게 느껴지지도 않고, 현실감각도 떨어지는 것 같아요. 저 스스로에게도 이렇다 보니 타인에 대해서도 관용이나 이해보다는 문제 처리나 일의 효율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보이구요. 이렇게 불편함이 느껴질 때 그걸 여유롭고 너그러이 넘기고 싶고, 무엇보다 어떤 모습의 저도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제가 편안해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밑미 메이트 채원의 답변

“ 억지로 다정한 말을 지어내는 대신,

지금 내가 하는 말들을 있는 그대로 살피고 들어주세요.”

강한 확신이 들 때 내가 틀릴 수도 있음을 생각해 보기

이번 주에는 누군가와 의견이 부딪히거나 강한 확신이 드는 순간, 마음속으로 '내가 틀릴 수 있다.’라고 세 번 되뇌어봐요. 그리고 그 순간 내 마음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가만히 관찰해 보세요.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품는 순간 우리는 내 생각을 방어하기 위해 스스로가 만든 전쟁터에서 내려올 수 있어요. 그리고 좀 더 자유로워진 마음으로 새로운 배움과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 수 있을 거예요.

💕 저는 밑미 구독자 중에서도 연령대가 제법 높을 것 같은 82년생 직장인이에요. 피드백은 처음 보내는 것 같은데, 우리는 구름이 아니라, 그 모든 구름을 품고 있는 하늘이라는 말이 많이 와 닿았어요. 밑미에 소개되는 고민의 상당수는 제가 20~30대일 때 했던 거라 직장 후배들 이야기를 듣는다는 느낌으로 읽곤 하는데, 오늘 레터는 고민도 고민이지만 상담글이 큰 위로가 되었어요. 마침 장마가 시작되는데 7월 한 달은 내가 품은 여러 비구름, 먹구름을 잘 보내줄 수 있도록 시각화 해보려고 해요. 감사합니다! 
🧡 저는 완벽하지 않으면서 꼭 완벽주의자처럼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에요. 그래서 요즘은 완벽보단 완결에 더 의미를 두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마침 이번 레터의 '하늘과 구름'에 비유한 이야기는 정말 저에게 힘이 되는 글이었어요! SNS만 열어도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같은 지인들의 피드를 보며 혼자 우울해지거나 내 인생에만 구름이 많은 것 같았는데, 사실 구름이 없는 사람은 없고 또 구름이 하나도 없다고 해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이번 레터를 통해 또 배우네요. 저도 가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거든요. 확실히 구름 한 점 없는 깨끗한 하늘보단 흰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게 예뻐요ㅎㅎ 우리 인생도, 고난과 역경이 있는 날이 있었기 때문에 기쁜 날 더 기쁘게 웃을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모두의 인생 구름을 응원합니다! 
💌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우리 마음에 비유하다니..! 밑미만의 감성이 느껴져서 너무 좋았어요. 이제 하늘을 볼때마다 제 마음은 어떤지 돌아보게 될 것 같네요~☁️🌤️ 
🍊오늘 글이 너무 좋아서 필사했어요 감사합니다. 
💚 오늘 구름 이야기 마치 명상 수업에서 들은 것 같아요! 넷플릭스에 명상 관련 애니메이션에도 비슷한 일화를 본거같아요. 구름 뒤에 누구나 맑은 하늘을 품고 있다고. 그걸 잊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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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어리석은 자들은 지나치게 확신에 차 있고,

지혜로운 자들은 의심으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버트런트 러셀-

(주)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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