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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레터

vol.18 여행의 파편들

2025.07.18 08:38 · 원문 보기 ↗

최근 극장에서 영화 〈녹색광선〉을 봤어요. 계획이 틀어져 만족스럽지 못한 바캉스를 보내고 있는 주인공 델핀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인데요. 그녀의 여름휴가는 계속해서 원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끝끝내! 여기서부터는 비밀로 할게요. 저 역시 델핀처럼 여행만큼은 매번 완벽하길 기대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여행은 언제나 완벽하게 흘러가지 않죠. 길을 잘못 들거나 기차 시간을 놓치는 등 다양한 변수가 가득합니다. 그럼에도 여행이 좋은 이유는 그런 순간에서 뜻밖의 발견과 소중한 우연을 만나게 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조금씩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며, 이젠 어디든 떠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시간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님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기다리며 이 레터를 읽고 계실까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한번 떠나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어요. 오늘 저희의 레터가 작은 용기가 되길 바라며,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볼게요.



From Editor

 
창 밖의 장면들

여행지에서 걷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마주한 장면도 좋지만, 기차나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 바라본 풍경은 또 다른 방식으로 짙게 남는 것 같아요. 특히 기차의 창은 하나의 프레임이 되어 풍경을 가득 담아내죠. 마치 대사 없이 조용히 계속해서 상영되는 영화처럼요. 길게 줄지어 선 나무들, 느릿하게 흐르는 구름, 작은 역과 마을들을 스쳐 지나가며 그저 가만히 응시하는 시간. 그렇게 창 너머의 풍경을 보고 있으면, 자유라는 단어가 제 안에 머물다 가는 것 같습니다.

이번 레터를 준비하면서 님과 함께 잠시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기분을 나눠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같이 당장 떠날 수는 없으니 기차를 탄 채 어디론가 향하는 영화 속 인물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참,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광고 카피 시리즈도 전해드릴게요. 일본의 철도 회사 JR의 광고 캠페인인데요. 여행자의 시선과 마음을 이렇게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무심코 내려버린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까?"
"사람은 처음 혼자 했던 여행을 평생 잊지 않는다."
"자신의 방에서 인생이라는 것을 어떻게 떠올릴 수 있을까?"

님도 그런 순간이 있으셨나요? 아름답게 펼쳐진 풍경에 이끌려 목적지가 아닌 곳에서 내리거나, 가던 발걸음을 멈춘 적이요.
<Before Sunrise>, 1995
<Compartment No.6>, 2023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
<Full Moon in Paris>, 1984
<Lost in Translation>, 2003
<Our Little Sister>, 2015
여행의 순간이 떠오르는 음악들


온라인 AMD 희수

최근 친구와 함께 2박 3일간 강원도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노래 제목처럼 ‘서로에게 더 친절하자’는 마음으로 이 곡을 들었답니다. 친구와 여행을 하면 사소한 일에도 괜히 예민해져 다투게 될 때가 있잖아요. 이 노래는 그런 순간뿐 아니라, 사랑으로 가득 채우고 싶을 때 들어도 좋아요.

포토그래퍼 은정

저는 바다가 있는 여행지를 좋아해요. 이 노래는 바다, 섬, 수영, 파도 같은 단어들로 관계를 비유한 노래인데요. 눈앞에 바다를 두고 이 노래를 들으면, 더 깊은 상념에 잠겨요. 일상으로부터 거리를 두려고 떠난 여행에서 노랫말을 따라가다가 제 일상을 이루는 것들에 감사하게 됐어요.


브랜드 기획자 서연

몇 년 전, 영국으로 떠나던 날 불 꺼진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듣게 된 노래예요. 묵직한 비트로 시작되는 전주가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에 들뜬 내 마음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창밖을 내려다보며 해방감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긴장되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던 그 순간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인터넷이 되지 않는 기내에서 앨범 커버만 하염없이 들여다보던 시간까지도요!

