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팀원 한 명도 없이 8개월 만에 연간 반복 매출(ARR) 134억 원을 달성하고, 기업 가치 3,373억 원을 인정받은 스타트업이 등장했다면 믿기시나요? 바로 주인공은 폴시아(Polsia)를 창업한 벤 세라입니다.
하지만 오늘 레터에서는 벤 세라의 창업 경험담보다는, 폴시아가 어떻게 1인 스타트업으로 이런 결과를 만들 수 있었는지 그 근간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폴시아가 히트를 친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그 기반이 되는 '루프 엔지니어링'은 무엇인지, 그리고 오픈AI가 내놓은 GPT-6가 이 흐름을 어떻게 가속할 것인지까지 짧고 굵게 짚어 드리겠습니다.
P.S 오늘 레터는 SOVAC가 후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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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란 (1) 목표 설정 → (2) 행동 → (3) 결과 검증 (조건 충족시 중단 / 미달시 재가동)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순환 체계다. (이미지는 AI로 제작)
🟥챕터.1
뜨는 루프 엔지니어링
프롬프트는 끝이 났나?
AI를 잘 다룬다는 건 무얼 뜻할까요? 수많은 방법 중 하나는 ‘프롬프트’를 잘 입력하는 것입니다. 대화창에 정교한 질문을 던져, 정확한 답변을 끌어내는 방식입니다. 2022년 말 GPT-3.5가 나온 이후 프롬프트 역량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서서히 AI 에이전트 시대가 오면서, 다른 방식이 접목되고 있습니다.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AI를 다루는 네 가지 기법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AI한테 "너는 10년 차 기자야"와 같이 페르소나를 주고, 어조를 설정해 원하는 문체를 얻어내는 기술입니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배경과 자료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즉 사내 문서나 회의록 등을 함께 제공해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죠.
☑️하네스 엔지니어링: 코드형 AI가 뜨면서 새로 부상한 기법입니다. AI가 움직일 환경을 설정하고, 권한과 범위를 지정해 효율을 끌어올립니다. (복습이 필요하면 지난 레터를 참조!)
☑️그리고 최근 뜨고 있는 것이 ‘루프 엔지니어링’입니다. 얼마 전 클로드 코드를 만든 앤트로픽의 책임자 보리스 체르니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제 일일이 프롬프트를 쓰지 않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루프(Loop)를 짜는 것이죠.” (체르니 강연 유튜브 참조하세요)
루프란 알아서 도는 것
체르니가 말한 루프란 도대체 뭐고, 이를 활용한 루프 엔지니어링이란 또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정의하면 “내가 직접 시키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돌아가게 만드는 기술” 정도가 될 것 같아요. 오픈클로를 만든 피터 스타인베르거는 "에이전트에게 사람이 직접 프롬프트를 던지지 말고, 에이전트에게 프롬프트를 자동으로 던지는 루프 구조를 설계하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루프에 대해 비유를 해보면 이렇습니다. 신입 사원이 처음 입사한 날을 상상해 볼게요. 당신이 선배라면 "이 자료를 정리해 보세요. 아, 양식이 틀렸네요. 다시 적어 보세요"라고 일일이 옆에 붙어 지시하고 가르쳐 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프롬프트 방식입니다.
반면 루프는 좀 더 다른 방식입니다. "매주 월요일까지는 주간 보고서를 제출하세요. 양식을 찾아야 한다면, 공유 폴더를 살펴보고, 수치가 맞지 않으면 재무팀에 확인해 보고, 그래도 정말 애매할 때만 제게 보고하세요."
베테랑 직원의 조건
루프란 이처럼 (1) 목표 설정 → (2) 행동 → (3) 결과 검증 (조건 충족시 중단 / 미달시 재가동)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순환 체계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루프 엔지니어링을 활용하면 AI는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내는 베테랑 직원으로 변신할 수 있을까요? 변수는 있습니다.
지시한 업무를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신입사원(플래그십 모델)이 있을 수도 있고, 지시한 것을 이해조차 못하는 사원(저가형 모델)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 지시가 매우 상세하거나, 반대로 불명확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관건은 똑똑한 상사
똑똑한 신입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우리들의 몫은 아닙니다. AI 모델 개발사의 몫입니다. 이걸 가리켜 모델 내부에서 돈다고 해서 '이너 루프(Inner Loop)'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똑똑한 상사가 될지 말지는 순전히 우리의 몫입니다. 이걸 가리켜 ‘아우터 루프(Outer Loop)'라고 지칭합니다.
