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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레터

나 다시 돌아갈래~~그때가 그리운 분들에게

2026.09.14 06:00 · 원문 보기 ↗
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6.9.14 | 1070호 | 구독하기 | 지난호
만약 타임머신이 있다면, 여러분은 언제 어느 공간으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잠시 고민해 봤지만, 저의 원픽은 단연 90년대였습니다. 시험 걱정 없던 어린 시절이기도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스마트폰도, 무수한 알림음도 없던 어느 정도는(?) '완벽한 아날로그' 시대였으니까요.

2026년 현재. 텍스트 몇 줄로 이미지도, 코드도 뚝딱 만들어주는 AI 시대를 살다 보니, 가끔은 어떤 상호작용도 필요 없던 그 시절의 정적과 단순함이 사무치게 그리워집니다. (혹시 저만 그런가요...?)

마치 25년 전 영화 '박하사탕'에서 설경구 배우가 기찻길에 서서 외쳤던 그 한마디 기억나시죠? "나 다시 돌아갈래~!"가 절로 떠오르는 요즘!

그래서 이번 레터는 쉼 없이 돌아가는 기술의 톱니바퀴 속에서 내 마음의 무게를 가볍게 비워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AI 시대를 스마트하게, 그리고 유연하게 살아내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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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줄 요약
  1. AI 확산과 함께 일자리 불안(FOBO), 'AI 정신증', 뉴스 회피, 덤폰 회귀 같은 심리적 반작용이 데이터로 확인되는 '현상'이 됐습니다.
  2. 디지털 디톡스·정보 덜어내기가 우울·집중력 개선에 실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가 쌓이고 있어, 핵심은 완전 차단이 아니라 신뢰할 만한 정보를 골라 담는 '의도적 소비'입니다.
  3. AI 역시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가려 쓰느냐'가 관건이며, 워크슬롭·인지부채 같은 역효과를 피하려면 결국 AI에 맡길 건 맡기고 자기 도메인 전문성을 더 깊이 파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AI의 기술적 고도화 수준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어요. 앤트로픽의 제이콥 콕슨 연구원은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회사를 떠났죠. 영상은 최근 콕슨이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인터뷰입니다. <출처=CNN 공식 유튜브 채널>

지금, 우리 마음엔 '코드 블루'가 울린다

병원에서 '코드블루'는 심정지 환자가 생겼을 때 울리는 응급 신호입니다. 요즘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어딘가 그 경보음과 닮은 데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AI가 삶의 구석구석으로 밀려들면서, 막연한 불안과 공포가 데이터로 잡히는 '현상'이 됐거든요.

가장 두드러지는 건 일자리 불안입니다. 이름까지 붙었죠. 'FOBO'(Fear Of Becoming Obsolete·쓸모없어지는 것에 대한 공포). 미국 교육평가기관 ETS가 해리스폴에 의뢰해 성인 1만5357명을 조사했더니, 응답자의 58%가 "역량이 뒤처져 쓸모없어질까 두렵다"고 답했고, 이 수치는 기술직에서 74%, 금융직에서 73%까지 치솟았습니다. 퓨리서치센터의 최신 조사에선 미국인의 71%가 "AI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답해 1년 새 7%포인트 올랐고, "AI에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는 응답도 52%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경제지 포춘은 아예 "2026년, FOBO가 미국 직장의 대표적 심리 상태가 됐다"고 표현했죠.

이건 바다 건너 얘기만은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AI를 못 쓰면 도태된다'는 위기감이 뚜렷해요. 직장인 1000명을 조사한 '2026 대한민국 직장인 리포트'에서 사람들은 번역가·사무직·회계직을 'AI에 가장 먼저 밀려날 직군'으로 꼽았는데, 정작 위기감이 가장 큰 쪽은 AI를 제일 많이 쓰는 IT·개발직(70.1%)이었습니다. AI를 많이 쓰는 직종일 수록 더 불안한 심리를 갖고 있다는 역설이죠.

