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 아니지만, 문득 기분 좋아지는 순간들이 있어요. 펜촉이 종이에 닿아 사각사각 마찰을 일으킬 때, 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종이나 바스락거리는 종이봉투를 손끝으로 매만질 때가 그렇습니다. 기분이 좋은 이유를 명확하게 콕 짚어 설명하긴 어렵지만, 종이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포근한 느낌이 들고, 옅은 미소가 번지곤 해요. 종이에 무언가를 쓰고, 종이에 찍힌 글을 읽는 일 또한 그런 감촉에서 비롯된 즐거움이 녹아 있는 듯합니다.
꽤 오래전부터 우리는 '언젠가 종이가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져왔죠. 먼 미래는 아득해서 알 수 없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일상에서 많은 종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어요. 영수증, 명함, 메모지, 작은 엽서나 포장지, 책, 사무용지까지. 어쩌면 종이는 우리의 걱정과 고민보다 더 견고하고, 더 튼튼하고,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From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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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와 관련된 책 한 권을 소개해 보려고 해요. 지금은 아쉽게도 절판된 책인 『종이의 신 이야기』 입니다. 이 책은 궁극의 종이를 만들기 위해 평생을 바친 이들과 작은 종이 성냥갑이나 우표 한 장도 아주 귀중한 보물처럼 여기는 이들을 취재한 작가의 긴 여정이 담겨 있어요. 종이를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종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접할 수 있어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한 문장들에 밑줄을 그었어요. 그중 님과 나누고 싶은 부분이 있어 오늘 레터를 통해 전해봅니다. 특히 마지막 문장은 포인트오브뷰 숍에 놓인 큐레이션 카드에 적기도 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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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는 필적이나 잉크의 질감, 때로 눈물자국이라는 감상적인 느낌까지 포함하여 기억과 시간의 퇴적이 시각화된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종이는 여러 감각을 전할 뿐 아니라 실수로 쏟은 커피 자국이나, 세월이 흘러 빛바랜 흔적까지 품고 있죠. 종이는 찰나의 순간과 사람의 감정을 보관하는 영속적인 장소가 되어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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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포인트오브뷰는 '두성종이'와 함께 종이가 지닌 고유한 특성을 탐구하고, 이를 감각하는 다양한 방식을 제안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프로젝트 이름은 〈PAPER OF VIEW〉인데요. 포인트오브뷰Point of View가 세상을 바라보는 개인의 독창적인 관점을 이야기하듯, 페이퍼오브뷰Paper of View는 각각의 종이가 가진 매력과 개성을 조명하고, 종이로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창작의 장을 연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종이의 질감, 색감, 무게 등 종이의 미묘한 차이를 어떻게 느끼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종이를 통한 창작의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포인트오브뷰와 두성종이는 꾸준히 제품을 기획하고 제작하려고 해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의 한계를 짓지 않는 재료인 종이를 통한 즐거움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차근차근 소식을 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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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의 첫 시작은 더 페이퍼북The Paper Book입니다. 이번 인벤타리오 문구 페어를 통해 처음 선보였던 제품인데요. 더 페이퍼북은 한 권의 노트에 다양한 종이를 큐레이션하여 엮은 노트입니다. '쓰기'와 '그리기'에 적합한 종이를 선별해 만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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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이퍼북은 긴 시간과 정성을 쏟아 만든 노트입니다. 두성종이에서 제안한 샘플 종이를 전달 받은 후, 포인트오브뷰 김재원 디렉터와 팀원들은 연필, 볼펜, 겔펜, 만년필, 딥펜 그리고 색연필이나 수채 물감과 같은 그림 도구들로 테스트를 진행했어요. 한 장 한 장 종이를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포인트를 기록하고, 정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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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종이의 특성에 더해, 라이팅북에는 잘 어울리는 필기구와 만년필 사용 시의 필감, 건조 속도, 비침 정도 등을 함께 기록해 두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느낌은 개인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어요. 더 페이퍼북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내 취향에 꼭 맞는 종이와 필기구를 직접 찾아보는 것입니다. 저희의 추천은 어디까지나 가벼운 참고용으로 생각해 주세요. 익숙한 필기구는 물론, 다양한 펜이나 새로운 그림 도구들을 자유롭게 시도해 보며 나만의 조합을 찾아본다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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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팅북은 총 15종, 드로잉북은 12종의 종이로 구성되어 있어요. 노트 옆면에는 조금씩 다른 색을 띠고 있는 종이들이 보이죠. 가지각색 매력을 지닌 종이를 촉각, 시각, 청각을 활용해 다층적으로 감각해 보세요. 간단한 가이드와 함께 노트 속 종이 일부를 소개해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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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터를 확대하면, 종이의 질감을 더 자세히 확인해 보실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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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1
Alto Cream Max 알토크림맥스
61g/㎡
*벌키도가 높아 같은 평량의 종이보다 가볍고 도톰하며 보존성이 뛰어납니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촉촉한 감촉과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미색이 조화를 이루며, 필기할 때 차분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만년필과의 상성이 뛰어나며, 뒷면 비침이 적습니다.