📚 용어 이너 루프 and 아우터 루프: 이너 루프는 AI 모델이 답변을 만들어내기까지 내부에서 돌리는 사고 회로이고, 아우터 루프는 그 모델을 실제 업무 환경에 얹어 사람이 설계·자동화하는 바깥쪽 순환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아우터 루프는 어떻게 설계할 수 있을까요? (보리스 체르니의 '루프 엔지니어링' 방법론을 정리하고 실행 스킬까지 담은 코코데크의 오픈소스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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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를 돌리는 일곱 개의 부품: 방아쇠, 워크트리, 스킬, MCP, 서브 에이전트, 상태 파일, 종료 조건. (이미지는 AI로 제작)
🟥챕터.2
완벽할 때까지 한다
아우터 루프의 장점
구글 출신의 유명 엔지니어인 애디 오스마니는 아우터 루프를 완벽하게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핵심 부품과 하나의 기억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더 궁금하시면 오스마니의 블로그를 참조하세요)
7가지 부품을 기억하세요
1️⃣첫 번째 부품 방아쇠 (또는 자동화): 언제 시스템을 가동할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신입 사원에게 최상급 매뉴얼을 쥐여 주어도, 출근하지 않는다면…? 예를 들어, “이메일이 수신될 때마다 이를 자동으로 1단락으로 요약하라”고 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2️⃣두 번째 부품 '워크트리(Worktrees)' : 여러 개의 AI 에이전트에게 동시에 일을 맡길 때, 같은 파일이나 시스템을 동시에 고치다가 데이터가 꼬이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 용어설명: 워크트리(Worktrees) 원래 개발자들이 같은 코드 저장소에서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하기 위해 만든 깃(Git)의 기능으로, 하나의 프로젝트를 여러 개의 작업용 사본으로 나눠 서로 충돌하지 않게 작업하는 방식입니다.
3️⃣세 번째 부품 ‘스킬(Skills)' : 완벽한 프롬프트 모음집? 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매뉴얼 역할을 하는 스킬 파일이 없으면 AI는 루프가 돌 때마다 규칙을 처음부터 다시 상상해 내야 합니다. 클로드 코드와 코덱스 모두 SKILL.md(매뉴얼을 담아 두는 파일)라는 파일 형식을 통해 기능을 지원합니다.
4️⃣네 번째 부품 MCP(Model Context Protocol): 아무리 능숙한 직원이라도 사무실 문이 잠겨 있으면 아무 일도 진행할 수 없겠죠? 슬랙에 메시지를 전송하거나, 노션에 문서를 직접 수정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표준 규약이 바로 MCP입니다. 클로드 코드에서는 이를 커넥터(Connector)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라고 조언만 하는 AI와, 실제로 가서 그 일을 처리해 두는 AI의 차이는 바로 이 MCP 권한에서 결정됩니다.
5️⃣다섯 번째 부품 ‘서브 에이전트’: 감독관입니다. 결과물이 나오면 기준에 맞는지 철저히 평가하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품질 좋으면 종료, 미달이면 처음부터 루프가 다시 돌아갑니다.
6️⃣여섯 번째 부품 '상태 파일’: AI는 대화가 종료되는 순간 오늘 무슨 작업을 했고 무엇이 실패했는지 잊어버립니다. 때문에 대화창 밖에서 진행 기록을 계속 적어 둬야 합니다. 일명 외부 저장소인 리포 ’repo’ 입니다. 오스마니는 "에이전트는 잊어버리지만, 저장소는 잊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 용어설명 리포(repo): 코드나 문서를 한곳에 모아두는 저장소를 뜻하는 '리포지터리(repository)'의 줄임말로, 개발자들이 깃허브 같은 플랫폼에서 프로젝트 단위로 쓰는 공용 창고를 가리킵니다.
7️⃣일곱 번째 부품 ‘종료 조건’: 시스템이 무한 루프에 빠지면 막대한 토큰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작동을 언제 멈출지 결정하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모호해서는 안 되고 참과 거짓을 AI가 판별해야 할 정도로 객관적이어야 합니다.
이런 아우터 루프 방식은 리서치 연구 글쓰기 등등… 무수히 많은 곳에서 응용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당신이 마케터라면?