B2B 매니저 진하

작년 여름에 친구들과 근처로 여행을 갔을 때 추천해 줬던 노래인데요. 여름이 담겨있는 창밖을 이 노래와 함께 바라보며 감상했어요.
노래를 듣는 동안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드는 편안함과 안정감에 참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넌 내 마음이었어' 라는 가사가 그 여름의 여행을 요약해 주는 것 같아 여름 필수곡이 되었답니다.
각자의 여행, 마주한 장면들

후지산 후모톳바라 캠핑장ㅣ브랜드 매니저 수빈

저는 캠핑을 좋아해서 종종 짐을 챙겨 떠나곤 합니다. 다녀온 캠핑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일본 시즈오카 후지산 캠핑이었어요. 한국에서부터 캠핑 장비와 용품을 하나하나 챙겨 떠났던 여정이었는데요. 도착했을 때 생각보다 날씨가 꽤 추웠지만, 텐트 안에서 바라본 후지산은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해가 질 무렵, 노을빛이 후지산을 천천히 붉게 물들이던 장면이 아름다워 기억에 많이 남아요. 
현덕사ㅣ브랜드 매니저 화영

강원도를 여행하던 중 문득 템플스테이가 떠올라 다녀오게 되었어요. 만월산 중턱에 자리한 현덕사는 처음부터 편안한 느낌이었고 스님과의 차담을 시작으로 단주 만들기, 예불, 마을길 포행까지 차분한 일정이었어요. 새벽 예불을 마친 뒤, 일출을 기다리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짙은 어둠을 지나 서서히 밝아오는 하늘을 보며, 힘든 시간도 결국은 끝이 나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그 덕분에 스스로를 조금 더 들여다보고,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블루도어북스콘텐츠 에디터 민정

가끔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당장 떠날 여유가 없을 때면 블루도어북스를 찾곤 해요. 처음 이곳의 문을 열었을 때, 세상과 단절된 또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예약제로 운영되는 서점에서는 2시간 동안 모든 책을 살펴볼 수 있어요. 블루도어북스만의 큐레이션과 이야기를 탐험하듯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됩니다. 저를 가장 먼 곳으로 데려다주는 책과 함께하는 짧고도 긴 여행을 다녀온 듯했죠.
여행자의 도구

TRAVELER'S COMPANY
Notebook Original Size
68,000

여행은 발견하게 합니다. 그리고 여행은 생각하게 만듭니다. 트래블러스컴퍼니는 사용할수록 그 멋이 더해지는 소가죽 소재의 커버와 필기감이 뛰어난 내지로 여행자를 위한 노트를 만들고 있어요. 더하여 여행의 순간을 수집할 수 있는 다양한 물건들을 함께 선보이고 있습니다.

NAHE
20,000

여행 중 자주 꺼내는 소지품을 간편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나헤(Nahe)의 트래블 오거나이저를 소개드려요. 카드, 여권, 티켓 등 중요한 물건은 내부에, 펜과 노트, 우표처럼 순간을 기록하는 도구는 외부 포켓에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어 효율적인 아이템입니다.
10,000

크기가 작아 명함 홀더, 지갑 등에 담아다닐 수 있는 미니모 볼펜을 소개해요. 세계에서 손꼽히도록 작은 크기의 펜으로 3.7mm의 슬림한 직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행 중에 급하게 메모할 일이 생기거나 기록이 필요할 때 언제든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POV ORIGINAL
MEMO PAD & PENCIL
S 4,000 / M 4,500 / Pencil Set 7,000

여행 중에 만난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 새롭게 알게된 단어, 그리고 감탄하며 본 장면들. 순간에 기록하지 않으면 금세 휘발버리게 되죠. 그때 꺼내 쓸 수 있는 포인트오브뷰의 메모 패드와 메모 연필 시리즈입니다. 7/18 정오부터 온라인숍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밑줄 긋는 감각을 위한 투명 책연필