*벌키도는 종이의 부피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같은 평량을 기준으로 두께 차이가 나는 종이들을 비교할 때 사용하는 개념으로, 두께(μm)÷평량(g/m²)으로측정합니다. 벌키도가 높은 종이는 더 두껍고 가볍기 때문에 책이나 노트 등의 내지로 사용 시 쪽수가 같아도 더 두껍고 가벼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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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4
Araveal 아라벨 화이트
105g/㎡
밝고 깨끗한 백색에 따뜻한 미색이 감도는 느낌의 색상과 표면의 은은한 입자가 도드라지는 러프한 질감을 지녔습니다. 필기할 때 펜촉이 가볍게 걸리는 저항감이 있어 손끝에 전해지는 감각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연필과 볼펜 사용 시 안정적인 표현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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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02 DS Prince 디에스 프린스
110g/㎡
섬세한 물결무늬와 뛰어난 발색력을 지녀 드로잉과 수채화 작업에 적합합니다. 연필과 색연필의 세밀한 표현을 돕고 마커와 펜 사용 시 깔끔한 채색이 가능합니다. 수채화 작업에서는 물감이 자연스럽게 퍼지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내구성이 높아 수분으로 인한 변형이 적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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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06
Bunpel 분펠 02 바크
111g/㎡
차분한 색상과 러프한 질감을 지녔습니다. 연필과 색연필 사용 시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며, 겔펜과 마커 사용 시 잉크가 부드럽게 흡수됩니다. 수채화 채색도 가능하지만 표면의 미세한 요철로 인해 번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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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타리오 문구 페어를 마치며
포인트오브뷰 팀 모두 오랜 시간 준비해 온 인벤타리오 문구 페어가 지난 4월 6일 마무리되었어요. 많은 문구인들을 부스에서 반갑게 만나 뵐 수 있어서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스탬프를 차례차례 찍으며 번지던 미소와 엽서를 소중히 챙겨 가시는 모습, 주제관 전시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보던 분들의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포인트오브뷰는 앞으로도 계속 창작의 도구를 통한 즐거움과 영감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노력을 기울일게요. 가까운 자리에서 곧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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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레터 팀에 도착한 편지
포포레터 구독자이신 위즈덤하우스 출판사 담당자분께서 포인트오브뷰로 따뜻한 손 편지와 함께 도서 『츠바키 문구점』, 『츠바키 연애편지』를 보내주셨어요. 마침 츠바키 문구점의 주인공 인물 이름도 '포포'여서 더 반가운 책이었답니다. 오늘도 어디선가 포포레터를 읽고 계실 님과 구독자 한 분 한 분을 상상해 봅니다. 이렇게 보내주신 다정한 편지도, 아래 우편함을 통해 적어주신 글들도 포포레터 팀 모두 늘 잘 읽고 있어요. 마음을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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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포레터 잘 받아보셨나요? 편지를 읽고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나 새롭게 든 생각이 있다면 답장을 써서 우편함에 넣어주세요.
모든 답장은 저희가 반가운 마음으로 꼼꼼하게 읽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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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of View
letter@pointofview.kr 18, Yeonmujang-gil, Seongdong-gu,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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