만약 매주 월요일 오전 출근하자마자 팀장회의가 소집되고, 한주의 마케팅 트렌드 동향 보고를 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예전 같으면 금요일부터 뉴스레터를 뒤지고, 광고 소재 사이트를 훑고 자료를 모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우터 루프를 구축하면 다릅니다.
매주 일요일 밤 11시가 되면 자동으로 시스템에 시동이 걸립니다. 이것이 방아쇠(자동화)입니다. 시동이 걸리면 세 명의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각자 움직입니다. 한 AI는 지난주에 발행된 글로벌 마케팅 뉴스레터를 훑고, 또 다른 AI는 광고 라이브러리와 소셜 미디어 트렌드를 정리하고, 마지막 한 AI는 국내 브랜드의 신규 캠페인 사례를 모읍니다.
에이전트 환경은 각자
중요한 건 이때 세 에이전트가 같은 보고서 파일에 동시에 손대면 안 된다는 겁니다. 내용이 뒤엉키므로, 각자 자기 사본에서 먼저 작업한 뒤 마지막에 합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워크트리'입니다. 이때 각 에이전트에게는 SKILL.md 파일에 마케팅 팀의 규칙이 미리 주어져 있습니다. "숫자는 반드시 출처를 링크한다” “사례는 국내 두 개와 해외 세 개로 균형을 맞춘다” “형용사 남발을 피하고 팩트 중심으로 쓴다." 이것이 스킬(Skills)입니다.
수집이 다 끝나면 에이전트들은 MCP 커넥터를 통해 마케팅 팀의 노션 페이지에 직접 초안을 저장하고, 링크를 슬랙 채널에 발행합니다. 그러면 별도로 배치된 '서브 에이전트' 감독관이 등장해, 검사를 합니다. "출처 링크가 모두 살아있는가" "국내외 사례 균형이 맞는가" "지난주 보고서와 중복된 내용은 없는가"를 참과 거짓으로 판정하는 것이죠.
종료 조건은 반드시
만약 미달이면 초안을 반려해 루프가 다시 돌고, 통과하면 월요일 아침 이메일함에 최종 보고서가 도착하게 합니다. 그리고 활동 기록은 '상태 파일(repo)'에 남깁니다. 지난주에 어떤 브랜드를 다뤘고 어떤 사례가 반려됐는지가 저장소에 남아 있어, 이번 주 루프는 지난주와는 다른 사례를 찾습니다.
물론 안전 장치도 있습니다. 종료 조건입니다. "감독관 통과시 종료, 재시도는 최대 3회, 총 토큰 비용은 5달러를 넘지 않을 것."과 같은 것이죠. 이것이 바로 루프 엔지니어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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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와 함께하는 'SOVAC 2026'
📅 행사 일정: 2026.9.21 (월) – 22 (화) | 2일간 📍 행사 장소: 코엑스 Hall A (1F) 및 컨퍼런스 룸 (3F, 4F)
🌱 ‘사회적가치(Social Value)’가 뭔가요?
장애인 바리스타를 고용하는 카페, 사라져가는 지역을 되살리는 청년 창업, 버려지는 플라스틱과 같은 자원을 다시 살려내는 기업처럼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활동입니다. Social Value Connect, SOVAC은 이런 활동을 하는 기업·기관·청년, 그리고 사회문제 해결에 관심 있는 누구나 모여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 SOVAC 2026의 주제는 ‘지역의 미래’입니다.
지역 균형 발전과 지속 가능한 도시, 청년 일자리와 교육 문제 등 주변의 사회문제를 살펴보고, 더 나은 지역을 위한 다양한 해결 방법을 함께 이야기합니다.
✨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4가지
1. 🏘️ 내 동네의 미래를 상상해보기 — SOVAC Flagship 세션
청년이 머물고 새로운 성장 기회가 만들어 지는 지역,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요? 지자체 정책과 지역 청년·기업들의 노력들을 통해 우리 동네의 변화 가능성을 만나보세요.
