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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라이트

당근은 로컬 네이버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2026.01.21 05:50 · 원문 보기 ↗
1. 당근 로컬 전략 2. 무신사 쿠팡 견제 이유
 2026.01.21 26-003호   |   잘림 없이 보기   |   지난호 보기  
   
  1. 당근은 로컬 네이버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2. 무신사가 쿠팡과 네이버를 견제하기 시작한 건
  3. Piked_ '스타벅스는 크고 메가커피는 작은 이유'
   

 당근은 로컬 네이버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design by 슝슝 (w/ChatGPT)
  
왜인지 느껴지는 네이버의 향기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이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동네 마트의 특가 상품 픽업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고거래를 넘어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더 나아가 지역 내 상거래 전반으로 영향력을 넓히려는 시도인데요. 여기에 더해 커뮤니티 서비스인 ‘카페’의 수익화도 본격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정해진 미션을 수행하면 당근페이를 최대 20만 원까지 지급하는 방식이죠.

이 일련의 움직임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기업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네이버입니다. 쿠팡이 등장하기 이전, 네이버는 정확히 이런 전략을 구사해 왔습니다. 검색과 콘텐츠로 트래픽을 모으고, 그렇게 쌓인 트래픽 위에 커머스를 얹는 방식이었죠.

여기서 핵심은 거래 수수료로 돈을 벌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수수료는 제로에 가깝게 유지하고, 수익은 광고를 통해 창출했습니다. 덕분에 더 많은 셀러가 유입됐고, 이는 다시 콘텐츠와 트래픽을 키우는 선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셀러와 이용자가 함께 늘어나는 플라이휠이 만들어진 겁니다.

이 전략은 네이버가 대외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도 효과적이었습니다. 수수료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지역 커뮤니티를 표방하는 당근 역시 이 지점을 의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수수료 기반 수익화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여론의 부담을 피하기 어려웠을 테니까요.


중고거래와 검색은 다르긴 하지만

다만 당근이 네이버처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네이버는 ‘검색’이라는 압도적인 진입점 덕분에 이용 목적이 명확했고,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트래픽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검색 그 자체가 습관이자 인프라였던 셈이죠.

반면 당근의 핵심 서비스인 '중고거래'는 구조적으로 다릅니다. 거래가 성사되면 이용 목적이 사라지고, 꾸준한 반복 사용을 전제로 한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죠. 실제로 수년간 당근의 MAU가 정체돼 있었던 배경 역시 이 지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검색처럼 ‘매일 들어올 이유’를 만들기엔 태생적인 한계가 있었던 겁니다.

그렇다고 당근의 구조가 마냥 불리하기만 한 건 아닙니다. 당근의 중고거래는 단순한 거래를 넘어 지역 기반 교류라는 성격을 띠고 있고, 이 점이 오히려 다른 플랫폼과의 결정적인 차별점이 됩니다. 특히 지역 단위로 노출되는 구조는 광고 매체로서 매우 강력한 장점이기도 하죠. 실제로 당근은 이 강점을 바탕으로 최근 3개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습니다.

더 주목할 지점은 최근의 변화입니다. 작년 3분기 이후 당근이 서비스 고도화와 브랜드 캠페인을 본격화하면서 이용자 흐름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고, 그 결과 12월 기준 MAU가 2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모임과 카페 등 커뮤니티 기능이 새로운 체류 장치로 작동하며, 이용자 수뿐 아니라 체류 시간과 활동량까지 함께 늘고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합니다.

이는 당근이 단순한 중고거래 플랫폼을 넘어, ‘지역 기반 광고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실제 지표로 증명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검색만큼 강력한 진입점은 아닐지라도, 지역이라는 맥락 위에서는 충분히 다른 길을 만들 수 있다는 신호인 셈이죠.


그런데 가장 큰 경쟁자가 네이버입니다

여기서 더 흥미로운 지점은, 네이버를 닮아가고 있는 당근의 다음 행보에서 가장 큰 변수가 다름 아닌 네이버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두 플랫폼 모두 광고를 핵심 수익원으로 삼고 있고, 특히 성장 여지가 큰 지역 광고 시장을 네이버 역시 쉽게 포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사실 이 경쟁은 이미 시작된 상태입니다. 네이버는 네이버 플레이스를 통해 지역 상권 정보를 상당 부분 장악해 왔고, 최근에는 네이버 지도 리뉴얼을 통해 검색–탐색–방문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듯 결국 네이버는 당근 입장에선 정면으로 마주칠 수밖에 없는 상대인 셈이죠.

여기에 네이버가 중고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점도 부담 요인입니다. 당근과 동일한 구조는 아니더라도, 일부 수요는 겹칠 수밖에 없고요. 당근이 최근 ‘카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배경을 두고,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네이버와의 경쟁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단기적으로 당근의 성장이 꺾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네이버와 겹치지 않는 아직 비어 있는 지역 광고 수요가 충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네이버가 쿠팡과의 경쟁 과정에서 검색 플랫폼의 틀을 깨고 물류까지 확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요. 당근 역시 언젠가는 ‘로컬 커뮤니티’만으로는 부족한 시점과 마주하게 될 겁니다. 결국 당근이 진짜 로컬 네이버가 될 수 있을지는, 네이버를 닮는 데서 멈출 것인지, 아니면 네이버와 다른 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을 것 같네요.

