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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요일의 오민선 기자입니다.
다들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는 연휴 내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딧세이>를 용산 아이맥스관에서 재관람 하려고 수시로 영화관 앱에 접속했습니다.
이 영화가 벌써 천만 관객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새삼 놀란 감독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저는 사실 명쾌한 대중 영화는 아니라고 느꼈거든요.
상업 영화 관점에서 본다면 주인공 오디세우스한테 공감할 수 있는 관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현실감 있게 복잡하고 모순적인 인물이라 보고 있으면 괴로운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의 모험심 때문에 부하들이 고생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철학을 관철하느라 모두의 여정이 꼬이기도 해서 가슴이 답답해질 때도 있습니다.
심지어 그는 비겁한 수법으로 업적을 세웠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트로이 목마를 신성한 제물처럼 속여 국제 사회의 종교 공동체 규범을 어겼거든요. 현대전으로 따지면 항복 선언을 후에 기습한 셈이니 외교적 문제도 초래했다고 봐야지요.
놀란 감독은 바로 이 점을 주목해 오디세우스의 영웅적 면모 대신 불명예에 대한 속죄를 보여줍니다. 오디세우스 개인은 전쟁 영웅으로 기록돼 신화에 남았지만, 그가 이긴 수법은 신성한 불문율을 깨뜨려 인근 문명사회에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지만 자기 수중의 부하는 단 한 명도 귀환시키지 못하는 과오를 저지르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보는 내내 참 안타깝더라고요. 오디세우스는 매번 최선의 선택을 하려 하지만, 그 선택이 잘못됐을 시에 모든 책임은 그의 몫으로 돌아갑니다. 그 책임감이 결국에 죄의식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리더의 자리가 고독해 보였습니다.
결국 오디세우스라는 인물에게 공감은 못 해도 연민을 느끼면서 영화를 봤던 것 같습니다. 고향에 돌아와 자신이 망쳐 놓은 것들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응원하게 되었으니까요. 제가 3시간 동안 본 오디세우스는 그 자체로 지혜로운 인물이라기보다 지혜로운 방식을 택하고자 노력하는 인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스타트업을 출입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이런 의문도 들었습니다.
리더는 책임의 무게를 짊어져야 하는 자리지만, 리더도 인간이기 때문에 자신의 선택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때 그가 감당해야 하는 책임의 무게는 어느 정도여야 할까요?
반대로 투자자와의 신뢰가 중요한 판에서 누군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신뢰를 깨버리는 사례를 남겼다면, 이 판에 남은 불신은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그 불신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까요?
너무 어려운 문제이지만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라 더욱 재밌었습니다. 특히 직장인들이라면 괴롭고도 즐겁게 감상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용산 아이맥스관에서 보길 원하신다면 평일 퇴근 후에 보시길 추천합니다. 현재 주말 아이맥스관 영화 티켓은 조조에서 심야까지 풀리지 않고 있거든요. (체감상 아이돌 콘서트 표보다 구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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