이건 막연한 불안만도 아닙니다. 한국은행이 올해 8월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최근 4년간 줄어든 청년(15~29세) 일자리 28만5000개 가운데 94%가 'AI 고노출 업종'에 몰렸습니다. 내 일이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막연함이 여기서도 똑같이 번지는 셈입니다.

경보음이 가장 날카롭게 울리는 곳은 정신건강 현장입니다. 챗봇에 지나치게 기대다 망상이 오히려 강화되는, 이른바 'AI 정신증' 사례가 임상에서 보고되기 시작했어요. UC샌프란시스코의 정신과 전문의 키스 사카타는 이런 환자 12명을 입원 치료했다고 밝혔고, 오픈AI 스스로도 "매주 이용자의 약 0.07%가 정신건강 위기 신호를, 0.15%가 자살 관련 징후를 보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수억 명이 쓰는 서비스임을 감안하면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죠. 급기야 정신의학 전문지 '사이키애트릭 타임스'는 진료 문진에 흡연·음주처럼 'AI 사용 여부'를 넣으라고 권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불안은 '반작용'으로도 터져 나옵니다. 대표적인 게 'AI 대신 내 손으로'를 외치는 아날로그 회귀예요. 그 상징이 바로 '덤폰'(스마트 기능을 뺀 기본폰)의 부활입니다. CNN은 AI 기기와 챗봇에 둘러싸인 일상에 지쳐, 손으로 만들고 발로 뛰는 '아날로그 라이프'로 돌아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어요. CNBC 기자 두 명은 나흘간 스마트폰을 숨기고 플립폰만 쓰는 '디지털 디톡스'를 직접 실험하기도 했고요. Z세대가 특히 앞장서는데, '30일 덤폰 챌린지'가 유행하고 관련 커뮤니티(레딧)엔 주간 18만5000명이 몰릴 정도입니다. 기술은 빨라지는데 대중의 피로감·거부감은 오히려 커진다는 진단까지 나오죠.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향수가 저만의 감상은 아니었던 셈이네요.)
최근 스마트폰 대신 플립폰을 사용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고 하죠. 왜 Z세대들은 불편한 것을 다시 선택하고 있을까요? 관련하여 재미있게 읽었던 체험 기사 공유드려요. 사진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어집니다. <캡처=CNBC>

가끔은 덜어내는 것도 방법
건강한 음식을 먹듯, 정보도 가려 보세요

그런데 이 덤폰과 디지털 디톡스, 정말 그냥 감성적 유행일까요? 최근 연구들을 보면 꽤 단단한 '효과'가 뒷받침됩니다. 화면을 덜어내는 게 실제로 마음을 가볍게 한다는 거예요.


또 다른 무작위 대조 실험에서도 하루 스마트폰 사용을 3주간 2시간 이하로 줄이자 우울, 스트레스, 수면, 웰빙이 고루 개선됐고, 연구진은 "단순한 상관이 아니라 인과에 가깝다"고 봤습니다. 덤폰이 감성팔이가 아니라 '처방'에 가깝다는 얘기죠.

그렇다고 덤폰이 정답이라는 얘긴 아니겠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건 '기기'가 아니라 '정보'를 덜어내라는 겁니다. 그럼 대체 뭘 덜어내야 할까요? 2026년의 정보 과부하는 예전과 결이 좀 다릅니다. AI가 그럴듯하게 쏟아내는 저품질 콘텐츠, 이른바 'AI 슬롭'까지 얹혔거든요.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2026년 보고서(48개국 약 10만 명)를 보면, 딥페이크·AI 슬롭 같은 가짜·저품질 정보에 대한 걱정이 여러 나라에서 75%를 넘었고, 뉴스 신뢰도는 37%로 역대 최저를 찍었습니다. 진짜와 가짜, 알맹이와 껍데기를 가려내는 피로가 그만큼 커진 거예요.

