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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 뇌과학 뉴스

말랑한 게 왜 이렇게 좋은 거야?

2026.08.20 22:00 · 원문 보기 ↗
#촉감소비 #말랑이 #뇌과학 #촉각 #스트레스 #fMRI #BrainHack
✉️ 에디터 레터
지난주에 제가 좋아하는 밴드의 마지막 콘서트에 다녀왔어요. 해체를 앞두고 열린 공연이라 그런지 평소와는 조금 다른 마음으로 무대를 보게 되더라고요. 좋아했던 노래들을 따라 부르면서도 한편으로는 '모든 일은 언젠가는 끝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언가를 잘 마무리하는 일도 시작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시작할 때는 어떤 모습이 될지 기대하며 힘차게 출발하지만 끝을 맞이할 때는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보고 무엇을 남길지 결정해야 하니까요.
🧠 오늘 목뇌뉴 미리보기
#1분뇌과학 음악, 자세, 익숙함
#촉감소비 왁뿌볼, 말랑이, 왜 손이 갈까?
#감각 뇌는 촉감을 어떻게 구별할까?
#BrainHack 복잡한 머릿속, 감각으로 리셋
#1분뇌과학
▪️음악 들으면, 뇌가 이야기를 만들어요
프린스턴대 연구팀은 음악이 상상이나 기억, 의미를 담당하는 뇌의 네트워크를 말로 된 이야기처럼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fMRI로 확인했어요. 낯선 연주곡을 들은 참가자 가운데 약 71%는 비슷한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해요.
▪️바른 자세가 기분도 바꿀 수 있어요
한 연구에서 연구진은 자세를 의식적으로 바꾸라고 지시하지 않고 책상과 태블릿 높이를 조절해 자연스럽게 바른 자세를 유도했어요. 그 결과 똑바로 앉은 참가자들은 더 높은 보상을 얻으면서도 도전적이되 신중한 판단을 했고, 자신에 대한 긍정적 감정인 자부심도 더 크게 느꼈어요.
▪️익숙한 선택, 더 좋아져요
어떤 선택을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숙한 선택을 또 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어요. 700명 넘게 참여한 실험에서, 단순히 같은 결정을 여러 번 내렸을 뿐인데도 사람들이 그 선택을 더 좋아하고, 더 낫다고 느끼는 경향이 나타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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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감소비
왁뿌볼, 말랑이, 슬랑이(?!) 사람들 왜 이렇게 좋아하는 거야?

왜 우리는 말랑한 것을 자꾸 만지게 될까요? 요즘 주변을 보면 이상하게 손으로 계속 만지고 싶은 물건들이 많아졌어요. 말랑이, 스퀴시 같은 장난감부터 왁뿌볼처럼 누르고 터뜨리는 촉감 제품까지요. 한 번 만지고 끝내는 게 아니라 계속 주무르고 누르게 되죠.

최근에는 이런 현상을 '촉감 소비'라는 관점에서도 바라봐요. 촉감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모양이 귀여워서가 아니라 손으로 만졌을 때의 느낌 자체에서 즐거움을 얻고, 스트레스나 긴장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편안한 촉감이 따로 있을까?

연구진은 건강한 여성 40명에게 부드러운 공, 중간 정도의 공, 딱딱한 공을 각각 쥐게 하고 fMRI로 뇌 활동을 측정했어요. 그 결과 예상대로 참가자들은 부드러운 공을 가장 편안하게 평가했고(6.7점), 딱딱한 공은 가장 불편하게 평가했어요(4.6점).

뇌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는데요. 부드러운 공을 쥐었을 때는 오른쪽 섬엽의 활동이 감소한 반면, 딱딱한 공에서는 섬엽과 시상, 편도체 등이 활성화됐어요. 섬엽은 신체에서 들어오는 감각을 정서적 경험과 통합하는 데 관여하는 영역인데요. 연구진은 이를 부드러운 촉감에서 불쾌한 감각을 처리하는 반응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해석했어요. 촉감의 차이가 우리가 느끼는 편안함뿐 아니라 뇌의 감각과 정서 처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거예요.

그냥 만지는 게 아니에요

여기에서 이 연구만의 흥미로운 포인트가 하나 있어요. 참가자들이 공을 그냥 손에 얹어둔 게 아니라, 직접 손으로 꼭 쥐었다는 점이에요. "조금 더 세게 눌러볼까?" 하면서 자극의 세기를 스스로 조절했고, 그 변화를 바로 손끝으로 느껴볼 수 있었어요. 내 행동 → 물체의 변화 → 손으로 돌아오는 감각, 이 짧은 피드백이 계속 이어지는 셈이죠.

