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지난 주 뉴스 하나가 테크 업계 전체를 놀라게 했습니다. 바로 구글 임원들의 이동 소식이었습니다. 구글 뿐 아니라 전체 테크업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갖고있던 두 사람. 제프 딘 구글 최고 과학자와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딥마인드 최고 경영자가 구글을 떠난다는 소식이었죠. 제프 딘은 약 27년간 일한 구글을 떠나 스타트업을 설립했고, 데미스 하사비스는 CEO에서 회장으로 물러나면서, 자신이 설립한 의학 스타트업 아이소모픽 랩스의 대표역할에 전념하기로 했어요. 오늘은 미라클레터에서도 많이 다뤘던 테크 시대의 전설들의 퇴장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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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초기 주요 서비스를 개발하고, 구글의 AI를 이끌었던 제프딘이 27년만에 회사를 떠나 스타트업 디스커버리 루프를 설립합니다.
- 구글과 독립적으로 런던에 기반을 두고 AI를 연구했던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도 구글을 떠납니다. 그 역시 자신이 설립한 신약 개발 스타트업 아이소모픽 랩스에 집중합니다.
- 오픈AI의 등장으로 제프딘이 이끌던 구글 브레인과 하사비스가 이끌던 구글 딥마인드가 합쳐졌고, 두 사람이 구글을 떠나는 것은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업자가 AI 개발의 전권을 쥐는 것과 함께 이뤄졌습니다.
- 구글의 LLM 개발 속도가 핵심 인재들의 이탈과 함께 주춤합니다. 과연 구글은 제미나이 4.0으로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을까요. 어쩌면 구글은 경쟁의 판이 달라지고 있음을 알고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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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딘 전 구글 과학자 <삼성전자>
전설을 넘어
밈이 된 엔지니어
엔지니어는 과학과 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가 해결한 문제의 크기와 파급력이 그의 업적을 보여줍니다. 구글의 최고 과학자 제프 딘은 그 업적이 전설을 넘어 ‘밈’의 수준에 오른 사람입니다.
1968년생인 제프 딘은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나 여러 지역을 옮겨다녔지만 학창시절은 미네소타주의 미네아폴리스에서 자랐습니다. 미네소타대학교에 입학해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역시 컴퓨터공학으로 유명한 워싱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DEC라는 유명한 컴퓨터회사에 입사합니다. 이 회사의 실리콘밸리 연구소가 팔로알토에 있었는데, 여기서 운명의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연구자 산제이 게마왓을 만납니다. 컴팩이 DEC를 인수하면서 제프 딘은 연구소를 떠나 스탠퍼드 대학교 컴퓨터 공학 박사들이 1998년에 막 설립한 스타트업에 1999년 합류하게됩니다. 30번째 직원이었으니 극초기 직원이었죠. 이 회사가 구글입니다. 산제이 게마왓도 구글에 합류하게 되고 이 두 사람은 초기 구글의 중요한 기술들을 개발합니다. Map Reduce, Big Table, Spanner 등이 대표적이라고해요.
제프 딘에 대한 소개는 2022년 미라클레터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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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대해 조언하던 그가 스타트업을 설립했습니다. <와이 콤비네이터>
구글의 AI 연구도 이끌었던 제프 딘
구글 내에서 제프 딘의 개발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전설처럼 전해졌고, 이는 개발자 커뮤니티 전반에도 퍼졌습니다. 이는 점차 제프 딘의 능력을 과장되기 얘기하는 ‘제프 딘 밈’이 되었고, 깃헙에는 이것만을 모아놓은 레포가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 입니다.
- 제프 딘의 비밀번호는 파이(π)의 마지막 네 자리 숫자다.
- 제프 딘이 거미를 물었는데, 그 거미는 초능력과 C++ 코드를 읽을 수 있께 됐다.
- 제프 딘의 이력서에는 그가 하지 않은 일들이 나열되어 있다. 그것이 더 짧기 때문이다.
- 제프 딘의 키보드에는 Ctrl 키가 없다. 제프 딘이 모든 것을 컨트롤하기 때문이다.
제프 딘의 또다른 업적 중에 하나는 구글의 인공지능(AI) 개발을 이끌었다는 것입니다. 제프 딘은 학부 졸업논문에서 뉴럴 네트워크(신경망)를 다뤘을 정도로 AI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요. 2011년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와 함께 구글 브레인이라는 머신러닝 연구조직을 꾸렸습니다. 2013년 구글이 제프리 힌튼 교수를 비롯한 알렉스넷 팀을 인수하면서 일야 수츠케버 등 우수한 연구자들이 구글 브레인에 합류했습니다.