그러다 보니 아예 뉴스를 등지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전 세계 42%가 "가끔·자주 뉴스를 피한다"고 답해 역대 최고치였죠. (기자가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습니다만.) 하지만 핵심은 '뉴스를 보지 말라'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입니다. 전문가들은 완전 차단보다 정해진 시간에, 신뢰할 만한 매체로만 접하는 '의도적 소비'를 권해요. 쏟아지는 슬롭을 무한정 흘려보내는 대신 양질의 정보를 골라 담는 것! 그게 진짜 '덜어내기'의 기술입니다.
여러분은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나요? 점점 더 우리 생활 곳곳에 들어오고 있는 이 존재에 대해 우린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출처=미드저니 생성 이미지>

끌려갈 것인가, 이끌고 갈 것인가

덜어내는 것 만큼 중요한 게, 손에 남겨둔 도구를 '잘' 쓰는 일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AI를 위협이 아니라 도구로 보라, 써보면 덜 무섭다"가 정석 조언이었죠. 그런데 2026년 9월 지금은 그 말이 좀 낡았습니다. AI로 생산성이 오른다는 건 이제 상식이고, 오히려 '너무 많이·아무렇게나 써서' 역효과가 나는 사례가 쏟아지거든요. 화두가 '쓰느냐'에서 '어떻게 가려 쓰느냐'로 넘어간 겁니다.

대표적인 게 '워크슬롭'입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알맹이는 없는 AI 생성물을 뜻합니다. AI로 만든 결과물을 받은 사람이 결국 다시 손봐야 하니, 일이 아래로 떠넘겨지는 구조죠. 작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조사를 보면, 직장인의 약 40%가 최근 한 달 새 이런 워크슬롭을 받았고 한 건당 평균 두 시간가량을 재작업에 썼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기사가 인용한 MIT 미디어랩 조사에선 기업 AI 도입 프로젝트의 95%가 이렇다 할 성과(ROI)를 못 냈다는 결과도 나왔고요. 이러한 기류는 올해 더욱 두드러진 모양새고요.

더 근본적인 문제도 보입니다. UC버클리 하스경영대학원 연구팀이 미국 한 테크기업 직원 200명을 8개월 관찰했더니, AI는 일을 줄여주기는커녕 강도를 높였습니다. 더 빨리, 더 넓은 범위로, 더 오래...그것도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요. 연구팀은 이를 '지속 불가능한 강도'라 표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대 강단에 선 정재헌 SKT 대표가 했던 발언이 떠오르는데요. 사람들은 AI를 도입하면 생산성이 곧바로 오를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에선 오히려 먼저 떨어질 수 있다는 것. 기존에 사람이 하던, 익숙한 업무를 AI 중심으로 전환하려면 흩어진 데이터를 AI가 읽을 수 있게 만들고, 관련 도구를 개발하며 완성도를 높인 다음 다시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정 대표는 이 과정을 '불편함의 골짜기'라고 표현하면서 이를 넘어 변곡점을 지나면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AX(AI 전환)의 'J-커브'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어요. 정 대표는 "불편함의 골짜기를 견뎌야 AI 혁신의 과실을 얻을 수 있다"면서 SKT 역시 이러한 과정을 지나고 있다고 말했죠. (관심 있으신 분은 이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뇌에 대한 경고도 있어요. MIT 미디어랩 연구팀이 참가자 54명이 에세이를 쓰는 동안 뇌파를 측정했더니, 처음부터 AI에 의존한 그룹은 뇌 연결성과 기억, '내가 썼다'는 주인의식이 모두 낮았고 이 상태가 AI를 뗀 뒤에도 이어졌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인지부채'라고 했어요. 즉, 지금 편하려고 내 사고력을 미래에서 빌려 쓰는 상황이라고 불렀죠. 흥미로운 건, 스스로 충분히 고민한 뒤에 AI를 붙인 그룹은 오히려 사고가 더 활발했다는 점입니다. 쓰느냐 마느냐보다 '순서'가 관건이라는 거예요.

