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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 책타래

#95 운동하면 좋은 걸 누가 모르냐고요

2026.03.17 15:00 · 원문 보기 ↗

여러분은 평소에… 운동을 하고 지내시나요?


별것도 아닌 질문인데 참 하기가 어렵네요 하핫. 운동 이야기는 왜 이렇게 덜 세련되어(?) 보이는가! 운동을 하라는 권유도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어쩐지 “착하게 살아야지요~”처럼 하나 마나 한 소리 같은 기분. 그래서인지 모니터 너머로 볼멘소리가 벌써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운동하면 좋은 걸 누가 모르나? 몰라서 안 하냐, 아니 못 하냐고요!


여러분의 그런 마음속 외침으로부터 출발하는 책을 지금 한창 준비하고 있어요. 앉아 있을 기운도 없는 우리, 하루에 10분밖에 낼 수 없는 평범한 우리 모두의 삶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주원 선생님이 운동하는 즐거움과 보람을 살짝 넣어주실 텐데요, 책의 한 대목을 미리 나누고 싶어 가져왔습니다. 반드시 운동복을 갖추고 헬스장에서 바벨을 들어야만, 혹은 러닝 앱을 켜놓고 트랙을 돌아야만 운동인 것은 아님을 널리 알리고 싶어 마음이 벌써 들썩들썩거려요. 내가 일으킬 수 있는 기적이 밍기적뿐일지라도 그 또한 운동이 된다! (이 책을 쓴 하주원 선생님부터가 어떤 종목이든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는 운동신경과 저질체력의 소유자라니, 더더욱 솔깃하지 않으세요?)

운동을 매일 하면 행복할까? 시간을 내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다 마음 편하고 여유가 있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각자 속 시끄러운 사정이 있고, 힘든 상황이어도 그냥 하더라. 어쩌면 인생이 더 힘들고 그에 비하면 운동은 쉬워서, 즉 운동으로 몸을 쓰는 동안 오히려 마음은 쉴 수 있어서 계속하기도 한다. 정신건강 문제를 이겨내기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도 많다. 운동을 한다고 멘탈이 무조건 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확률 싸움이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에 걸릴 확률은 확실히 줄겠지만, 삶의 불행이나 우울을 근본적으로 떨쳐버릴 수는 없다. 그런데도 운동이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기는 하는 것일까?

가만히 집에 있었으면 별문제 없었을 텐데, 괜히 달리기를 한다고 나갔다가 선크림을 바르지 않은 것이 뒤늦게 떠올라 달리는 내내 찝찝할 수도 있다. 안 그래도 힘든데 기껏 헬스장에 가서 근력운동을 했더니 평소보다 적은 무게를 들고도 지쳐 기분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 기분 전환도 안 되는 걸, 괜히 한 것일까? 아니다. 질병 수준의 우울증이 아니어도 스트레스가 쌓이면 집중력과 근력 모두 평소보다 저하된다.

기분 전환을 반드시 안 좋은 기분에서 좋은 기분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실패하기 쉽다. 그저 원래 기분에서 다른 기분으로 전환하기만 하면 성공이다. 죄책감에서 원망으로, 자살 생각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후회에서 걱정으로! 이렇게 최악의 기분을 덜 나쁜 기분으로 바꾸기만 해도 뇌는 건강한 경험을 한다. 중요한 것은 저절로 전환될 때까지 마냥 기다린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몸의 움직임을 통해 직접 노력했다. 스스로 한 것이라는 사실을 몸은 기억한다.


가까운 사람에게 서운해서 서럽고 눈물 나는 상황에 스쿼트를 했다. 그런데 하기 전보다 더 화가 났다. 깊이 앉지도 못하는 느낌이고(깊이 앉는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닌데도 기분이 안 좋다면 그런 부분에 집착을 할 수도 있다.) 원래 바벨을 들고도 하던 사람인데, 맨몸으로 50개만 했는데도 무릎과 발목이 아프다. 그렇다면 스쿼트를 괜히 한 걸까? 아니, 이렇게 서러운 마음이 스쿼트 따위에 집착하고 화가 나는 마음으로만 바뀌어도 괜찮다. 누군가의 서운한 말을 되뇌며 집착한 것이 아니라, 내 몸 상태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가! 전환에 일단 성공한 것이다. 그러니 기분이 나쁠 때 근력운동을 한다면 평소보다 중량을 낮춰서, 달리기도 속도를 낮춰서 하는 것이 좋다. 원래의 내가 어땠는지 집중하기보다는, 기분이 안 좋을 때도 운동으로 감정을 바꾸려 노력했다는 점을 칭찬하자.

부정적인 생각끼리 돌려막기 하는 꼴 아니냐고? 그런데 한 가지 주제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 특히 과거에 대한 곱씹음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을 계속하면 뇌에 피로가 쌓여 신경세포에 손상이 온다. 해결책 없는 미궁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주제, 다른 종류의 감정으로 옮겨가는 자체만으로 도움이 된다. 장을 보고 무거운 봉지를 들 때 힘들면 한쪽 손에서 반대 손으로 옮겨서 드는 편이 나은 것처럼. 나쁜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꿔라! 좋은 말이다. 누가 몰라서 못 하나? 그게 안 되면 이렇게라도 하자는 것이다. 흙탕물로 가득 찬 컵에 주방세제를 칠한 상황이다. 깨끗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여도, 씻어내는 방향으로 우리는 가고 있다.