   

무신사가 쿠팡과 네이버를 견제하기 시작한 건

design by 슝슝 (w/ChatGPT)
  
선을 넘는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트렌드라이트가 뉴스레터를 시작했던 2019~2020년 무렵,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쿠팡의 성공 여부였습니다. 당시 언론에서는 쿠팡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선이 더 많았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쿠팡을 경계하고 있었고, 그중에는 당시만 해도 쿠팡과 거리가 멀어 보이던 무신사 역시 포함돼 있었습니다.

실제로 무신사가 쿠팡의 움직임을 의식할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쿠팡은 2020년 패션 브랜드숍 ‘C.에비뉴’를 론칭하며 본격적인 카테고리 확장에 나섰고, 패션을 향후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냈기 때문입니다. 물론 패션에 눈독을 들인 건 쿠팡만이 아니었습니다. 네이버 역시 2022년 ‘패션타운’을 선보이며 백화점·아웃렛 상품과 브랜드관을 한데 묶어, 패션 커머스를 핵심 서비스로 끌어올리고자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까지만 해도 무신사·쿠팡·네이버가 패션 시장에서 정면으로 경쟁한다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습니다. 각 플랫폼이 다루는 브랜드 군이 뚜렷이 달랐고, 고객이 기대하는 역할 역시 비교적 명확히 구분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 쿠팡은 범용 커머스, 네이버는 가격 비교 검색 중심의 중개자라는 인식이 강했죠.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구도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무신사는 장기간 유지해 오던 네이버페이와의 협업을 올해 들어 완전히 종료했고요.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흔들리는 쿠팡을 겨냥한 저격성 마케팅도 연이어 선보이는 등 본격적인 견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는 세 플랫폼이 더 이상 다른 체급, 다른 무대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패션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적으로 같은 링 위에서 시작된 셈입니다.


무신사와 패션 브랜드의 사정

최근 이러한 경쟁 구도가 수면 위로 올라온 배경에는, 무신사와 함께 성장해 온 국내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들의 체급 변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매출이 수백억 원 규모일 때까지만 해도 특정 채널과 특정 고객층만 공략해도 성장이 가능했지만요. 일부 상위 브랜드들의 연매출이 1,000억 원을 넘기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보다 매스한 시장으로 외연을 넓히지 않으면 다음 성장을 만들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선 거죠. 동일하게 무신사 역시 거래액이 수조 원을 넘어서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더 이상 기존 무대에만 머물 수 없게 됐고요.

브랜드 입장에서 보면 선택지는 명확했습니다. 무신사 대비 전체 트래픽과 거래액 규모가 훨씬 큰 쿠팡과 네이버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재작년 커버낫의 쿠팡 로켓배송 입점, 작년 마뗑킴의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오픈은 이런 고민의 결과였습니다. 채널을 확장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매출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브랜드들의 선택은 충분히 합리적이었고요.

반대로 무신사 입장에서는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플랫폼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핵심 브랜드들을 최대한 안에 묶어두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신사에만 남아 있어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실제 성과로 증명해야 했고요. 결국 브랜드와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쿠팡과 네이버를 직접 견제하며 연결 고리를 약화시키는 선택을 하게 된 겁니다.

다만 절대적인 규모에서는 여전히 열세인 만큼, 무신사는 정면 승부 대신 생태계의 밀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무신사페이와 무신사머니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온·오프라인을 연결해 고객과 브랜드의 락인을 강화하는 방식이죠. 최근 쿠팡을 겨냥한 ‘구빵’ 프로모션에 오프라인 쿠폰을 포함시킨 점이나, 네이버페이와의 결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고요.


쿠팡과 네이버에게 주어진 과제는

그렇다면 역으로 쿠팡과 네이버가 무신사의 파이를 본격적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가 선행돼야 할까요. 쿠팡의 경우,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단연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조기 수습입니다. 다만 브랜드 패션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하나 더 남아 있는데요. 바로 가품 관리입니다.

쿠팡은 검색 중심으로 상품에 접근하는 구조인 만큼, 플랫폼 내 가품 관리가 미흡할 경우 브랜드 피해가 구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과거 마르디 메크르디의 박화목 대표가 쿠팡 미입점 사유로 가품 이슈를 직접 언급한 바 있을 정도로, 이 문제는 브랜드 입장에서 매우 신경 쓰이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쿠팡이 브랜드 패션 시장에서 실질적인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허들이라고 볼 수 있죠.

반면 네이버는 브랜드스토어 중심 구조 덕분에 가품이나 가격 통제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입니다. 공식 채널로 고객이 유입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브랜드 입장에서는 오히려 안정적인 선택지로 보일 수도 있고요. 다만 브랜딩 관점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분명합니다. 브랜드스토어의 레이아웃과 운영 자유도가 제한적이다 보니, 이른바 ‘감도 높은’ 브랜드 경험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은 아마존이 패션 시장에서 끝내 결정적인 존재감을 만들지 못했던 이유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매출은 만들 수 있었지만, 브랜드가 원하는 경험과 세계관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던 거죠. 과연 쿠팡과 네이버가 이 구조적 한계를 어떻게 넘어서게 될지, 그리고 그 해법이 무신사의 생태계와 어떤 긴장을 만들어낼지 앞으로도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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