이런 우려는 올해 들어 여러 기관이 뒷받침합니다. 미국심리학회(APA)는 잦은 AI 사용이 '인지적 위임'(생각을 기계에 넘기는 것)을 거쳐 비판적 사고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정리했고, 국제 AI 안전보고서(2026)는 AI 진단 보조를 3개월 쓴 의료진이 'AI 없이 종양을 찾아내는 능력'이 6% 떨어졌다는 연구를 인용했습니다. 그래서 AI 역시 정보를 접하는 자세와 마찬가지로 '더 많이'가 아니라 '가려 쓰기'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 조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에 투자해야 할까요? 힌트를 저는 최근 인터뷰에서 얻었습니다.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의 최기영 한국대표는 AI 전환의 성공은 어떤 모델을 고르느냐보다, 목표가 얼마나 뚜렷한지와 자기 분야(도메인) 전문성이 얼마나 깊은지에 달렸다고 했는데요. 근거로 든 사례가 인상적입니다. 앤트로픽이 연 글로벌 해커톤에서 1·2등을 차지한 건 개발자가 아니라 변호사와 의사였다고 해요. 그는 "개발 지식은 클로드 같은 AI가 대신해 줄 수 있으니, 자기 분야를 깊이 아는 비(非)개발자도 충분히 성과를 낸다"고 설명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위안이 되는 대목이죠. '코딩을 못 해서', 'AI를 직접 만들지 못해서' 뒤처질까 불안하다면, 정작 지켜야 할 무기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내 분야를 깊이 아는 힘'이라는 뜻이니까요. AI 시대를 살아내는 법은 결국, AI가 잘하는 건 맡기고 내가 잘하는 걸 더 깊이 파는 것 아닐까요?)
지난주 세계지식포럼 연사로 선 김영기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우먼리더스포럼'에서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AI 시대 우리가 가져야할 인간 리더십을 조망하고 있어요. <사진=고민서 기자>

AI가 바꾸는 시대, 그래도 '사람'을 이끄는 법

마음을 다스렸다면, 이제 시선을 조금 밖으로 옮겨볼게요. AI가 일하는 방식을 통째로 흔드는 시대엔 '어떻게 버티나'만큼 '어떻게 이끄나'도 큰 질문이 됩니다. 그래서 마지막은, 불확실성의 최전선을 오래 걸어온 한 리더의 이야기로 맺을게요.

입자물리학계에서 '충돌의 여왕'으로 불리는 김영기 시카고대 마이켈슨 물리학 석좌교수입니다. 20여 개국 600여 명이 참여한 공동연구단 CDF의 첫 여성·아시아계 리더,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 첫 여성 리더, 2024년엔 회원 5만여 명의 세계 최대 물리학 단체인 미국물리학회(APS) 회장(첫 한국인)까지. 가는 곳마다 '최초'를 달았던 인물이죠. 지난 9일 세계지식포럼 '우먼리더스포럼' 기조강연에서 그가 건넨 조언을 문답으로 추려봤습니다.

Q. 좋은 리더의 첫 번째 조건을 꼽는다면?
A. '팀을 키우는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혼자 빛나기보다 조직 전체가 잘 돌아가게 만드는 사람이 리더라는 거죠. 김 교수는 "한 사람이 모든 일을 다 하고 모든 장점을 가질 수는 없다"고 말하면서, 자기 약점을 잘 아는 사람이 그 약점을 메워줄 이들로 곁을 채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어요.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결국 사람'이라는 말도 덧붙였고요.

Q. AI가 웬만한 일은 다 하는 시대인데, 그래도 '사람'이 먼저인가요?
A. 그렇게 읽혔습니다. 젊은 세대에게 기회를 주고, 믿고 책임을 맡겨 성장할 시간을 줘야 조직이 이어진다는 게 그의 지론이에요. 후배를 키울 땐 조언에 그치지 않고 직접 무대에 세워 밀어주는 '후원자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런 선순환을 "리더십이 리더십을 만든다"고 표현했어요.