2. 💼 첫 직장, 다르게 골라보기 — 미니 채용 박람회
사회적기업·임팩트 기업의 채용 정보부터 사회적가치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취업 전문가의 커리어 상담까지! ‘일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3. 🛒 일상 속 소비를 조금 다르게 해보기 — 사회적가치 마켓
지역 문제 해결, 취약계층 자립, 자원순환을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어요. 소비 하나로 시작하는 변화, 직접 경험해 보세요. 4. 💛 관심을 행동으로 - 카카오같이가치 기부 캠페인
비영리조직들이 어떤 사회문제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살펴보고, 바로 후원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80여 개 기업·기관의 활동을 만나는 전시홍보 전시, 다양한 사회적가치 이야기를 따라 둘러보는 도슨트 투어, 실무에 바로 쓰는 AI 활용법을 만나는 특별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거창한 결심 없이도 괜찮습니다. 내가 사는 곳, 내가 할 일, 내가 하는 소비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는 관심이면 충분합니다. 사회적가치 있는 제품이 궁금한 사람,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사람, 내 주변의 사회문제와 그 해결방법에 관심있는 사람 모두 환영합니다. 오는 9월 코엑스에서 함께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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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회사를 운영해주는 '폴시아'의 홈페이지 (링크)
🟥챕터.3
딸깍만으로 창업?
새로운 서비스
보리스 체르니나 애디 오스마니가 말한 아우터 루프가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되면 어떤 모습일까요. 팀원 한 명도 없이 8개월 만에 연간 반복 매출(ARR) 1,000만달러를 달성하고, 기업 가치 2억5,000만달러를 인정받은 스타트업 폴시아를 창업한 벤 세라가 대표적입니다. (물론 ARR 은 벤 세라의 주장입니다) (벤 세라의 링크드인)
8개의 서브에이전트
폴시아는 AI 기반 전천후 창업 도구입니다. 응? 구글 계정만 연결하면 AI가 사용자의 배경을 조사합니다. 그러고 나서 사업 아이템을 정하고, 서버와 결제 계정을 스스로 세팅해 줍니다. 그 뒤부터는 8개의 전담 서브 에이전트가 실행과 검증을 반복하며 회사를 운영합니다. 8대 에이전트는 개발, 영업, 광고, 리서치, 버그 감시, 고객 응대, 결제, 소셜 미디어입니다. 즉 팀 대여업과 비슷합니다.
특히 CEO 루프는 회사 전체의 진행 상황(상태 파일)을 읽고, 어제 무엇이 성공하고 실패했는지 평가한 뒤, 다음 날 8개의 서브 에이전트가 실행할 목표를 설정하고 명령을 내립니다. 사람이 일일이 "광고 카피 써줘" "버그 수정해 줘"라고 프롬프트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AI가 다른 AI에게 프롬프트를 던지며 운영하는 아우터 루프 순환 시스템입니다.
위험 신호는 토큰 폭탄
그러나 루프 엔지니어링을 설계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 역시 폴시아의 성장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바로 토큰 비용 폭탄입니다. 폴시아는 고객에게 월 49달러(약 6만6000원)라는 저렴한 구독료를 받고 AI가 회사를 대신 굴려준다는 가성비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 유료 사용자가 5,000명으로 급증하자 대형 사고가 터졌습니다. 고객들이 49달러만 내고 AI에게 밤새 수천 줄의 코딩과 마케팅 작업을 시키자, 폴시아가 클로드 API 공급사인 앤트로픽에 내야 할 비용이 한 달에 무려 120만 달러(16억원)까지 치솟은 것입니다.
오픈소스의 적절한…
고객 한 명에게 6만6000원을 벌고 있는데, 그 고객의 AI 루프를 돌려주느라 팔수록 손해 보는 적자 늪에 빠져 파산 위기에 몰렸던 것인데요. 벤 세라가 선택한 해법은 가격을 올려 고객을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AI 비용 스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그는 리서치 루프에 매번 비싼 클로드 API를 호출하는 것을 즉시 중단하고, 직접 GPU 서버를 임대해 방향을 정하는 'CEO 루프'에만 똑똑하고 비싼 모델을 사용하고 8개 서브 에이전트 루프에는 딥시크나 라마 같은 가볍고 저렴한 오픈소스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한 달 16억 원에 달하던 AI 청구서를 불과 두 달 만에 10만달러 수준으로 낮췄다고 합니다.
AI가 못 하는 20%
벤 세라에 따르면, 현재 폴시아라는 스타트업 자체가 80%는 AI 루프에 의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단 20%만이 자신이 설계하고 있다는데요. 그것은 취향(Taste), 창의성(Creativity), 그리고 방향(Direction)이라고 합니다. "이런저런 기능을 배포하고 A/B 테스트 돌려"와 같은 루프 실행은 AI에 맡기지만, “서비스의 방향을 B2C에서 B2B로 돌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안목이라는 메시지입니다.