출퇴근길 지하철과 버스에서 책을 읽는 분들이 부쩍 많아진 것 같다고 느껴요. 종이책의 물성을 아끼는 분들이 늘고 있어 괜히 반갑고 기쁜 마음이 듭니다. 그와 더불어 문구인 규림님(@kyurimkim)과 함께 만든 포인트오브뷰의 '책연필'에도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사용 후기를 살펴보다 보니, 투명색 책연필만 따로 모아 출시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마침 저희도 준비하고 있던 부분이라, 더욱 반가운 피드백이었죠. 그렇게 이번에 투명색 책연필만 모은 투명 에디션이 새롭게 출시되었습니다.
포인트오브뷰 스튜디오에서는

포인트오브뷰 오리지널 제품이 새로 나오는 시기가 되면,  스태프 모두 분주해집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투명색 책연필의 특징을 자세히 보여드리기 위해 릴스 촬영을 진행했어요. 레터에 소개드리면 좋을 것 같아 현장을 기록했습니다. 촬영이 진행된 포인트오브뷰 오피스 내 스튜디오도 살짝 소개해 보아요. 온라인숍에서 만나보는 제품 사진들이 대부분 이곳에서 촬영된답니다. 완성된 릴스는 포인트오브뷰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곧 만나요 !
포인트오브뷰 오리지널 연필 시리즈

문구 중의 문구를 꼽자면, 역시 연필이 아닐까요? 포인트오브뷰는 오랜 시간 오리지널 연필을 기획해 왔어요. 연필은 총 4가지 색상이고 4B, 2B, B 3가지 경도를 지녔어요. 짙은 흑심과 종이 위를 부드럽게 활주하듯 나아가는 필감이 기록하는 즐거움을 더해요.

이번 연필 시리즈는 김목요 작가님(@kimmokyo)과의 협업으로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플래그십 스토어와 더현대서울점에서는 연필을 미리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종종 포포레터 커버 작업 과정이나 레터 팀에 관한 질문을 받곤 해요.

그런 궁금증들을 모아 저희의 이야기를 전해보려 합니다.

포포레터 팀에게 궁금한 점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물론, 오늘 레터를 읽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언제든 좋고요!

우편함에 도착한 답장들

◌ 매달 오는 포포레터를 보면서 소소하게 쉼을 누리는 시간을 갖는 것 같아요. 일하고 퇴근하고 와서 집에서 볼 때도 있어서요. '커피는 단지 음료 그 이상이에요. 무언가가 일어나는 순간 같죠'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이 되네요. 내용 하나하나가 너무 좋아요! 소소하게 힐링 되는 것 같아서요.

◌ 각종 레터들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세상에서 마음 한편을 움직이는 정갈한 편지를 받는 느낌이 들어요. 감사합니다.

◌ 다채로운 소개, 풍성한 글과 음악이 어우러져 읽는 동안 아주 풍성했습니다.

◌ 창작은 뜨거운 것이라고 여겨지지만 오히려 차분해야지만 내 마음속의 목소리를 듣고 교감할 수 있지요. 포인트오브뷰는 그것을 정확히 알고 보여주는 것에 항상 감동받아요. 사이트부터 쇼룸, 포포가 전해 주는 뉴스레터까지도 너무 완벽합니다. 포인트오브뷰를 알고 나서 사고가 확장된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오래오래 함께해요. 항상 응원합니다. 아, 그리고 플레이리스트 너무 좋아요!

◌ 창작자들에게 책상은 도구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책상 앞에 앉는 순간 세상과는 단절되고 오롯이 고독을 마주하게 됩니다.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설레는 부담감을 가지고 블랙윙 연필을 들어요. 심호흡을 하고 예리한 연필을 종이에 긋는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만족감이 찾아옵니다. 그렇게 온전히 자유로운 순간을 만끽하죠.
Point of View
letter@pointofview.kr
18, Yeonmujang-gil, Seongdong-gu,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