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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 책타래

2024년을 되돌아보며

2025.01.07 15:00 · 원문 보기 ↗
분노하고 슬퍼하다가도, 때때로 웃고 또 온기를 나누며 맞이하는 2025년입니다.
매일이 숨가쁘지만 다가올 시간을 더 잘 보내기 위해, 지난해를 되돌아봤어요! 과연 어떤 책과 콘텐츠가 반비의 편집자와 마케터를 울고 웃게 만들었을까요?

짝짝짝! 세 표를 받은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가 2024년 최고의 신간으로 뽑혔어요. 그 이유를 들어볼까요?


✨ 편집과 디자인을 통해 원재료가 갖고 있는 매력을 유감없이 이끌어낸 담당자들의 애정과 솜씨가 유독 빛났던 책.
🍞 ‘SF 좋아 인간’으로서 SF를 읽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해준 책.



『나의 미국 인문 기행』과 『상실과 발견』은 한 표 차이로 아쉽게 2위가 되고 말았어요. 


👜 『나의 미국 인문 기행』

이스라엘의 가자학살이 1년 넘게 지속되고 트럼프가 재당선되는 등 우경화가 극심해지는 지금, 예술은 무엇이며 '인간'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하는 책.


💫『상실과 발견』

막연했던 '애도'라는 것에 대해서 다층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 보편적인 경험이 깊은 사유와 아름다운 문장과 만났을 때에 주는 벅찬 감동을 오랜만에 느꼈다.   


쟁쟁한 후보들 가운데서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가 압도적인 표를 받고 2관왕을 차지했습니다.🙊


🥟 엄청 멋진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는 기대감을 자아낸다!
👻 인문학과 SF라는 낯설고 새로운 조합을 실험적이고 과감한 그래픽으로 풀어낸 표지. 하나의 아트웍 같았다! 



그 밖에도 아래의 세 권이 사이 좋게 한 표씩 얻었는데요, 그 이유를 들어볼까요?


책에서 다루는 젊은 여성들의 일상성이 잘 드러난 표지. (표지 사진을 정하기까지의 노고를 알고 있기에 더욱!) 

첫눈에 예쁘기도 하고, 요즘 흔하게 보이는 느낌의 표지가 아니라서 좋았음.

과감한 조형과 컬러 사용, 그리고 종이책 실물의 질감까지 책의 성격을 잘 담아낸 디자인. (꼭 오프라인에서 만져보세요!)
 

단연 압도적 1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블라인드북이 최고의 콘텐츠로 뽑혔습니다.

그 밖에 아름다운 문장을 나눌 수 있었던 ‘『상실과 발견』 고독방’, ‘책타래 5000 구독자 달성 삼행시 이벤트’도 표를 받았어요.




이쯤에서 편집자 만두 님의 신작 삼행시를 듣고 가실게요~


삼: 삼행시라는 게 원래 다
행: 행복해지지 않나요!?
시: 시시때때로 봐도 호호🤭

“최악의 콘텐츠란 없다!”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는 가운데, ‘블라인드북’ 포장에 어려움을 겪게 한 손과 ‘블라인드북’ 수량 파악에 실패했던 순간들이 뽑히기도 했어요!😥




번외: 당황스러운 콘텐츠로는 『빈틈없이 자연스럽게』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을 때 최상단에 뜨던 ‘탈모’ 관련 블로그 포스트가 있었습니다.(지금은 다행히 책이 나옵니다.) 

예순다섯 번째 편지인 ‘마케터의 장바구니’가 올해 보낸 레터 중 가장 오픈율이 높았어요! 편집자들의 이야기로만 꾸려지다 뉴페이스가 등장했던 덕일까요?😏




새해에도 책과 책을 이으며 함께 그리는 ‘책지도’가 더 넓고 깊어지기를 바라며, 저희만의 속도로 책타래를 엮어나가려 해요. 2025년에 만나요!👋👋👋


메일을 마치기 전 잠깐!

HIV/AIDS를 바탕으로 감염에 찍힌 낙인을 되돌아보고, 감염이 우리 모두의 일임을 논파하는 책 『휘말린 날들』이 제65회 한국출판문화상 저술 학술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개별적인 인간의 삶에 대한 치밀하게 접근한 방식은 감동적이었고, HIV에 대한 열린 태도를 통해 기존의 편견을 넘어서는 사고를 제안했다."라는 심사평이 있었어요.