구글 브레인은 딥러닝을 기반으로 구글 서비스에 적용되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는데요. 구글 번역이 가장 널리 쓰인 기술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구글 브레인의 가장 큰 업적은 지금의 LLM을 만든 트랜스포머 아키텍처가 담긴 논문 ‘All You Need is Attention’이 었습니다. 구글 브레인에 소속된 연구자들의 주도로 이 논문이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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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스 하사비스는 끝까지 런던에서 떠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알파고의 아버지
드디어 구글을 떠나
구글에는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구글 브레인과 다른 완전히 개별적인 AI 연구조직이 있었는데요. 바로 구글 딥마인드입니다. 우리에게는 이세돌 기사와 바둑을 둔 AI ‘알파고’를 만든 회사로 기억됩니다.
구글 딥마인드는 2010년 데미스 하사비스, 셰인 레그, 무스타파 술레이만 세 사람에 의해서 설립되었는데요. 실리콘 밸리가 아니라 영국 런던에 설립되었습니다. 딥마인드의 목표는 처음부터 범용의 AI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시작부터 큰 야망을 세운 것인데요. 초기 투자자 중에는 일론 머스크와 피터 틸도 있었습니다.
딥마인드는 회사의 가능성을 알아본 구글에 의해서 2014년에 인수됐지만 인수 조건중에 하나는 기존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구글 브레인과는 별도의 연구조직으로 유지됐고, 당연히 본사도 영국 런던에서 옮겨오지 않았죠.
구글에 인수된 후 딥마인드가 내놓은 대표적인 성과가 알파고였습니다. 딥러닝을 통해서 AI가 인간과 바둑 대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데미스 하사비스는 단백질 연구에서 AI를 사용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았는데요. 이는 알파폴드 개발로 이어져 이 덕분에 데미스 하사비스는 노벨 화학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AI 연구자가 노벨 화학상을 받은 것입니다.
이렇게 별도로 나눠져있는 두 조직은 논란이 될 수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협력하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각자의 연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 나온 오픈AI의 GPT-3에 대응하는 LLM을 구글은 2022년 내놓았는데, 바로 람다(LaMDA)가 두 조직의 협력의 결과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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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 3.5를 개발한 사람 네 사람중 세사람이 구글을 떠났습니다.
위기에 몰린 구글, 딥마인드와 브레인을 합치다
하지만 2022년11월 챗GPT의 큰 성공은 구글 브레인과 딥마인드 양쪽을 흔들어놓았습니다. 구글이 사실상 연구를 이끌었던 AI에서 스타트업 오픈AI가 앞서 있다는 것이 드러났고, 연구개발에서 큰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에 복귀해서 AI 개발에 참여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결국 2023년 구글은 조직 개편을 통해서 실리콘 밸리에 있는 구글 브레인과 영국에 있는 딥마인드를 ‘구글 딥마인드’로 완전히 합쳤고, CEO를 데미스 하사비스에게 맡겼습니다. 그동안 구글AI를 이끌던 제프 딘은 최고 과학자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하나가 된 구글 딥마인드는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부어서 큰 성과를 냈는데요. 1년만에 제미나이라는 LLM을 출시했고 오픈AI를 따라잡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최고의 인재와의 인프라, 막대막 현금과 데이터를 가진 구글이 처음부터 유리한 게임이었습니다.
구글은 2024년 8월 트랜스포머 논문을 쓴 노암 샤지어를 다시 영입했고, 제프 딘, 오리올 비냘스와 함께 제미나이 프로젝트의 공동 책임자를 맡겼습니다.
2025년은 오픈AI를 앞서고 있다는 구글의 자신감이 보이던 시기였고 이는 2026년 까지도 계속됐습니다. 구글은 몇년 만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총을 앞섰고, 한때는 애플을 제치고 전세계 기업 시총 2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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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 연례행사인 I/O에 직접 참석했습니다.
구글의 힘의 균형은 런던에서 마운틴뷰로
그런데 올해 하반기부터 구글의 제미나이 개발 속도가 예전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합류한지 2년도 안된 노암 샤지어가 지난 6월 오픈AI로 합류한다는 뉴스가 나왔을 부터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중 8월 데미스 하사비스와 제프 딘이 모두 구글을 떠난다는 소식이 나온 것 입니다. 데미스 하사비스의 경우 알파벳의 최고 과학자로는 남지만, 사실상 현장을 떠나는 것입니다.
