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치게 성공하라”
짜치다: ‘쪼들리다’의 경상지역 방언으로, 성과물 등이 삼류 또는 유치하다고 생각되는 경우
또는 수준이 떨어지거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등에 쓰임.
다소 가벼운 어감이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바를
정확하고 단순하게 축약한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사업에서는 남들이 삼류라고 여기는 일을 하거나 유치한 방법으로
일해야 실패해도 타격이 크지 않으며 보다 빠르게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것을 ‘짜침전술’이라 부르는데,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분명 이보다 고차원적인 전술이 필요할 테지만
'사업'이라는 분야에 갓 발을 들인 초보와 범재는
이 짜침전술을 사용해 안전하게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사업'이라는 분야를 특정한 이유는, 이 전술이 사업의 영역에서 특히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직원으로 있는 직장에서는 짜치게 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직원으로서 업무의 주제와 방법을 선택하기 어려울뿐더러,
직장에서 짜치게 일하다가는 동료들에게 무시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운영하며 자신이 대표가 되면 업무의 주제와 방법을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대표가 가장 무겁게 지기 때문에
짜침전술을 사용하다 실패하더라도 스스로 수습하고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짜침전술은 내가 직접 나의 일을 결정할 수 있고
실패에 대해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사업에 적합한 성공 공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역설적이게도 짜치게 일하면 실패할 확률이 낮아집니다.
특히 저는 사업 초보들에게 반드시 짜치는 시장에서 사업을 시작하라고 강조합니다.
초보가 겉멋에 취해 ‘있어 보이는’ 일을 하려다간,
뭔가를 해보기도 전에 크게 망할 확률이 높습니다.
내 눈에 좋아 보이는 일은 남들 눈에도 좋아 보이기 마련이고,
남들 눈에 좋아 보이는 일은 필연적으로 많은 공급과 치열한 경쟁이 수반됩니다.
그런 환경에서 평범한 초보가 끝까지 살아남는 경우는 매우 희박합니다.
🤠 그렇다면 사업에서 짜치는 일은 무엇이며, 짜치는 방법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수년간 활동한 결과,
‘브랜딩’처럼 있어 보이는 일은 최대한 지양합니다.
있어 보이는 것들을 지향하다 본질을 벗어나버리는,
겉멋을 위한 브랜딩이 많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년 전의 저는 지금과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저도 있어 보이는 일을 하고 싶었고, 체면을 중요시했습니다.
자아실현과 세속적인 성공을 동시에 쟁취하고 싶었고,
남들이 우러러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있었습니다.
그 생각은 저를 아둔하게 만들었고, 그릇된 욕망을 낳았습니다.
창업 초기 운 좋게 이룬 작은 성공으로 인해 오만해진 저는,
거액의 투자를 받고 수십 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유망한 청년사업가의 꿈을 꿨습니다.
그 꿈은 수준에 맞지 않는 과(過)채용을 하게 했고
결국,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한 회사는 창업 1년 만에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쓰디쓴 실패에도 욕망의 자아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또다시 멋진 브랜드의 CEO가 되겠다는 환상을 갖게 했습니다.
그 환상은 중국에서 10만 원에 수입할 수 있는 공산품을
국내 공장에서 수천만 원을 들여 제작하는 실수를 만들었습니다.
장사와 사업은 지속 가능한 생존 구조를 만드는 것이 본질인데,
저는 오로지 남들에게 박수받기 위한 나만의 예술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조금은 자리를 잡았다고 말할 수 있는 지금, 저는 돌을 팔고 있습니다.
애완동물처럼 돌을 기르는 ‘애완돌’ 혹은 ‘반려돌’ 말입니다.
‘어떤 미친 사람이 애완용으로 돌을 키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애완돌’과 ‘반려돌’이라는 키워드의 월 검색량은 약 3천 건에 육박하며(2025년 4월 기준)
제가 반려돌을 판매해서 얻은 순이익은 수천만 원에 달합니다.
남들이 유치하고 하찮은 것으로 취급하며 눈여겨보지 않는 시장을 선택한 결과,
있어 보이는 시장에서의 실패를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 ‘덕후들의 전성시대’라는 말을 아시나요?
덕후는 일본어 ‘오타쿠オタク’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오덕후’의 줄임말로,
특정 분야에만 깊은 관심이 있고 그 외 분야의 지식과 사교성은 결여된 인물을 지칭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어왔습니다.
그러나 현재에는, 특정 분야나 대상에 열중하여 해당 분야에 있어
전문가를 능가하는 지식을 보유한 마니아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짜치는 사람의 대명사로 사용되던 ‘덕후’라는 단어가
입덕, 덕업일치 등의 신조어를 파생시키는 현상을 보며
‘짜치다’라는 단어의 위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합니다.
입덕: 어떤 분야나 사람을 열성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함.
덕업일치: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음.
변화하는 세상에서, 짜치는 것은 제약이 아닙니다.
남들이 하찮게 생각하는 것에 몰입하는 현상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은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입니다.
저는 있어 보이려 할 때마다 최악의 위기를 겪었습니다.
여러 번 운 좋게 살아난 후에는 오직 ‘생존’만 생각하며
남들이 하지 않는 짜치는 일을 찾아다녔고, 그 덕에 지금껏 살아남았습니다.
이제, 저는 스스로의 욕망을 경계합니다.
자아실현에 대한 욕망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려 할 때면,
있어 보이는 것의 실제는 공허하고
짜쳐 보이는 것의 실제는 실속으로 가득하다는 깨달음을 상기하려 애씁니다.
사업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아실현은 나중으로 미루고 당장 짜치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겉멋을 버리고 실속을 챙긴 임영웅이 살아남았고 반려돌을 파는 제가 살아남았듯이 말입니다.
* 이 글은 『반드시 나의 삶을 살겠다: 필자생』의 일부를 발췌해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