특히 '말랑이'를 쥐는 행동에는 흥미로운 점이 숨어 있어요. 내가 원하는 대로 자극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변화를 바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죠. 갑자기 외부에서 주어지는 자극과는 달리, 내가 주도해서 시작하고 조절하다가 언제든 멈출 수 있다는 점도 큰 특징이에요. 이런 부분이 사람들이 촉감 제품을 계속해서 만지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이런 촉감 제품이 그 통제감을 잠시나마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통제감을 느끼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는 가정도 해볼 수 있겠죠. 물론 이 연구에서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입증된 건 아니지만, 부드러운 촉감이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고 내가 주도하는 촉각 경험이 감각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건 분명해요.

💬 에디터 한마디
최근 이런 제품을 모아둔 팝업에 다녀온 1인... 저는 수박 샤베트 슬랑이? 🍉 가 유독 느낌이 좋더라구요. 여러분의 원픽 슬랑이가 있나요?
연구 보러 가기 ✏️
#감각
우리 뇌는 촉감을 어떻게 구별할까?

뇌는 '말랑하다', '끈적하다' 같은 촉감의 미세한 차이를 어떻게 구별할까요? 2017년에 발표된 한 fMRI 연구가 이 질문을 직접 들여다봤어요.

이 연구가 주목한 건 '끈적함(stickiness)'이라는 촉감이었어요. 연구진은 서로 다른 정도의 끈적임을 가진 실리콘 자극을 참가자의 손가락에 제시하고, 실제로 끈적하다고 느껴지는 조건에서 어떤 뇌 영역이 활성화되는지 살펴봤어요.

끈적함이 확실하게 지각됐을 때는 반대쪽 일차체성감각피질(S1)과 같은 쪽 배외측 전전두피질(DLPFC)이 활성화됐어요. S1이 촉각 정보를 처리하는 영역이라면, 배외측 전전두피질까지 반응했다는 건 끈적함이라는 촉감이 단순히 손끝에서 감지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복잡한 뇌 처리와 함께 나타날 가능성을 보여줘요.

더 흥미로운 건 끈적임의 강도에 따라서도 뇌 반응이 달랐다는 것이에요. 기저핵, 시상, 섬엽, 측두피질 등의 일부 영역에서는 더 끈적하다고 느낄수록 뇌 반응도 커지는 양상이 나타났죠. 즉, 뇌는 촉감의 종류뿐 아니라 "얼마나 강하게 느껴지는지"까지 구별하고 있었던 거예요.

의외로 우리가 말랑이를 누르면서 느끼는 "말랑하다", "쫀득하다", "끈적하다" 같은 감각도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은 거예요. 뇌는 촉감의 여러 특성과 강도 차이를 처리하는데, 그 경험은 우리가 느끼는 편안함이나 불편함과도 연결될 수 있어요. 우리가 무심코 누르고 주무르는 작은 말랑이 하나에도 뇌는 이렇게 반응하고 있다는 거죠.
*참고: 이 연구는 최종적으로 9명이 fMRI 분석에 포함돼 규모가 작았어요.
연구 보러 가기 ✏️
#BrainHack
머릿속이 복잡할 땐? 현재를 온전히 느껴봐

스트레스를 풀려고 시끄럽고 자극적인 활동을 즐겼는데 오히려 끝나고 나면 더 지치고 헛헛했던 적 있으신가요? 뇌가 강한 인공 자극에 계속 노출되면 주의력을 조절하는 에너지가 바닥나고 잡생각을 띄우는 뇌 회로가 과하게 돌아가요. 도파민이 급격히 솟구쳤다 꺼지면서 뇌가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이죠.

HACK: 감각을 차분하게 되돌리는 2가지 루틴 | 더 강한 자극으로 덮기보다, 손끝의 감촉과 자연의 소리로 뇌의 집중력을 부드럽게 되살리는 방법이에요.

✍️ 손끝 감각에 오롯이 집중하기
필사나 드로잉처럼 손의 압력과 종이의 질감을 느끼는 활동을 딱 15분만 해보세요. 손을 정교하게 움직이면 감각 뇌가 활성화되면서 과열된 잡생각 회로를 잠재워요. 뇌의 초점이 '지금 손끝의 감촉'에 머물러 복잡한 머릿속이 빠르게 정리돼요.
🌿 자연의 소리와 풍경 눈에 담기
이어폰을 빼고 주변 공원을 걸으며 나뭇잎 흔들리는 모습, 흙냄새, 바람 소리를 가만히 느껴보세요. 자연의 부드러운 자극은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긴장을 풀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줘요. 지쳐 있던 전두엽이 부담을 내려놓으면서 소진된 집중력이 자연스레 채워져요.
목뇌뉴 | 일상 속 뇌과학
매주 목요일, 뇌과학 논문부터 심리학 연구까지, 편집장 준희가 직접 읽고 골라낸 이야기를 전해드려요. 어렵게 느껴지는 뇌과학을 "아, 그래서 내가 그랬구나" 하는 순간으로 만드는 게 목표예요. 뉴스레터를 읽다 보면 나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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