Q. 근면·겸손 같은 강점이 리더 자리에선 되레 약점이 된다고요?
A. 성실히 시키는 일을 해내는 태도가 '지시를 기다리는 수동성'으로, 겸손함이 '존재감 부족'으로 읽힐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렇다고 강점을 억지로 버릴 필요는 없다는 게 결론이에요. 그대로 살리면서 조금씩 보태 가면 된다고요. '겸손하되 자신감 있게, 협력하면서도 결단력을 갖추라'는 조언이 오래 남았습니다.

Q. 그래서,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까요?
A. 정답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따라야 할 정답 같은 리더상은 없다"면서, 남을 흉내 내기보다 자기에게 맞는 리더십을 찾으라고 했어요. 그는 "리더가 되려고 굳이 다른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죠. 그가 그린 리더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한마디 한마디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사람.

Q. AI 시대에 특히 새겨둘 한마디가 있다면?
A. 다양성입니다. 그는 다양성을 '지적 자산'이라 부르며, 서로 다른 배경이 모일수록 더 나은 질문과 답이 나온다고 했어요.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 1000명이 모여도 새로운 답은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 핵심입니다. 비슷한 데이터로 비슷한 답을 내놓기 쉬운 AI 시대일수록, 서로 다른 시선이 만드는 '예상 밖의 해법'이 더 귀해진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 제목을 누르면 상세 내용으로 연결됩니다.

번아웃이 온 당신에게...디지털 시대의 '지루함 사용법'

우리는 지루함을 피하려고 더 빠르고 강한 자극을 찾는 ‘관심 경제'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습관은 도파민 균형을 흔들고, 뇌의 '창의성 엔진'을 약화시킵니다. 전문가들은 일부러 멍 때리는 시간과 '지루함을 견디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때로는 낭만과 서사가 전부이기도 합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인기를 얻고있는 리센느는 멤버들의 서사를 발견해낸 훌륭한 기획자의 역할이컸습니다. 뉴욕 닉스의 우승을 이끈 제일런 브런슨은 언더독이면서 사람들의 낭만을 자극하는 스타 농구선수입니다. 무의미해보였던 노력과 실패가 훗날 성공으로 이어진다면, 우리는 그것도 낭만이었다고 부를 수 있습니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세계에서 낭만은 팬을 만들고 성공을 가져오는 비결이 될 수도 있습니다.


너무 심각하게 살지 않는 것도 용기입니다.

낙관적 허무주의란 삶에 정해진 의미는 없지만, 그렇기에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갈 자유가 있다는 관점입니다. 이 관점은 의미에 대한 강박과 타인과의 비교, 번아웃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만, 자칫 현실 회피의 핑계가 될 위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해진 정답을 좇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내가 무엇에 의미를 부여할지에 충실하며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인사말
사실 이번 레터는 저를 위한 처방전이기도 합니다. 매일같이 변화무쌍한 테크 업계를 취재하다 보면 저 역시 흔들리거든요. 이 시대에 어떻게 '의미'를 붙잡고 살아야 할지, 자녀 세대에겐 무엇을 준비해줘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 이름이 '고민'서인지도 모르겠어요. …아재 개그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그렇게 헤매다 마음에 남은 처방이 하나 있어요. '통제할 수 없는 불확실성'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훈련, 수용전념치료(ACT)입니다.

요령은 의외로 단순해요. 던지는 질문을 바꾸는 겁니다. "어떻게 하면 절대 대체 불가능해질까?"라는 불안을 키우는 질문 대신 "이 변하는 판에서 나는 어떤 전문가가 되고 싶은가?"라는 가치를 향한 질문으로요. 앞의 질문은 끝나지 않는 방어전이지만, 뒤의 질문은 내가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니까요.

제법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감기가 유행한다고 해요. 다들 건강 유의하시고, 저는 다음 레터로 찾아뵙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장에서
고민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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