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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레터

"삼성 나와" 아이폰 듀오(폴더블폰) 사용기

2026.09.10 06:00 · 원문 보기 ↗
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6.9.10 | 1068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저는 현지 시간으로 9일 오전 10시, 한국 시간으로는 10일 오전 2시부터 열리는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 행사에 나와 있습니다.

방금 기조강연을 마치고 애플의 첫 폴더블폰인 ‘아이폰 듀오’를 잠시 체험해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이를 마치자마자 바로 애플 비지터 센터(Apple Visitor Center)에 앉아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제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한 시간🤪. 애플이 내놓은 새 제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출근길에 빠르게 보실 수 있도록 정리해 보려 합니다. 아이폰 듀오의 사용기도 간략히 남겨봤어요. 빠르게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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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신 분들은 '오늘의 요약'을 참고해 주세요 😁 
  
오늘의 세줄 요약
1.아이폰18 프로는 A20 프로 칩과 새 시리를 앞세워 아이폰·워치·에어팟을 ‘나를 가장 잘 아는 AI'로 묶기 시작했습니다.
2.애플이 7년 늦게 폴더블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주름을 최소화한 7.6인치 화면과 1999달러 가격으로 삼성에 정면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3.아이폰 듀오는 작고 자연스럽게 작동했습니다. 펼치고 접어도 앱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면서 ‘폴더블폰을 쓴다'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게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존 터너스 애플 신임 CEO가 기조강연을 위해 무대에 올라왔습니다. 그는 시종일관 '웃음'과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사진=원호섭 특파원]
아이폰18 프로와
새 시리

애플이 9일(현지시간) 아이폰18프로와 애플워치, 에어팟 신제품을 한꺼번에 공개했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카메라가 더 좋아졌다” “칩이 더 빨라졌다” “배터리가 오래간다.” 올해도 물론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변화가 하나 숨어 있습니다. 애플이 아이폰을 단순한 ‘스마트폰’이 아니라 나를 가장 잘 아는 AI 기기로 만들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먼저 아이폰18프로를 볼게요.

새로운 A20 프로 칩이 들어가면서 전작보다 훨씬 빨라졌습니다. 특히 AI를 처리하는 능력을 크게 키웠다고 강조합니다. 지금까지 아이폰의 두뇌가 사진을 찍고 앱을 빠르게 돌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AI를 항상 곁에서 돌릴 수 있도록 두뇌 자체를 바꿨다고 해야 할까요.

AI를 많이 돌리면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열입니다. 노트북으로 무거운 작업을 하면 팬이 돌고 뜨거워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애플은 그래서 아이폰 내부 구조까지 뜯어고쳤습니다. 열을 식히는 장치를 키우고 메모리 배치도 바꿨습니다. 덕분에 오랫동안 게임을 하거나 AI를 사용해도 성능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배터리도 늘어 아이폰18 프로맥스의 경우 동영상을 최대 45시간 재생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도 변화가 있습니다. 사람 눈의 동공처럼 빛이 들어오는 구멍을 실제로 넓혔다 줄였다 할 수 있는 ‘가변 조리개’가 들어갔습니다. 밝은 곳과 어두운 곳에 맞춰 카메라가 받아들이는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겁니다.

AI 시대를 의식한 기능도 있습니다.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는 순간 사진에 일종의 ‘디지털 도장’을 찍습니다. 나중에 AI로 만든 이미지가 넘쳐나더라도 “이 사진은 실제 아이폰 카메라로 촬영됐다”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겁니다. 앞으로 사진에서 중요한 게 ‘얼마나 잘 찍었느냐’를 넘어 ‘진짜 찍은 게 맞느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제가 가장 눈여겨본 건 ‘시리’였습니다.

가끔 오작동하는 제 시리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는데 많은 변화를 준 게 느껴졌거든요. 시연 영상을 볼게요. “엄마가 지난번 메시지에서 뭘 만들자고 했지?” 새 시리는 내 메일과 메시지 등에 있는 정보를 찾아 답할 수 있습니다.

질문에 답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앱을 직접 움직여 필요한 일까지 처리합니다. 챗GPT가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똑똑한 사람이라면 애플이 만들려는 AI, 즉 시리는 세상에 대해서는 조금 덜 알아도 ‘나’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아는 비서에 가깝습니다.