동시에 AI 연구조직인 구글 딥마인드의 힘의 균형도 달라집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의 AI 개발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데미스 하사비스의 역할을 물려받게된 코레이 카부쿠오글루는 이미 구글본사가 있는 마운틴뷰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일부 외신들은 구글의 보수화를 말하기도 합니다. AI에 대한 규제에 적극적이고 안전에 신경을 썼던 제프 딘과 데미스 하사비스가 모두 떠났기 때문에 앞으로 구글이 더 상업화에 적극적이게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과거 구글이 사회적인 시선을 신경쓰느라 적극적인 AI 개발을 하지 못했고, 이것이 오픈AI에게 따라잡히게된 이유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것도 설득력있는 설명입니다.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과거보다 보수화되고, 미국 사회 전반에서 중국과 AI 경쟁에서 승리해야한다는 믿음이 번지는 것도 이번 구글의 변화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한가지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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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람의 구글 스콜라 인용횟수를 합하면 150만정도가 됩니다. <디스커버리 루프>
구글의 4대 천황이 강호를 떠나다
제프 딘이 퇴사해서 창업한 디스커버리 루프는 어떤 회사일까요? 일단 초기 4인의 공동창업자의 면모가 대단합니다. 제프 딘의 영혼의 단짝인 산제이 게마왓, 초기 구글 브레인 멤버로 전설적인 AI 연구자 중 하나인 쿠옥 V.레, 제미나이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오리올 비냘스까지 입니다. 산제이 게마왓을 제외한 세사람의 경우 구글 스콜라의 인용 점수가 각자 40만회가 넘습니다. 각각 다른 분야에서 엄청난 업적을 남긴 구글의 베테랑 엔지니어/연구자들이 모여서 스타트업을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구글이 투자를 했고, 실리콘밸리의 유명 VC인 코슬라벤처스가 초기 투자자로 합류했습니다.
이름 그대로 디스커버리는 AI 루프를 사용해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AI에이전트가 발전하면서 우리는 AI에게 무한 루프작업을 시킬 수 있습니다. 사람이라면 평생 걸리는 일을 AI라면 며칠만에 몇달만에 해낼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세계를 바꿀 과학적 발견이나, 새로운 의학이 발견될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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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실리콘밸리의 AI 개발 경쟁은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LLM의 성능 자체는 고만고만해졌고, 이제는 어느 회사의 LLM으로 만든 AI 에이전트가 더 성능이 좋고, 가격이 저렴한지가 중요해졌습니다.
앤트로픽의 코딩 에이전트가 성공을 거두면서 ‘AI 기반 코딩’이 보편화되고 있고, AI 사용량 자체가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발비용과 가격 차원에서 미국의 AI 모델들이 중국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AI 모델을 만들어도 중국 기업들이 순식간에 베껴가고, 그들의 엔지니어와 인프라로 훨씬 저렴하게 토큰을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싸게 AI를 많은 고객들에게 서비스하려면 AI 데이터센터를 많이 지어야하는데,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반대여론이 높아지면서 건설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인프라 측면에서 유리한 중국과 경쟁에서 미국의 AI가 불리한 상황입니다.
구글의 입장은 오픈AI나 앤트로픽과 다릅니다. 말그대로 풀스택을 갖춘 구글은 LLM을 만들면서,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것이 탑재될 스마트폰 생태계와 이것이 적용될 검색/영상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더이상 최고성능의 SOTA(State of the Art) 모델을 구글이 만들 필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인프라를 깔고 이를 적용할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구글의 미래에 더 중요할지 모르죠. 구글이 처음으로 유상증자를 하고, 버크셔해서웨이의 투자를 받는 등 엄청난 변화를 하고 있는 것은 핵심 엔지니어들의 이탈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프 딘은 이번주 초 부터 한국에 있었습니다. KDD라는 학회가 제주에서 열리면서 제주도를 방문했고, 어제는 서울의 AI 허브에서 강연을 했습니다. 비공개라서 저는 가볼 수가 없었습니다. 갈 수 있었다면, 그에게 구글을 포함해 AI 발전이 어디로 묻고 싶었습니다. 제프 딘이라면 틀림없이 모든 걸 알고 있을테니까요.
당신의 멋진 미래를 위해
이덕주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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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퇴계로 190 매경미디어센터
매경미디어그룹
miraklelab@mk.co.kr 02-2000-2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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