마침 1월 6일에 시상식이 열렸는데요. 이 책을 쓴 저자 서보경 선생님의 수상 소감의 일부를 전합니다.

***

『휘말린 날들』은 한국사회에서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즉 HIV라고 부르는 바이러스의 감염이 어떻게 심각한 재앙으로 여겨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낙인과 차별의 굴레를 깨기 위해서 감염의 당사자와 한국의 인권운동이 얼마나 철저하게 싸워왔는지에 관한 책입니다.


1980년대 한국 사회에 처음 알려진 에이즈라는 질병은 언론이 지금으로 말하면 가짜 뉴스를 대량으로 유포한 어두운 역사의 중심에 놓여 있기도 합니다. 또 이 질병의 역사는 당대 최고의 학술적 지식을 가졌다고 여겨진 사람들이 처벌만을 유일한 사회적 대책으로 삼을 때, 어떤 큰 해가 생겨났는지를 알려줍니다.


동시에 HIV는 변화와 희망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질병은 두려움 앞에서 인간이 서로를 가혹하게 대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근거를 깊이 탐구하고 서로 돌보고자 할 때, 새로운 삶의 가능성이 피어난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따라서 이 상의 영예와 기쁨은 『휘말린 날들』이라는 책뿐만 아니라 앞줄에 서야 했던 사람들, 먼저 휘말린 사람들에게 주어진 것일 듯합니다. 당대에는 더럽다고 비난받았지만 결코 꺾이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간 여자들에게 주어지는 것이자, 스스로가 내쫓긴 사람이면서도 다른 이들의 회복을 도와온 당사자 활동가들, 그리고 앞으로 자신의 감염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을 때 이를 좌절이 아니라 이제는 삶의 조건으로 담담하게 맞이할 청소년·청년에게 주어지는 자랑스러움입니다.


누군가에게 먼저 감염한 사람들의 존재는 여전히 일종의 사회 문제로, 사회의 어지러움으로 여겨질지 모릅니다. 그러나 감염이라는 생물학적이고 사회적인 현상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가장 중요한 진실은, 낯설고 이질적인 것들이 섞여 들어가면서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변화와 질서가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살아 있는 생명으로서 우리는 오직 열려 있음으로써, 어지러움의 물결을 일으키고 함께 겪어 나감으로써 새롭게 나아집니다. 위기 앞에서 생겨나는 두려움과 불안을 편협함이 아니라 사려 깊은 보살핌으로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휘말린 사람들, 먼저 겪은 사람들이 전하는 가장 중요한 지식입니다.


한국 학술장에서 튼튼한 지지대 역할을 해주고 계시는, 비교문화적 시각과 여성주의적 지향을 벼리며 새로운 책을 만들고자 분투하는 모든 편집인들이 앞으로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낼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책은 이전에는 없는 목소리이자 이야기이며, 따라서 더 나아질 것입니다.




기쁜 소식 하나 더! 💌

서보경 선생님의 신간 『돌봄이 이끄는 자리』가 2025년의 첫 책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돌봄이 이끄는 자리』는?

한국은 의료보험 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어 필요한 서비스에 접근하기가 아주 쉬운 편이라고들 하지만, 의료대란이 오래 이어지고 있는 지금은 이것이 과연 최선인가, 다른 방식을 상상해 볼 수는 없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돌봄이 이끄는 자리』에서는 우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의료를 이미 현실로 경험하고 있는 어느 지역 공동체의 병원이 소개되는데요. 그곳에서는 치료비와 보험이 없어도, 시민권과 이름이 없어도 아픈 사람은 누구나 필요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을 먼저 읽어본 김영옥 선생님께서는 “그저 죽게 내버려두기만 하는 정부/국가 앞에서 나는 이 단단하고 곡진한 돌봄의 수행에 깊이 감응하며, 돌봄으로 공진화하는 우리 모두의 내일을 뜨겁게 꿈꾼다.”라고 평해주셨는데요. 


치앙마이 어느 병원의 온기가 바로 이곳의 우리를 진정한 돌봄으로 이끌기를 바라며, 새해의 첫 책으로 함께 읽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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