애플워치와 에어팟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워치는 심박수와 몸 상태를 더 자주 확인하고 아침마다 오늘 몸 상태가 어떤지를 알려줍니다. 에어팟은 외국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하고, 손을 쓰지 않고도 시리 AI를 부를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애플에는 이미 AI를 위한 꽤 좋은 자리가 있습니다. 아이폰은 주머니에 있고, 워치는 손목에 있으며, 에어팟은 귀에 꽂혀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 종일 가장 가까이 두는 세 가지 기기를 이미 애플이 가진 셈입니다.

그래서 애플은 아이폰·워치·에어팟 전체를 하나의 AI로 묶는 길을 택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이 두뇌라면 워치는 내 몸을 읽는 센서가 되고 에어팟은 AI의 귀와 입이 되는 셈입니다. 터너스 CEO가 강조했던 지능형 개인 허브도 결국 이런 뜻으로 읽혔습니다. AI를 쓰기 위해 일부러 앱을 켜고 질문하는 게 아니라 내가 늘 쓰던 기기들이 조금씩 나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이폰18프로는 1199달러, 프로맥스는 1299달러부터 시작합니다.
이날 제 손 안에 들어온 아이폰 듀오의 모습입니다. 크다는 느낌이 그리 들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폴더블폰과 똑같은 디자인 같았지만, 조금 달랐습니다. 애플의 '곡선미'가 추가됐다고 해야 할까요. 

드디어 나왔다
애플의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

이날 행사의 진짜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했습니다. 애플의 첫 접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였는데요. 삼성전자가 첫 갤럭시 폴드를 내놓은 게 2019년입니다. 그 뒤 7년 동안 삼성은 화면의 주름을 줄이고, 두께를 깎고, 무게를 줄였습니다.

중국 업체 들까지 뛰어들면서 폴더블폰은 더 이상 신기한 물건도 아닙니다. 애플은 한참 늦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애플이 보여준 태도는 꽤 도발적이었습니다. 터너스 CEO는 기존 폴더블폰을 두고 “두 대의 폰을 어색하게 붙여놓은 것 같다”고 지적했는데요. 마치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조금 늦었는데, 제대로 만들어서 왔어.” 물론, 직접 이렇게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발표 내내 풍기는 자신감은 상당했습니다. 기존 폴더블폰은 접었을 때와 펼쳤을 때 화면 모양이 크게 달라지고, 펼쳐도 화면 비율 때문에 영상을 볼 때 검은 여백이 생깁니다. 화면 가운데 접힌 흔적도 폴더블폰의 오랜 숙제였고요.

애플은 이런 문제를 하나씩 꺼내며 “우리는 다르게 만들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애플이 만든 아이폰 듀오는 ‘접히는 아이폰’이라기보다 ‘주머니에 들어가는 작은 아이패드’에 가깝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접으면 5.4인치 아이폰이지만 펼치면 7.6인치로 커집니다. 아이폰18프로와 비교하면 화면이 80%나 넓어집니다. 한쪽에서 메일을 읽으면서 다른 쪽에서 일정을 확인하고 영상을 보면서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아이폰 최초로 애플펜슬도 지원합니다.

애플이 특히 신경 쓴 건 폴더블폰의 오랜 숙제인 ‘접힌 자국’입니다. 화면 표면을 특수 처리를 하고 여러 층을 겹쳐 가운데 주름이 최대한 눈에 띄지 않도록 했습니다. 경첩 하나에는 100개가 넘는 정밀 부품이 들어갑니다. 매일 수십 번씩 접었다 펴야 하는 제품인 만큼 결국 폴더블의 승부처는 “얼마나 잘 접히느냐”보다 “몇 년을 접어도 멀쩡하냐”에 있기 때문입니다.

폴더블이라는 형태를 활용한 기능도 넣었습니다. 폰을 반쯤 접어 책상에 올려놓으면 별도의 삼각대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사진을 찍히는 사람은 바깥 화면을 보면서 자기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카메라를 바라보도록 화면으로 시선을 끄는 ‘키드 큐‘도 있습니다.
특히 이 기능이 등장했을 때 행사장에서는 환호가 터졌는데요. 아이 사진을 찍어본 사람이라면 왜 필요한지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기능이었습니다. 엄청난 첨단 기술이라기보다는 “아, 이거 괜찮은데?”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기능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제가 의외라고 느낀 건 가격이었습니다. 아이폰 듀오는 256GB 기준 1999달러입니다. 절대적인 가격만 보면 상당히 비쌉니다. 그런데 비교 대상을 바꾸면 조금 달라집니다. 삼성전자의 최신 갤럭시 Z 폴드8 256GB 미국 출고가는 1899.99달러입니다. 불과 100달러 차이입니다.