운동을 통해 최악이 최고로 바뀌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운동뿐 아니라 갖가지 취미나 스트레스 해소법을 무기로 삼는 데 중요한 원칙이다.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 인생 책을 만나는 날도 있지만, 반품 욕구가 치솟는 실망스러운 책도 만난다. 운동도 때로는 우리를 배신한다. 오늘 내 기분이 40점인 상태였는데, 이 정도 운동하면 적어도 70점은 되기를 희망할 수도 있다. 그런데 힘들게 운동했더니 겨우 42점쯤 된 기분? 실망스럽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고 누워서 끼니를 과자로 때우며 OTT를 봤다면? 40점이었던 기분이 30점으로, 20점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음주, 폭식, 충동구매로 스트레스를 풀면 당장은 좋아도 후폭풍으로 힘들 수 있다. 운동보다 힘을 안 들이고 50점이 되지만, 다음 날 20점으로 훅 가라앉기 쉽다. 우리 몸은 똑똑해서 아무리 스스로를 속이려고 한들 그 도파민이 어디서 왔는지 안다. 자발적인 활동으로 어렵게 얻어낸 도파민이 더 오래간다.

운동의 효과를 신봉하면서도 “운동은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운동이 현실에 닥친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괴로움을 잊으려고 수영장에 가서 몇 바퀴씩 돌아도 내 문제는 수영장에 담긴 물처럼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은, 그 어떤 것보다도 운동이 배신을 덜 한다는 것이다. 글쓰기가 안 되어서, 책이 안 읽혀서, 친구가 얘기를 잘 들어주지 않아서 배신당할 확률보다는 운동에 배신당할 확률이 훨씬 더 낮다. 세상에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 많다. 운동을 통한 일시적인 변화가 하찮다고 여길 수도 있고 때로는 실망감도 느끼지만, 자발적인 몸의 움직임을 통해 마음이 다른 국면으로 전환되는 경험은 내 인생이 내 것이라는 느낌을 갖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

✏️살짝 스포해보는 차례의 일부🗒️

다음주에 서점에서 만나보실 수 있도록

가열차게 준비하고 있어요!

🚶🏻‍♀️🚶🏻🚶🏻‍♂️


우울증, ADHD, 공황장애인 나, 어떻게 운동할까?

E와 I에게, J와 P에게 각각 어울리는 운동은?

운동신경이 0인 사람도 희망이 있을까?


앉아 있기조차 힘든, 하루 10분밖에 없는 평범한 우리를 위하여

내 뜻대로 안 되는 몸과 마음을 위한 정신과 의사의 실전 운동 가이드


나는 12년 차 우울증 환자이고 쭉 병원에 다니고 있고 운동의 장점은 알지만 거의 하지 않으며 운동하라는 말을 들으면 입이 삐죽 나오는…… 정확하게 이 책의 타깃 독자이다. 이런 사람은 여간해선 움직이지 않는 바위와도 같다. 아니, 누가 모르냐고요. 나도 알지. 근데 잘 안 된다니까? 그렇게 입을 삐죽 내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흠, 선생님은 폴댄스도 하고 의사도 할 만큼 성실한 사람이니까 우리 같은 사람 마음을 모른다니까요? 하고 투덜거리다 점점 내가 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나 시종일관 단호한 말투로 맞는 말을 계속하는 하주원 선생님 끈기 뭔데. 그래요, 밖에 나가서 뛰어보겠습니다. 알겠어요. 알겠다고요!(감사합니다 흑흑) —오지은(음악인, 『우울증 가이드북』, 『익숙한 새벽 세시』 저자)


평생 내담자들에게 운동을 권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걸 누가 모르나요?”라는 차가운 눈빛만 돌아왔다. 그래서 누군가 이런 책을 써주길 기다렸다. 저자는 학계 내에서 소문난 ‘운동러’이다. 웨이트, 복싱, 폴댄스까지 안 해본 운동이 없고 심지어 다 잘한다. 그래서 주눅이 들었지만, 책을 읽으며 깜짝 놀랐다. 원래는 몸치에 저질 체력의 소유자였다니! 드디어 진정한 ‘공감러’이자 ‘운동러’가 나타났구나! 이 책의 탄생을 가장 기뻐할 사람들은 나 같은 치료자나 내담자의 가족들일 것이다. 이제 더 이상 “해!”, “못 해!”, “안 해!”라는 굴레에 갇힐 필요가 없다. 저자는 질환과 증상 별로, 또 성격과 상황별로 운동을 권유하고 조언한다. 치열한 진심과 직접 몸으로 부딪친 경험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 책은 일상의 질서를 잡아주는 책이다. 우울에서 대인관계까지. 활기차고 평온하게 도와줄 것이다. —윤홍균(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존감 수업』, 『마음 지구력』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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