루프 시대의 몸값은 AI가 대신 돌려주는 80%가 아니라, 사람이 하고 있는 20%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루프를 아무리 잘 돌리더라도 방향과 설계가 틀리면 실패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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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로 결제하는 시대" 구독에서 결과 기반으로 (이미지는 AI로 제작)
🟥챕터.4
SaaS 20년
공식이 흔들린다
루프 엔지니어링과 같은 기법은 사실 기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가리켜 사스포칼립스나, AI 로드 킬이라고도 부릅니다. 이는 AI가 SaaS 기업들의 주요 서비스였던, 고정된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인데요.
20년간 지배한 구독제
이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테크 생태계를 지배해 온 공식은 바로 사용 인원수에 따라 매달 돈을 받는 구독형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세일즈포스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기존의 구독 모델을 버리고 새로운 가격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핵심은 바로 고객이 AI를 얼마나 자주 썼는지, 그리고 그 AI가 실제로 기업의 매출을 얼마나 올려주었는지에 따라 돈을 받는 이른바 '결과 기반 요금제(Outcome-based Pricing)'입니다. 얼마 전 세일즈포스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베니오프는 실적 발표에서 "고객들은 이제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AI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한다"라며 요금제 개편을 공식화했습니다.
세일즈포스는 자사의 AI 에이전트인 에이전트포스(Agentforce)를 도입한 기업들과 매우 파격적이고 맞춤화된 요금 계약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 서비스 통화를 AI가 성공적으로 자동 완수할 때마다 건당 비용을 받거나, AI가 영업사원을 도와 계약을 성사시켰을 때 늘어난 수익의 일정 비율을 떼어가는 방식입니다.
매출에 비례해 과금하다
“AI를 연결해 주었으니 1달러 주세요”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신 회사의 수익을 10달러 올려주었으니 1달러를 주세요"라고 제안하는 셈입니다. 이런 트렌드는 세일즈포스 뿐만은 아닙니다. 오픈AI 역시 일부 대형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AI가 고객 지원 업무를 완료했을 때만 비용을 청구하는 옵션을 암암리에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코딩 AI인 코그니션은 AI가 가치 있는 개발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경우 최대 1000만 달러(약 130억 원)의 크레디트를 보상하겠다는 조건까지 내걸었습니다.
여기에 고객 응대 스타트업인 시에라, 인터콤, 그리고 어도비, 허브스팟, 젠데스크 같은 기존의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일제히 AI가 일을 성공적으로 끝냈을 때만 비용을 받는 모델로 선회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서비스 요금을 변경하는 까닭은 AI 도입 비용은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지만, 매출 성장을 체감하지 못한 기업 고객들의 반발과 예산 압박 때문입니다.
AI가 법적 분쟁을?
특히 앤트로픽의 클로드처럼 뛰어난 AI 에이전트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기존 앱 화면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도 AI를 통해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소프트웨어 앱 자체의 영향력이 줄어들자, 세일즈포스 역시 앤트로픽과 손잡고 클로드포스(Claudeforce)를 발표하며 AI가 일으킨 가치에 비용을 매기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꾼 것입니다.
이미 팔란티어는 고객의 데이터 통합과 수익 증대에 비례해 요금을 받는 방식으로 엄청난 매출 성장을 증명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런 구독 요금제에서 결과 기반 요금제로 변환은 향후 법적 분쟁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매출 증가나 비용 절감이 과연 순수하게 AI 때문인가"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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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6 아스트라 떴다
이너 루프도 진화한다
AI 모델 3사가 지난주 잇따라 플래그십 모델을 쏟아냈습니다. 9월 1일 앤트로픽이 클로드 오퍼스 5.1을, 다음 날 구글이 제미나이 3.8 플래시를, 9월 3일 오픈AI가 GPT-6 아스트라를 공개했습니다. 이 가운데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것은 아스트라입니다. 아직은 일부 협업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사례가 꽤 흥미롭습니다.
오래 붙잡는 것이 핵심
AI 크리에이터 매튜 벌만은 심시티 스타일의 게임 제작을 맡긴 뒤 코덱스로 닷새 동안 연속으로 작업을 돌렸다고 합니다. 아스트라가 블렌더에서 모델링한 뒤 언리얼 엔진 5로 옮겨 내부를 걸어다닐 수 있는 공간까지 만들었다고 하네요. 이번 플래그십의 핵심은 답변의 정확성 보다는 한 번 맡긴 일을 얼마나 오래 붙잡고 결과물을 계속 만들어내느냐입니다. 루프 엔지니어링!