첫 폴더블 아이폰인 데다 애플이 “초대 아이폰 이후 가장 혁신적인 아이폰”이라고까지 강조했으니 훨씬 높은 가격을 붙일 법했습니다. 출시 전에도 2000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았고요. 하지만 애플은 첫 폴더블을 경쟁 제품과 거의 같은 가격대에 집어넣었습니다.

물론 1999달러짜리 스마트폰을 ‘싸다’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아이폰18프로보다 800달러나 비쌉니다. 다만 폴더블폰이라는 운동장 안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삼성이 7년 동안 닦아놓은 트랙에 애플이 들어오면서 “우리는 애플이니까 훨씬 비싸게 받겠다”가 아니라 “비슷한 가격인데... 삼성으로 갈거야?”하고 도전장을 던진 것처럼 보였거든요.

애플은 7년 늦었습니다. 하지만 가격표를 보면 폴더블을 단순히 비싼 실험작으로 내놓은 것은 아닌 듯합니다. 이제 관심은 애플의 참전이 폴더블폰이라는 아직 작은 시장의 판을 얼마나 키울지에 쏠립니다. 

한국에서도 아이폰 듀오는 10월 16일부터 사전 주문이 가능합니다. 10월 23일부터는 구매할 수 있고요. 
화면을 접으면 넷플릭스 화면이 이렇게 바뀝니다. 

아이폰 듀오
만져보니

발표가 끝난 뒤 아이폰 듀오를 직접 만져봤습니다.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든 생각은 의외로 “작다”였습니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두툼하고 큰 폴더블폰을 예상했는데요. 접은 상태에서는 한 손에 쏙 들어왔습니다. 바깥 화면이 5.4인치라 요즘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오히려 작은 편입니다. 한 손으로 화면을 넘기고 앱을 여는 데도 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곧바로 펼쳐봤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건 화면 가운데였습니다. 폴더블폰을 만지면 아무래도 접히는 부분부터 눈으로 찾게 됩니다. 저 역시 화면 가운데를 손가락으로 몇 번 문질러봤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느낌이 없었습니다.

애플은 발표에서 접힌 부분이 최대한 느껴지지 않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는데요. 실제로 화면을 좌우로 쓸어보니 가운데에서 손가락이 걸리거나 움푹 들어가는 느낌이 거의 없었습니다. 빛의 각도를 바꿔가며 일부러 찾지 않는다면 눈으로도 크게 의식되지 않았고요. 물론 이날 처음 공개된 새 제품입니다. 3개월, 6개월 계속 접었다 펼친 뒤에도 이 상태가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바깥 화면과 안쪽 화면의 촉감에는 약간 차이가 있었습니다. 바깥 화면은 우리가 평소 아이폰 유리를 만질 때처럼 매끈했습니다. 안쪽 화면은 손가락으로 쓸었을 때 표면의 질감이 조금 더 느껴졌습니다. 굳이 “아, 이게 폴더블 화면이구나”라고 느낄 만한 부분을 찾는다면 이 정도였습니다.

이번에는 바깥 화면에서 넷플릭스를 켜고 듀오를 펼쳐봤습니다. 영상은 그대로 큰 화면으로 이어졌습니다. 중간에 끊기거나 화면이 잠시 검게 변하는 느낌도 없었습니다. 다시 접으면 작은 화면으로 자연스럽게 돌아왔습니다. 화면을 펼쳤을 때는 영상만 커지는 게 아니라 조작 버튼의 위치도 넓어진 화면에 맞춰 달라졌습니다. 두 개의 앱도 띄워봤습니다. 각각의 화면 크기를 손가락으로 원하는 만큼 바꿀 수 있었습니다. 작은 화면을 억지로 크게 늘려놓았다는 느낌보다는, 화면 크기에 맞춰 앱이 따라 움직인다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애플 관계자에게 “기존 폴더블폰과 비교해 애플만의 강점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화면이나 경첩 같은 하드웨어를 먼저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앱 개발사가 함께 제품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단순히 픽셀을 늘려놓은 차원이 아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사들이 함께 개발했기 때문에 애플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이 있다”라고 말입니다.