이번 업데이트는 오픈AI 역사상 가장 큰 학습이었다고 하네요. 텍사스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에서 처음으로 10만 개가 넘는 GPU를 하나의 사전학습에 투입한 것인데요.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종합 지표를 보면, 클로드 오퍼스 5.1이 65.7점, GPT-6 아스트라가 61.2점, 제미나이 3.8 플래시가 58.7점을 기록했다고 해요. 클로드가 여전히 높죠.
리커런트 뎁스 기법
하지만 여러 프로그램을 오가며 작업을 처리하는 오토메이션 벤치에서는 GPT-5.6 솔로가 18.1%, GPT-6 아스트라가 41.4%, 클로드 오퍼스 5.1이 31.4%를 기록했어요. 업무 처리를 한 번에 끝내고 싶다면 아스트라가 더 적합해 보이는 지표입니다. 이는 오픈AI가 아스트라에 '리커런트 뎁스(Recurrent Depth)'라는 기법을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답을 토큰으로 뱉어내기 전 모델 내부에서 여러 차례 사고 회로를 반복해서 돌리는 방식인데요. 기존 모델이 ‘생각의 사슬(Chain of Thought)’처럼 눈에 보이는 토큰을 순차적으로 내놓으며 추론했다면, 아스트라는 상당 부분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내부에서 조용히 돌립니다. 렛서롱의 분석에 따르면 아스트라의 이너 루프는 3~4회가량 반복되는 구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우리가 아우터 루프로 여러 번 왕복시켜야 얻을 수 있던 결과를, 아스트라는 이너 루프 안에서 미리 몇 번 접고 내보내는 셈입니다.
서비스 요금은 올라간다
물론 서비스 요금은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스트라는 GPT-5.6 솔보다 토큰 단가가 대략 두 배 안팎 높습니다. 그럼에도 오픈AI는 오히려 가격이 낮다고 주장을 하는데요. 그 이유는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토큰 낭비가 없어진다는 거라고 하네요. 비싸더라도 일을 한 번에 제대로 끝낸다면, 기업 입장에선 충분히 구매할 유인이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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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AI를 정말 제대로 활용하는 스타트업 대표님과 공무원분을 잇따라 만났습니다.
☑️A대표님 (실리콘밸리에서 활동): “AI 모델이 발전하다 보면, 품질보다는 결국 가격 경쟁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 중국을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때문에 갈수록 AI 라우팅 (입력된 요청 사항을 분석해, 가장 적합한 AI 모델이나 전문가 노드, 상담원에게 작업을 자동으로 배분해 주는 기술)이 중요해질 것이다.”
☑️B 대표님 (한국에서 활동): “홈페이지와 챗봇을 프롬프트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자동으로 만들어 드리는 서비스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지금은 개발 능력보다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 방향을 잡는 게 더 중요해졌다.”
☑️C 대표님 (한국과 실리콘밸리에서 활동): “소상공인들을 위해 하루에 3~4개씩 서비스를 만들어 드리고 있다. 개발도 전부 자동화한 상태다. 하루 전체 일과를 소상공인을 만나는데 할애하고 있다.”
☑️D 지자체 AI 팀장님: “각 과에서 요청하는 대시보드를 직접 만들어 드리고 있다. 과거에는 외주 개발사를 사용했는데, 그 필요성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다. 웬만한 개발은 직접 할 수 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서 컨텍스트, 하네스를 거쳐 루프 엔지니어링까지. 불과 3년 사이에 개발 생태계가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여전히 엔지니어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덜 개입해도 결과가 나오는 AI의 지향점은 되돌리기 어려운 것 같아요.
여러분이 매주 반복하고 있는 업무 중 가장 먼저 '루프'로 만들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딱 한 가지만 골라, 언제 시작할지(방아쇠), 어떤 규칙으로 돌릴지(스킬), 언제 멈출지(종료 조건) 세 가지만 먼저 적어 보면 어떨까요.
좋은 질문도 중요하지만, 이제 잘 짜인 설계가 업무 성과를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그럼 전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진심을 다합니다
이상덕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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