즉 화면을 크게 만드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화면이 커지는 순간 앱도 함께 변해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직접 사용해보니 무슨 말인지는 알 것 같았어요. 듀오를 사용한다고 해서 새로운 스마트폰을 배우는 느낌이 거의 없었거든요. 평소 아이폰에서 하던 대로 화면을 누르고 넘기고 앱을 열었습니다. 화면이 더 필요하면 펼쳤고, 다시 작게 쓰고 싶으면 접었습니다. 나머지는 소프트웨어가 알아서 따라왔습니다. 접는 행동은 새로 생겼지만 사용하는 방법은 그대로였습니다.

카메라도 직접 써봤습니다. 사진을 찍으면 반대편 바깥 화면에 제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찍히는 사람도 사진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면서 표정을 지을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키드 큐’도 실행해봤습니다. 바깥 화면에 스누피가 등장했습니다. 아이가 다른 곳을 보고 있을 때 캐릭터로 시선을 끌어 카메라를 바라보게 만드는 기능입니다. 폰을 반쯤 접어 책상 위에 세우니 별도의 삼각대 없이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보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직접 만져본 뒤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사실 이런 기능들이 아니었습니다. 생각보다 그냥 ‘아이폰’ 같았다는 점입니다. 한 손에 들어왔고, 펼쳐도 가운데 주름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접고 펼칠 때마다 사용법을 고민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폴더블폰인데 폴더블폰이라는 사실을 계속 의식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7년 늦게 들어오면서 가장 공들인 부분이 어쩌면 이것 아닐까 싶었습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접는 것보다 사용자가 ‘접는다‘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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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애플은 마음이 급할 겁니다. AI에서는 분명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까요.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은 지 수년이 흘렀고, 구글과 앤트로픽도 더 똑똑한 AI를 만들겠다며 하루가 멀다고 새로운 모델을 내놓고 있습니다.


반면 애플은 야심 차게 발표했던 새로운 시리를 연기해야 했습니다. AI 시대의 출발선에서 애플이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번 행사를 보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애플은 원래 남들보다 먼저 달리는 회사였나? MP3 플레이어는 아이팟 이전에도 있었고 스마트폰도 아이폰 이전에 있었습니다.


스마트워치 역시 애플이 처음 만든 제품이 아닙니다. 폴더블폰은 7년이나 늦었습니다. 애플이 잘했던 건 새로운 기술에 가장 먼저 깃발을 꽂는 일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가져와 사람들이 별다른 설명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아이폰 듀오에서도 그 모습이 보였습니다. 접히는 화면도, 두 개의 앱을 띄우는 기능도 새로운 기술은 아닙니다. 그런데 직접 만져보니 애플이 무엇을 하려는지는 느껴졌습니다.


접히는 부분을 최대한 의식하지 않게 만들고, 화면을 펼쳐도 사용법을 새로 배울 필요가 없도록 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보여주기보다 새로운 기술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것. 애플이 오랫동안 잘해온 방식이 아니었을까요.


AI에서도 애플은 비슷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가장 똑똑한 AI 모델을 직접 만드는 경쟁에서는 뒤처졌다고 하지만 아이폰과 워치, 에어팟이라는 수십억 개의 기기 안에 AI를 자연스럽게 집어넣으려 하고 있습니다.


애플 생태계에 들어선 많은 사람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박사급 AI보다 ‘나를 가장 잘 아는 비서’가 중요하다는 거죠. 그리고 애플은 개선된 시리로 애플 생태계를 더욱더 공고히하려 하고 있습니다.


아이폰 듀오와 새로운 시리는, 이러한 애플의 성공 전략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점심 메뉴로는 ‘만두’를 추천해 드립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접혀 있으니까요.


만두 역시 넓게 펼친 피를 반으로 접으면서 전혀 다른 음식이 됩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예쁘게 접느냐가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을 넣느냐 아닐까요.


폴더블폰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제 접히느냐는 신기한 기술이 아닙니다. 펼쳤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아이폰 듀오가 삼성과 다른 ‘속’을 보여줄 수 있을지, 만두 한입 드시면서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마음이 급했는데도, 말이 많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한주도 힘차게 보내세요. 3일만 견디면 주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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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호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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